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기독교
인권은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엄성을 갖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권은 사회에서 교회가 책임져야 할 아주 중요한 과제이다. 따라서 교회는 인권 문제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실천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단순한 대응이 아닌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인권에 대한 문제들을 성서에 근거해 적절하게 이해하는 작업과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실천 방안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각 분야에 나타나고 있는 인권 문제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선행을 바탕으로 인권에 대한 성경적 가치관 정립뿐만 아니라 올바른 성서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교육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각종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기독교인으로서의 인권 실현에 대한 의지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 이때 개인적 차원에서만 인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교회 간의 협력 등 사회적·국가적 차원에서도 인권 신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양극화에 대한 반성
양극화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발생 하는 빈부격차와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반목 현상이다.
현재 한국사회는 양극화의 심화를 겪고 있는데, 이는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양극화는 경제, 이념, 교육 등 사회 양극화로 확산됐는데, 이제는 교회 안까지 퍼져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진보와 보수 등 신학적 관점의 대립, 대형교외와 소형교회 사이의 인적·물적 자원의 구조적인 양극화는 잘못된 극단적 이원론의 세계관을 야기할 수 있다.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전례 없는 전환기적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밑바탕에는 인간의 이기심, 즉 탐욕이 있다.
양극화 문제는 탐욕에 대한 경고이자 인간이 골고루 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하나님의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 세속화의 길에서 떠나 성경이 말씀하는 바 여호와의 길로 돌아서야 한다. 한 마디로 성경적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한 문화의 변혁자로서 살아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교회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 다. 교회로 교회되기 위한 가능성은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섬김을 위해 공공성 구현을 강조해야 한다. 교회는 인류가 함께 생존하는 새로운 공동체, 나눔의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계, 교단, 그리고 교회가 양극화 해소 방안을 실천해나갈 때,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 사회와 이주자
이주는 어느 나라의 특정한 지역 현상이 아니라 이미 보편화 된 세계적 현상이다. 교통수단의 발달, 인터넷 등의 대중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데, 이처럼 글로벌화 된 세상에서 이주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한 나라에서 이주민 비율이 2.5%가 넘으면 다문화 사회라고 한다. 이같은 수적인 현상으로만 볼 때 한국사회는 이미 다문화 사회 성숙기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이 국내 인구의 4%를 초과하여 전형적인 다문화 사회가 된 한국사회 속에서 정부 및 여러 단체 들이 외국인을 위한 복지와 다문화 현상에 대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반면, 여전히 교회와 교계는 그 반응 속도가 느리다.
이주자에 대한 논의의 핵심에는 복음을 통한 영혼구원의 논리만이 아니라 급변하는 세계에 대한 기독교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담겨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사회는 이주자들과의 다양한 접촉과 거주를 통해 여러 가지 형태의 정체성이 존재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교회가 이주자들의 문제를 돕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성해 이주자들의 문제를 세밀하고 심도 있게 다루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교회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이주자들에게 주어 하나님 나라의 동반자로서 함께 가야 할 것이다.
김종걸 교수 / 한국침신대 신학과(종교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