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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와 설교자

하늘붓 가는대로 -139

권혁봉 목사
한우리교회 원로

나의 20대 청소년시절은 키에르케고르(1813~1855) 실존주의 철학에 매료됐다. 그래서 김형석 연세대 철학교수의 강연과 저서를 좋아했다. 20대 중반나이에 점촌에서 처녀목회를 시작했을 때 숙명여대 철학교수이며 학생처장을 역임하고 침례교단의 목사로 계셨던 고 차광석 철학박사를 초청해 집회도 가졌다. 차광석 교수의 철학적 신학강의는 거의 환상적이었다.


나는 청소년시절에 철학의 동산에서 즐기는 기쁨을 가졌다. 그런데 철학을 즐기면서도 일찍 본교단 동아기독대(東亞基督隊)의 복음사상이 나의 체질이 돼있었다. 그리스도인 강연자와 설교자는 너무나 가까워보이면서도 너무나 먼 자리가 있음을 정리하기에 지금 이르렀다. 그것은 김형석 교수의 글에서 발견케 됐다. 이 어른의 글은 나무랄데 없는 단순 간결용 문체라서 누구나 받아들이기에 쉽다. 그러나 언제나 그의 글이 내 마음에 와 닿질 않아서 늘 아쉽고 답답하고 우울해 했다. 어째서 그런건가.


“먼저 소수는 강연 내용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
정치적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갖는 사람들과 종교적 선입견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스님들 중 많은 사람이 내 책의 독자이고 신부님들 중에서도 성당의 강사로 나를 초청하는 경우가 있다. 개신교 보수신앙을 강조하는 지도자들은 나와 거리가 있다.


그런 이들은 정치나 신앙이 각자의 선택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는다. 나 자신도 나와 같은 정치관이나 신앙이 최선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선택과 개선을 위한 견해 중 하나로 받아주면 된다. 요사이는 백세라는 나이 때문일까. 공자와 석가의 교훈을 떠올리기도 하고 성경을 자주 읽어보곤 한다. 예수는 33년 생애에서 3년 3개월의 기록이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십자가에 달리기 전날 목요일의 기록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세상 떠나기 직전에 예수는 당신의 죽음을 포함한 생애보다 제자들을 더 사랑했기 때문에 많은 교훈을 남겼다. 그들을 통해 인류에 남겨주고 싶은 유언이었다. 지금 내 강연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단 한 번뿐인 기회일 수 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남길 수 있다면 그보다 소중한 일은 없을 것이다.”(조선일보. 2019. 8. 31.토 김형석의 100세일기)


위의 글은 내가 토요일마다 김형석 교수의 100세 일기란을 보기위해 사온 가판신문에서 취한 것이다.
그러나 위의 글에서 복음생명이야기는 없다. 100세가 되어서도 “공자, 석가교훈”을 생각한다는 솔직한(?) 말이나, 예수가 남긴 것이 “교훈”이니 “유언”이니 하는 말이나,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란 그의 표현이 영 나의 생각엔 머나 먼 지리의 주제였다.


그의 표현을 더 솔직하게 코멘트 한다면 김 교수의 표현은 준신앙적(準信仰的) 그리고 준성경적(準聖經的)이라할까. 그것은 반(反)신앙적 그리고 반성경적이라기에는 아깝지만 결국은 비신앙적 그리고 비 성경적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김 교수는 성경의 본론이야기 하기를 무척 꺼리는 듯 하고 어쩌면 우회적으로 성격이야기를 하려고 무진 애를 쓰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바울의 에베소 장로들에게 들려준 고별 설교를 보자. “유대인과 헬라인들에게 하나님께 대한 회개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증언한 것이라 보라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할는지 알지 못하노라 이는 내가 꺼리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다 여러분에게 전하였음이라”(행 20:21,22,27) 하여튼 내가 개인적으로 왜 김 교수의 인기있는 글에 아쉬움과 불만이 있었을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김 교수 말씀대로 개신교 보수 신앙 간증자 들은 그와 거리가 있다고 했었다. 아쉬워하는 자는 비단 나 한사람만은 아닌 것 같다. 하여튼 내가 그의 강연에서 느낀 것은 강연과 설교는 180°다른 것이라고. 강연은 교훈과 감동을 주지만 설교는 진리와 생명을 준다는 것.  김형석 교수는 강연자이고 권혁봉 목사는 설교자였다.


설교자의 투박스러운 선포가 강연자의 매끄러운 강연과 비교가 될 수 없었다. 강연은 들어주자. 그러나 강연은 들어주고 설교는 먹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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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다시 사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그의 많으신 긍휼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벧전 1:3) 2024년 부활절을 맞이하여 3500침례교회와 목회 동역자. 성도들 위에 그리스도의 부활의 생명과 기쁨과 회복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가 죄인으로 영원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에서 예수님의 죽으심과 다시 살아나심으로 영원한 생명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이 부활의 기쁨과 감격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입니다. 이 땅의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직접 주관하시고 인도하시며 이제는 구원의 완성으로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을 몸소 가르치시고 보여주시기 위해 그의 아들을 보내주신 사실을 믿고 기억해야 합니다. 그 분은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고 가르치셨으며 가난한 자, 병든 자, 소외된 자, 고난 받는 자를 치유하시고 회복시키셨습니다. 그 회복을 통해 우리는 이 땅에 믿음의 공동체를 세웠습니다. 그 공동체의 핵심은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과 부활의 놀라운 소식입니다. 이 소식이 복음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