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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 초기부터 선교를 시작하라

교회를 세워갈 불씨-3
안창국 목사
라이트하우스고양교회

교회를 개척한 후 언제부터 선교를 하면 될까? 선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목회자라면 이런 질문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교회를 개척하고 사역을 시작하면 출석하는 성도는 적은데, 나가야 할 비용들은 적지 않고, 목회자의 생활비도 빠듯하니 선뜻 선교에 동참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교회가 좀 안정되면 선교에 동참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교회가 빨리 성장하기만 기다리게 되는 것이 개척교회의 실정이다.


그런데 교회가 맘처럼 쉽게 성장되지 않는 게 문제다. 등록하는 성도는 가물에 콩 나듯 하고, 오히려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점점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선교 사역을 위한 지출은 차일피일 미루게 되고, 결국 선교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들이 하는 것처럼 여기고 손을 놓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해외선교회 주최 선교포럼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우리 교단의 교회들은 현재 약 3500여 교회가 있는데, 그중 724개의 교회가 다만 얼마라도 선교헌금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전체 교회의 약 20% 정도의 교회만이 교단에 속한 선교사들에게 후원헌금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물론 교단 해외선교회를 통하지 않고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교회들도 있겠지만, 이 수치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어떤 분은 그만큼 우리 교단의 교회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말로 이해할 명분을 찾기도 하였지만, 나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나는 오래전에도 대전에서 교회를 개척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도 개척하자마자 한 분의 선교사님을 후원하기 시작해 2년이 안 되어 몇 분의 선교사님을 더 후원했었다. 물론 많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금액이 중요하지는 않았다. 성도가 많았던 것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개척교회 수준에 머물러 있었지만, 선교사님들을 후원하고, 그분들의 기도제목과 선교소식을 받아서 교회에서 함께 기도하는 것은 교회공동체에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사역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작년에 교회를 다시 개척하면서 한 가정의 선교사님께 매달 10만 원의 헌금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조만간에 후원할 선교사님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우리 교회는 개척한 지 이제 일 년이 조금 더 지났고, 매주 예배에 참석하는 성도는 20명도 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해 개척부터 지금까지 사역을 활기 있게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었다. 그러나 한 개인이어도 마음만 먹으면 많지 않은 금액일지언정 정기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교회공동체가 얼마의 금액이든 매월 선교사님들께 선교 후원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개척교회나 작은 교회는 늘 재정적으로 쪼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정기적으로 선교헌금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교회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가 선교라는 것이 분명하다면 다른 부분을 좀 줄여서라도 선교에 참여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몇 만 원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면 선교사님들의 기도제목과 선교소식을 들으면서 더 큰 관심을 가지고 기도할 수 있게 되고, 선교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점차 늘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선교사님을 정하여 정기적으로 선교후원을 시작하길 바란다.


선교는 큰 교회만의 사명이 아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는 선교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교회라면 이 선교적 사명에서 제외될 자는 아무도 없다. 재정적으로 너무 힘들다면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도 선교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선교사님들의 소식들을 함께 읽으면서 그 기도제목들에 대해 함께 기도할 수 있다. 따뜻한 격려의 편지를 보낼 수도 있다. 고국으로부터 오는 따뜻한 격려는 선교지의 선교사들에게 말할 수 없이 큰 힘이 된다. 선교지에서 안식년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고국을 방문한 선교사님들을 만나 밥 한 끼라도 대접해주는 것은 큰 위로가 된다. 우리 교회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선교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선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 한다. 우선순위를 분명히 한다면, 선교를 후원할 수 있는 비용이 나오게 될 것이다. 선교는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하면 안 된다. 선교는 무조건 먼저 결정하여 시행해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부여하신 아주 중요한 지상명령이기 때문이다. 일단 5만 원이든, 10만 원이든 한 분의 선교사님이라도 후원하는 일을 시작하라. 이렇게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하나님은 선교하기 때문에 재정이 어렵다는 소리를 하지 않도록 채워주신다. 교회의 형편이 어려워진다고 해서 선교 후원을 먼저 중단해서는 안 된다. 선교는 교회의 기본적 사명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목회하고, 사역하면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선교에 참여하는 교회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보호하시고, 세워주셨다. 개척교회라도, 작은 교회라도 지금 당장 선교에 참여하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 교단의 선교 참여 교회의 비율이 50%, 70%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길 기도한다. 그래야 우리 교단이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 선교후원을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