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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의 현실

최근 초등학교 관련 뉴스를 보면 무엇인가 이질감이 든다. 1개 분단 정도의 학생들이 교실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은 과거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한 교실에서 이마저도 학생 수를 감당할 수 없어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 공부하던 나의 어린 시절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동성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회자들이 내놓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저출산 문제이다. 물론 동성애가 저출산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수는 있으나 이를 전면에 내세우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현실적인 문제와 이념적인 문제로 나눌 수 있다. 현실적인 문제는 경제적 문제로 자녀를 낳고 키우는데 필요한 비용이 날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에 있다. 아니 근본적으로 결혼이란 허들이 높은 상황에서 출산율의 저하는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여기에 갈수록 결혼을 하는 시기가 늦어지는 것도 아이를 갖기 어려워지는 문제로 이어진다.


지난 해 크리스천 소개팅 어플로 만난 한 자매가 있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접촉 불량이 난 이어폰처럼 좀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전환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상대방의 한 질문이 나를 얼어 붙게 만들었다. 


“결혼 준비는 돼 있으신가요?”


상대가 어떠한 수준의 결혼 준비를 원하는 것인지 모르기에 나는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고 머릿속이 하얗게 물들어 무슨 대답을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상대방이야 어쩌면 당연히 물을 수 있는 질문이었는데 나는 그에 대한 답을 자신 있게 내놓지 못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결혼이 어렵다고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왜 사람들이 남의 다리를 계속 긁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에 있어 한국교회가 어떠한 정책을 주도적으로 행한다고 해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사실 크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결혼은 하고 싶지만 꿈을 꾸지 못하는 성도들을 위해 어느 정도 다리 역할은 해줬으면 한다.


이념적 문제는 레디컬 페미니즘의 부상이다. 여권신장을 주장하는 페미니즘이 어느 순간 남성혐오에 빠져 사회적 갈등을 야기시키고 있고 이것 또한 결혼과 출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동성애 문제 뿐만 아니라 레디컬 페미니즘 또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왜 한국교회는 이 부분을 간과하는지 모르겠다. 교회는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달려 나갈 때 제동을 걸어줄 수 있는 브레이크이자 최후의 보루이다. 성경적 페미니즘을 통해 탈선한 남녀관계를 바로 세우는 일에 한국교회가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저출산에 대한 현실적 문제와 이념적 문제를 이야기했다. 이번에 이 문제는 언급하는 것은 많은 단체와 기관들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위원회들을 만들고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진지한 고민이나 해결방안보다는 자리 채우기에 급급한 모습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부디 절실한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범영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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