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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복음서 구원론 : 하나님의 나라(천국-4)


 

필자는 공관복음서에서 제시된 예수님의 교훈을 토대로 하나님의 나라/천국의 주제에 관해 알아보고 있다. 지난호에서는 하나님의 나라와 관계된 구약성경의 배경을 알아봤다. 구약성경에는 하나님의 나라와 일치하는 어구는 나오지 않지만, 하나님의 나라의 구체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표현으로서 하나님께서 왕으로서 이스라엘을 통치하신다라는 하나님의 통치 사상의 형태로 구약성경 전체를 관통하여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통치는 그가 행하시는 위대하고 놀라운 일들을 통해 표현됐으며 그래서 하나님의 나라는 이스라엘의 참되고 의로우며 영원한 왕으로서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위대한 행동으로 나타났다. 하나님의 통치 행위는 이스라엘을 압제와 억압에서 구원하시는 행동들은 물론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파기하고 우상숭배에 빠진 이스라엘을 징계하고 심판하시는 행동들을 통해 나타났다.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은 범죄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을 경고함과 동시에 하나님이 정하신 때에 그의 백성을 공의(진리)와 인자(은혜)로 통치할 메시아’(기름부음을 받은 자)의 오심을 예언했다.

 

예수님은 구약성경에 나타난 이러한 하나님의 통치 사상에 기초해 하나님의 백성의 구원을 위해 행동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 권능의 행동으로써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이번에는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의 의미를 하나님의 주권적 권능의 행동에 포함된 성격을 통해 알아 보려고 한다.

 

공관복음서에서 제시된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말씀들을 토대로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성격을 다음의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1) 하나님의 나라의 역동성; (2) 하나님의 나라의 진행 성; (3) 하나님의 나라의 공동체성.

 

첫째, 하나님의 나라의 역동성은 하나님의 나라가 역동적으로 임하는 현상으로서 하나님께서 행동하시는 다양한 형태의 행동들을 알아본다.

둘째, 하나님의 나라의 진행성은 하나님의 나라의 시간적 성격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통해 시작된 하나님의 구원 활동이 어떻게 종말의 때까지 진행되어 나가는지 또한 개인의 삶에서도 어떻게 진행 적으로 역사하는 것인지를 살펴본다.

셋째, 하나님의 나라의 공동체성은 하나님의 종말론적 통치 행동의 목적은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갱신 곧 하나님의 새로운/종말론적백성의 공동체 곧 교회의 형성에 있으며 그 교회를 통해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경륜에 관한 것을 알아본다.

 

먼저, 하나님 나라의 역동성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을 떠나 죄와 죽음의 권세 아래에서 불신과 불순종 가운데 살아가는 멸망하는 인생들과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낸 불의하고 억압적이며 파괴적인 세상의 구원과 치유와 회복과 재건을 위해 행동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의 통치 행동이다.

하나님의 이러한 네 가지 통치 행동을 영어의 알파벳 ‘R’로 시작하는 동사로 표현하면 하나님의 역동적 행동을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살아나다’(Revive), ‘치유하다’(Repair), ‘회복하다’(Restore), 그리고 재건하다’ (Rebuild). 첫째, 하나님의 통치 행동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구원(새로운 삶)을 위한 행동이다. 하나님의 품을 떠나 죄와 죽음의 권세 아래에서 무의미하고 허무한 인생, 질병과 질곡의 인생, 저주와 진노 받는 인생을 살아가며 궁극적으로는 심판받아 멸망하고 영원히 불타는 못이라는 영원한 심판의 자리에 떨어질 인생들을 구원하여 하나님의 은혜의 품 안으로 들어가게 하며 하나님의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자녀의 삶을 살아가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충성된 자녀들을 위해 준비된 새 하늘과 새 땅새 예루살렘에 들어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행동이다.

 

둘째, 하나님의 통치 행동은 인간의 치유를 위한 행동이다. 인간의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가 파괴되었고 사탄/마귀의 지배 아래로 넘겨지게 되었으며 악하고 더럽고 어두운 영들의 공격을 받아 그 영혼이 파괴되고 해체되었으며 그런 인생들이 지배하는 악하고 불의하며 파괴적인 세상에서 상처받고 고통받으며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는 인생들을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의 치유 행동이다.

