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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다림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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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전 지구적 확산은 우리의 일상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이전에는 경험해 본 적없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해 오면서 경제 활동은 위축되고 생계는 힘들 어졌다. 학교와 직장은 비대면 온라인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여전히 분주하다.


중요한 업무회의까지 랜선으로 진행되고 있고, 친구를 만나기도 부담스럽다.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주요 행사들 또한 모두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간소하게 치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와 연관된 스트레스로 불안, 우울, 무기력 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어쩌면 무기력감, 흥미와 의욕의 상실, 우울한 기분으로 대표되는 “코로나 블루”는 우리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주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욕심내지 않는 삶, 기본에 충실하되 기다리며 사는 삶을 받아들이고 감내해 가라는 징후일 수 있다. 현대인들은 지금까지 농경문화에서 도무지 맛볼수 없었던 광속의 짜릿함 속에서 살고 있다.


인터넷, 물건배송, 음식 배달 모든 것이 속도전쟁이다. 느리면 살 수 없을것 같은, 아니 속도를 숭배하는 세상 속에 사는 것 같다. 삶이 풍요로워지려면 속도에 저항해야 한다. 속도에 따라가는 삶은 피폐해진다. 그리고 속도에 저항하는 것은 기다림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속도가 아닌 기다림 이다. 그러나 살면서 기다린다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는 것 같다. 기다림은 힘들고 초조하며, 그 기다림의 시간을 뿌리치고 어딘가로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다림 없이 좋은 것을 기대 하는 것은 신기루에 불과하다. 세상에 감동을 주는 것들은 모두 세월을 삭혀 만든 시간의 작품들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또 고난의 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다리며 낳 은 나이테의 주름 같은 결과물들이다.


사람들은 느림을 퇴보처럼 여긴다. 그러나 느림은 느린 것이 아니라 위대함을 탄생시키는 감추어진 힘이다. 속도의 욕망에 맞서 싸워야 한다. 속도를 늦추면 이전에 보지 못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삶의 여유가 있어지고, 아름다워진다.


속도로 인해 피폐해지고 상한 삶의 회복은 좀 더 느리게 살고자 하는 삶의 결단에서 시작된다. 느리면서도 여유를 가지고 미래를 꿈꾸는 것, 참으로 아름 다운 것이다. 비록 지금의 삶은 고달프고, 때로는 위기 가운데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끝은 아니다. 꿈을 가지고 기다리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다.


6․25전쟁 직후 울산에서 동태 장사를 하며 생활하는 한 여집사님이 있었다. 그분은 동태 장사를 하면서도 마음에 간절한 소원이 늘 있었다. “하나님! 죽기 전에 반듯한 성전 하나 봉헌하고 천국에 갈 수 있게 해 주소 서!” 그렇게 10년 가까이 기도했는데 여전히 삶에 변화가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동태를 머리에 이고 이 동네, 저 동네 다니면서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저의 꿈을 기억해 주세요.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꼭 보여 주세요.”
어느 날, 한 할머니가 그분을 불렀다. 그래서 가보니까 그 할머니가 골동품 상자에서 복주머니 하나를 꺼내 풀면서 말했다.
“여보게, 이 동전들은 내가 평생 모은 동전 보따리들인데 이 보따리랑 동태한 상자를 바꿔주게나.” 그분은 평생 모은 동전 보따리라는 말에 감동이 되어서 그냥 동태 한 상자와 바꾸어 줬다.


집에 가서 그 복주머니를 풀어보자 동전도 아닌 이상한 것이 하나 들어 있었다. 너무 이상해서 목사님께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목사님도 보니까 이상해서 서울 인사동 골동품 가게에서 감정을 의뢰했다. 가게 주인이 눈을 게슴츠레 뜨고 값을 많이 쳐줄 테니 팔라고 했다. “얼마 주겠소?”하고 물으니 1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목사님은 가슴이 덜덜 떨렸다.


45년 전에 10만 원이면 엄청난 금액이 었다. 목사님이 대답했다.
“내 물건이 아니고 감정만 하러 온 것이니까 팔 수 없습니다.” 그때 가게 주인이 다시 팔라고 조르면서 “100만 원을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목사님은 그게 엄청난 골동품임을 눈치챘다. 그래서 목사님은 팔 수 없다면서 가게 밖으로 나오자 가게 주인이 나와서 붙잡으며 이번에는 200만 원 주겠다고 했다. 그런 식으로 계속 백만 원씩 500만원까지 올랐다.


그래도 목사님이 안 팔겠다고 하자 가게 주인이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600만원 주겠 습니다. 안 되면 그냥 갖고 가세요.” 그때 목사님은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느끼고 600만원에 팔았다. 처음에 10만원 하던 것이 600만원 된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 골동품은 6․25때 미군 장교가 가지고 있던 것인데 그 미군 장교가 전사해서 몸이 다 썩고 골동품만 남은 것을 할머니가 산에 갔다가 주워 놓았던 것이다.
목사님은 600만원을 들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고 울산에 내려와그 집사님에게 600만원을 보여 주자 집사님이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 집사님은 400만원을 목사님께 건축헌금으로 드렸다. 200만원이 남았다.
집사님은 기도했다.
“하나님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요?”
며칠 동안 기도하는데 어느 날, 하나님 께서 울산 바닷가에 있는 모래 자갈밭을 환상으로 보여 주셨다. 그 자갈밭은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자라지 않는 곳이었다. 거저 주어도 안 갖는 땅인데 기도만 하면 그 자갈밭이 보였다. 그래서 그 땅이 모두 5,000평인데 평당 300원씩 해서 150만원을 주고 샀다.


그분은 그 땅을 가지고 몇 년 동안 계속 기도했다. “하나님 저 땅을 어떻게 사용하실 건가요?” 어느 날, 집사님 집에 자가용 한 대가 멈추더니 두 명의 신사가 내렸다.
그들은 가방을 열더니 서류를 꺼내 놓고 자기 땅을 팔라고 했다. 얼마 주겠냐고 물으니 1천만 원을 주겠다고 했다. 집사님은 팔지 않겠다고 했다. 다시 며칠 후 그 신사 일행이 또 와서 1억을줄 테니까 그 땅을 팔라고 했다. 안 판다고 했다. 2억 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안판다고 했다. 그러다가 결국 29 억 원에 팔았다.


그곳이 울산 현대자동차 정문 자리가 됐다고 한다. 그 집사님은 다시 교회에 2억 원을 건축헌금으로 내놓아 교회 당을 크고 아름답게 지어 드렸다.
보편적인 사례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들도 비록 상황은 녹록지 않고, 힘이 들지만 때를 위해 기다리자. 느린 것은 퇴보가 아니다. 충전이다. 충전이 완성 되는 날, 크고, 작은 놀라운 일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규호 목사 / 처음사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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