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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최현숙 교수의 문화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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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지금처럼 기독교가 경시되고 교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때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현실은 답답하다. 물론 일제 강점기와 혹독한 전쟁 속에서 신앙을 지키고 기독교의 가치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교회는 어려움 속에서 더 단단해지고 믿음의 기준은 분명했었다.

 

신앙의 절개를 지켜내고자 갖은 시련을 겪었지만 믿음을 포기하지 않은 신실한 기독교인들은 많았고 그들의 고난과 희생을 통해 교회는 세워지고 성장했다. 역설적으로 고난과 시련이 혹독하고 그 수위가 높을수록 신앙의 사람들은 굳건해졌고 더 큰 부흥의 역사가 일어났다. 그러나 나라의 경제 수준은 높아졌고 생활은 윤택해졌고, 문명은 상상 그 이상으로 발달한 현시 대의 교회는 오히려 위축되고 성장과 부흥은 멈춰진 듯한 이유는 무엇일까?

 

급진적인 환경의 변화와 사고의 가치관의 현저한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즉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생각에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우리 삶의 가장 근원적인 가치관의 기준은 무엇인가를 깊이 성찰해 봐야 한다.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무엇을 위해 우리는 혼신을 다해 노력하며 살아왔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과연 우리 삶의 주인이 여호와 하나님이시고 우리 삶의 이유와 헌신의 목적이 하나님의 나라와 그분의 영광을 위함이었던가?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진심으로 마음에 새기고 그 감사함이 삶의 중심이 되고 있는가?

 

그 감사함으로 인해 영혼구령을 열망하는가? 온전한 주님의 나라를 확장하려는 거룩한 열망을 위해 겸손하게 무릎으로 기도하고 있는가? 이와 같은 질문에 당당하고 자신 있는 성도들이 많다면 지금과 같은 교회의 어려움은 조금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과 함께 나 자신의 내면과 냉정하게 마주해본다. 인간의 감정과 생각의 가벼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존재를 다한 사랑이라고 맹세했다가도 손익계산 앞에서는 변심할 수 있다. 신뢰와 의리로 연결됐다고 자부하는 관계였다가도 이해관계에 맞물리거나 자신의 목표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되면 휴지처럼 구겨버리기도 한다.

 

무엇을 해도 이해할 수 있고 용납할 수 있을 만큼 아끼고 가까이했던 사람이라도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여겨지면 바로 모르는 사람이 된다. 이 모든 것이 사람이기에 가능하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존재의 가벼움이지만 이것이 우리 인간들의 민낯일 것이다.

 

인간의 모습은 경우에 따라 비겁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비루한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절망하지 말자. 이런 인간의 한계와 약함을 인정하고 오롯이 말씀 앞에 순종하며 나의 길을 묵묵히 걷노라면 선한 끝은 분명히 있을 것이니까 말이다.

 

흔들림 없고 완전한 행보여서가 아니라 그 걸음의 목적지 와 기준이 유한한 사람이 아니라 무한한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올리고자 하는 결단의 길이기 때문이다. 이 길을 걸어가며 함께 하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 아마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1741)의 글로리아일 것 같다.

 

일반적으로 합창과 3인의 여성 솔리스트가 부르는 12곡의 성가곡으로 이루어진 글로리아의 특징은 엄숙하고 장엄한 것이 아니라 경쾌하고 서정적이다. 소박하지만 기쁨과 감사의 감정이 음악의 언어로 아름답게 표현된 주옥같은 교회예술음악이다.

 

영광을 돌리세, 지극히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께로 시작되는 이 음악은 약 30분 정도의 연주시간을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를 찬양하고 그 은혜에 대한 감사, 그리고 오직 하나님을 향한 영광의 찬송으로 가득 채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직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할 수 있다면 암울하고 어두운 시대라도 거뜬히 헤쳐갈 수 있을 것 같다. 비발디의 음악처럼 우리의 삶도 기쁨과 감사로 가득 채워질 수만 있다면 어둠의 시간 또한 지나갈 것이니까.

최현숙 교수 / 한국침신대 융합실용기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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