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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사를 바라보는 눈 그리고 눈들

하늘붓 가는대로 –167

세상에 자식을 앞세워 천국행으로 보내놓고 왜 슬픔이 없겠는가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픔을 감사로 숙성시키는 목사가 있다.

별세한 부모는 발밑에 묻고 죽어간 자신은 부모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듯이 떠나간 자식을 가슴에 묻으면서 보화인양 변모시킨다는 것은 범상(凡 常) 초월신앙이 아닐 수 없다. 마땅히 뭇사람의 위로를 받아야할 장본인 같은데 도리어 뭇사람을 위로하고 있으니 삶의 도치법(倒置法)치고는 과연 희귀한 일이로다.

그 장본인은 국내외적으로 성공한 목회자이며 더욱 명설교 목사로 인정 받는 이름 있는 목사였다. 어쩌면 그렇게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목사의 41세 청춘아들이 암투병하다가 인생을 마치고 부모와 처자식 곁을 떠나게 됐을까! 세상적인 행복의 기준으로 본다면 불행일 것 같기만한데 왜 하나님은 그목사에게 그렇게 하셨을까?

 

이렇게 인간이해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하늘아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벤트 때문에 악고론이라는 신학이 나왔던 것이다. 아비 목사는 아들의 죽음을 예견하고 다음과 같은 시를 발표했다.

 

가을이 오는 산책길에서

코로나의 안개가 아직도 자욱하여 걷는 이 길이 가슴 저리게 슬프다. 하지만 가을 하늘이 눈부시게 아름다워 걷는 이 길이 눈물나게 기쁘다. 이 화해할수 없는 슬픔과 기쁨을 안고 가을길을 걷고 또 걷는다.

내 인생의 슬픔과 기쁨을 안고 가을 거리를 기도하며 걷는다.

 

주님, 내 인생의 슬픔 때문에 제가 좌절하지 않게 도와주소서. 주님, 내 인생 의 기쁨 때문에 제가 방심하지 않게 도와주소서. 주님 인생은 비관할 것도 아니고 낙관할 것도 아닌 그저 걸어야 할소명의 길인 것을 다시 깨우치는 날 오늘의 산책길에서 당신의 얼굴을 뵙고 당신의 미소를 인해 감사를 드리나이 다.” 2020914일 월요일 오후.

 

막상 아들이 떠나자 아비 목사는 아들과 작별하며 드리는 10가지 감사를 공개했다. 그 내용은 고난받는 자와 연대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는 것과 기도 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는 것과 그리고 끝으로 아들이 간 천국을 더 가까이 소망하게 되어 감사하다는 것이다. 이 아비는 조금도 흩틀어지는 자세 없이 침착하고도 예의 바른 평상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상에 부모의 부고는 보았지만 자식의 부고는 전무후 무한 부고였다. 그는 아들의 죽음으로 설교하고 있었다.

무정한 부모라고? 아니다. 비명(非命)으로 세상 떠나는 자는 없다. 모두 하나님의 정명(定命)에 따라 왔다가는 것이었다. 이런 유명한 목사에게도 하나님의 일반섭리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데 그게 어디 불행인가! 아니다.

 

축복의 다른 면일 것이다.

하나님이 파송하셨던 에스겔의 아내도 하나님이 아침에 데려가시겠다고 알리시더니 저녁에 데려가셨다(24:15~27). 에스겔에게는 울지도 슬퍼하지도 말거니와 장례식도 간단히 하라는 부언까지 내려졌다. 그는 묵묵히 ! 하나님!”이라 했다.

 

지금 아들을 보낸 그 목사는 오늘 한국에서의 또 하나의 에스겔 선지자였다. 그 목사를 바라보는 수많은 눈들에게는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권혁봉 목사 / 한우리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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