 

셋째, 하나님의 통치 행동은 인간의 회복을 위한 행동이다.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가 파괴됨으로 말미암아 인간의 영혼에 담긴 하나님의 형상이 파괴되어 하나님의 형상이 주는 평화와 기쁨과 사랑과 소망과 온유와 참음과 같은 하나님의 인격이 파괴되고 미움과 증오와 원망과 불평과 불안과 공포와 같은 사망의 그늘과 흑암 속에서 살아가는 인생들의 영혼을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회복 행동이다.

 

넷째, 하나님의 통치 행동은 인간 공동체의 재건/갱신을 위한 행동이다.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형상이 파괴되고 정의와 은혜에 기초한 관계들이 깨어졌으며 그 결과로 하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의 원수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으며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깨어져서 서로를 미워하고 서로에게 해를 끼치며 불편한 관계로 살아가는 인생들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뿐 아니라 사랑과 신뢰의 평등한 인간관계를 회복한 하나님의 가족 공동체교회의 일원이 되게 하며 교회를 통해 가정과 사회와 국가와 지구촌 전체를 자유와 평화와 사랑의 관계로 맺어주는 메시아의 나라가 되게 만드는 재건의 행동이다.

 

하나님의 나라의 이 네 가지 통치하시는 행동을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본다.

첫째, 인간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통치 행동은 하나님 자신이 행하시는 권능의 행동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성령이라고 부르는 하나님 자신의 생명과 권능의 행동 속에서 임한다고 선언하셨다: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12:28; 11:20). 이 말씀을 전달함에 있어서, 마태는 하나님의 영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고 표현한 반면, 누가는 하나님의 손/손가락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고 조금 다르게 표현했다.

 

하나님의 영이 하나님의 권능의 행동의 근원을 나타내는 신학적 어구인 반면, “하나님의 손/손가락은 출애굽 때 열 재앙 중에서 셋째 재앙인 재앙에서 애굽의 요술사들이 자기들의 요술로 를 생기게 하려 했으나 못하게 되자 그들이 바로에게 이것은 하나님의 손가락/권능에 의한 것입니다”(8:19)라는 하나님의 권능에 대한 구약성경의 표현이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성령이란 신학적 어구가 더 친숙하지만, 예수님 시대 유대인들에게는 하나님의 손가락이란 성경적 어구가 더 친숙했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 어구가 조금 다르게 표현됐지만, 마태와 누가는 동일하게 귀신 축출의 역사가 하나님의 권능에 의해 이뤄지는 하나님 자신의 주권적인 은혜의 역사라는 것을 제시한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렇게 하나님 자신의 생명과 권능을 나타내는 하나님의 영에 의해 이뤄지는 초월적 역사라는 것은 예수님이 그이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 침례 요한에게 침례를 받으신 후에 체험하셨던 성령의 강림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됐다.

공관복음서가 공통적으로 예수님의 침례 시에 있었던 이 성령 강림 사건을 제시한다. 구체적인 묘사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와 예수님 위에 머물렀다라는 것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라는 음성이 하늘로부터 들려 왔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성령 강림의 체험을 통해 하나님이 택하여 보내신 메시아로서 자기의 존재와 사역에 관하여 하나님 자신으로부터 나온 확증을 받으셨다.

 

예수님은 이러한 성령 강림 체험을 통해 이 세상에 오셔서 행동하시는 하나님의 존재와 인격과 생명과 깊이 연합되고 교제하며 동행하셨다. 예수님의 공생애가 시작 단계에서부터 성령과 깊이 연관되어 있었다는 것을 제일 많이 강조한 저자는 누가였다. 누가는 예수님이 이렇게 성령 강림의 체험을 통해 하나님과 깊이 연합되고 교제하며 동행하게 되신 것에 대하여 예수께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요단 강에서 돌아오사 광야에서 사십일 동안 성령에게 이끌리셨다”(4:1)라고 표현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으셨으며 메시아로서 구원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성령의 이끌리심을 따라마귀의 시험을 받으셨고 또한 모든 시험을 이기셨다(4:13). 이렇게 마귀의 모든 시험을 이기신 예수는 성령의 능력으로갈릴리에 돌아가셨으며 그의 공생애를 구체적으로 시작하시게 됐다(4:14).

누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님이 그의 공생애를 시작하시고 첫 번째 행한 설교에서 그의 사역 전체가 성령의 기름부음에 의한 하나님의 권능과 은혜의 역사라는 것을 제시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하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4:18~19).

김광수 특임교수/한국침신대 신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