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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산마을

고구마 / 이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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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높고 청명한 계절이 되면

황소가 끄는 쟁기가

황토밭 이랑을 뒤엎었고

자주색 고구마들이 보석처럼

넓은 고구마밭 여기저기에 드러났다

 

고구마를 가마니에 넣어

소달구지 위로 옮겨지면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고

억새들이 황금빛으로 빛나는

산길을 지나 집으로 향했다

 

태양이 지상에 있는 시간이 적어

어둠이 빨리 왔고 기온은 차가워

길을 재촉해야 했으나

자식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에

아버지는 걷고 우리는 달구지를 태웠다

 

고구마는 창고로 가득 채우고도 남아

윗방에 욱수숫대로 발을 엮어 저장하여

생고구마를 먹거나 군고구마로 만들어

춥고 긴 겨울밤을 지낼 수 있는

가족들을 지켜주는 영혼의 음식이었다

 

달구지를 끌고 고구마밭에서 집으로 가는

커다란 눈의 황소가 기억 저편에 있고

가족의 건강과 편안을 위해 자신을 희생으로

세상을 향해서 우직하게 삶을 살아가던

아버지의 모습이 현재의 우리를 빛내고 있다

 

시인은 목산문학회 회원이며 꿈있는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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