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광산지대가 석탄산업의 하락으로 폐광산촌이 되어버렸다. 지금 우리 부부가 그곳들을 방문했을 때 그 옛날 시커먼 광부의 퇴근하는 모습이나 쌀가게 선술집 가게에 들리던 광촌민이 생각난다. 그런데 광산업 하락으로 쓸쓸한 공허촌이 되자 정부가 지역경제 살리자는 차원에서 적극 지원책을 펴서 광촌을 살리자고 했었다.
정선읍 사북과고한 폐광촌과 삼척군 도계읍 광촌을 향해 정부가 지원할 테니 남은 지방민의 소원을 말하라고 했겠다. 두 폐광촌민이 흥분했다. 사북고한 사람들은 카지노를 요구했고 도계사람들은 대학촌을 요구했다.
정부는 그들의 요구대로 했었다. 사북 고한에는 도박학교가 세워지고 도계 에는 국립대학분교가 세워졌다.
이런 선택의 결과가 무엇인가. 사북 고관의 강원랜드지역의 참상을 신문은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내국인도 출입 가능한 국내 유일의 카지노 강원랜드는 석탄 산업 몰락 후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 아래 1998 년 설립됐다. 연평균 1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설리 취지와 달리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지나가는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부유했던 이 마을은 강원 랜드가 들어선 뒤 ‘죽음의 도시’로 변했다. 자살자는 연 초대 40명에 달하고 노숙자로 넘쳐난다. 사람들은 돈을 따기 위해 ‘도박연구회’까지 결성했다. 강원랜드 주변은 전당포가 줄지어 있다. 마지막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돈을 구하기 위해 찾는 곳이다. 인근 주차장과 골목은 저당 잡힌 차들로 가득하 다. 조그만 승용차에서 10년 넘게 생활 하며 강원랜드에 출입하는 남성, 가수로 이름을 날리다 전 재산을 탕진하고 무료 급식으로 연명하는 도박 중독자 등의 모습도 카메라에 잡힌다.
사북고한을 짐짓 방문해 보았다.
절망의 마을이었다. 슬픔의 애곡 소리가 들린다. 먹고사는 것이 이런 것인 가? 인간의 욕심이 낳은 산촌이 이런 곳인가?
나는 또 도계읍을 아내와 함께 방문 했다. 어린 10대 시절 여기 광촌 어느 가게의 점원 노릇을 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연약한 몸이 옹구를 지게에 지고 1.5km되는 시장바닥으로 내려가는 길은 천로역경의 어느 조심해야 할 길 같았다.
왜냐하면 무겁다고 중간에 쉬었다가 다시 짐을 지는 순간 넘어지면 옹구 그릇들이 모두 박살나겠다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시장 안으로 깊숙이 더 깊게 들어가면 산악지대이다. 깊은 산골짜기 원수림 숲이 우거지고 개울엔 청수가 춤을 추며 흐른다. 바로 이곳에 국립 강원대학교 도계분교대학이 들어선 것이었다. 환상의 캠퍼스. 하늘나라의 대학전경. 맑은 공기. 쾌적한 분위기.
나는 세계 여러 나라의 대학캠퍼스를 많이 방문해 보았지만 도계강원분교 만한 캠퍼스는 본적이 없다. 아마 한국 에서도 보기 힘든 캠퍼스였다.
도계읍에는 사각모를 쓴 학생들의 책가방 소리가 들린다. 술집이 아니라잘 꾸민 카페. 분위기 환상적. 사람의 눈이 맑다. 하숙생 치러 밥 먹는 하숙집 주인은 떼돈은 못 벌어도 정주고 정 먹는 정의 마을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다같은 폐광촌의 분위기가 다를까. 무엇이 들어와 있느냐가 결정한 것이었다.
미신 다종교의 동남아의 나라들은 빈국이다. 그래도 교회를 세우던 미국과 유럽은 부국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옛이야기가 될만큼 지금 교회의 중요성을 잊은 곳엔 또 빈국으로 하락하고 있다 말이다. 한국도 폐광촌에 도박 학교식 교회는 없는가.
권혁봉 목사 / 한우리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