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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녀들아 고맙다

묵상의 하루 –45

미국에서 1년 동안 가족과 함께 지내다 귀국한 딸에게 물어본 게 있다. “한인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기가 어땠어? 힘든 부분이 많았 겠지?” 그런데 딸은 “아니예요, 거기서 제일 기쁘고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했어요. 부담이 없었고, 눌렸던 압박감에서 해방되어 지내니 아주 좋았어요”라고 매우 충격적인 대답을 해줬다.

 

이 일로 그동안 딸이 목회자 자녀로서 얼마나 마음고생이 컸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내가 교회를 시작하면서부터 우리 가족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상가 건물 한 층을 임대해 예배 실과 사택으로 사용하다보니 자녀들은 어린 시절을 좁은 공간에 갇혀서 답답하고 힘들게 지낼 수밖에 없었다. 나와 아내가 전도 활동을 하기 위해서 외출한 후엔 가끔 정신 이상자나 걸인이 찾아오면 문을 잠그고 불안감에 떨며 지내기도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목회자 자녀들이 받기 쉬운 스트레스나 고충도 겪었으리라. 지미 도드와 래리 맥누선 공저인 “목회자도 사람이다”란 책에는 이런 고충들을 진솔하게 써놓았다. 곧, 목회자는 교인들을 상사와 같이 섬기는데, 그상사들은 목회자 자녀들까지 감시와 단속을 한다는 것이다. 자녀가 어려도 예의 바르며 친절하기를 원한다.

 

믿음 좋은 모범적인 자녀들로 예배와 행사에 앞서 참여해주길 바라는 요구도 있다. 이걸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자녀들은 갈등이 있고, 방황하거나 탈선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의 책엔 이런 문제의 해결의 길을 위해서 교회에 권면과 충고를 해줬다. 목회자 자녀들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겉으로 드러난 것만 판단하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마음을 봐주고 이해해주라는 것이었다. 실수를 했거나 부족하더라도 그들의 장래와 회복을 위하여 감싸주고 위로해주며 기도해 줄 필요성을 알려 줬다.

 

물론 목회자 자녀들 스스로가 갖가지 환경과 형편을 극복할 수 있도록 신앙심을 길러야될 것이다. 하나님은 힘도 되어주시고 피난처도 되어주신다. 엘리 대제사장의 아들들인 홉니와 비느하스가 불신앙적이고 불량했지만 사무엘은 그들에게 피동되거나 본받지 않았으며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는 자로 성장했다.

 

모든 목회자 자녀들이 “아이 사무엘이 점점 자라매 여호와와 사람들에게 은총을 더욱 받더라”(삼상 2:26)는 말씀처럼 됐으면 좋겠다.

 

딸은 가족과 함께 내가 섬기는 교회에 다시 출석하는데 미국 한인교회에서처럼 즐겁고 행복한 신앙생활 하기를 기도해준 다. 아들은 나의 뒤를 이어 목회 자가 되겠다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또한 20년 넘게 상가 반지 하의 예배실과 사택에서 거주해온 선배 목사님의 두 자녀들은 지금 미국에서 굴지의 제약회사에 근무하거나 의사로서 일하고 있다. 울릉도를 비롯해 여러 지역으로 목회지를 옮겨 다니는 동료 목사님의 세 자녀들은 형편상 유치원이나 학원을 다니지 못했지만 의료계에 종사하거나 교회의 교역자로 사역하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내 주위의 목회자 자녀들 대부분 신앙생활을 충실하게 하며 사회에 필요한 인물들이 돼 있었다. 주님을 믿고 온갖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며 성장해온 이런 자녀들에게 우리 목회자들은 감격스런 마음으로 “나의 자녀들아 정말 고맙다”라고 말을 해줘야 되겠다.

 

김원남 목사 / 양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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