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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를 통한 도시 교회 개척(2)

설훈 선교사
IMB 서울 글로벌 시티 팀 리더

(1) 은사
북미주, 팔로알토라는 도시에서 교회를 개척하던 시절, 나에게 꿈에도 소원이 있었다면, 교회가 성장하는 것이었다. 교회가 성장할 수만 있다면, 뭐라도 하고 싶었다. 큰 교회의 목사들을 벤치마킹하면서, 성장의 비결을 배우며, 따라 하고 흉내 냈던 적이 있었다.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이 갖는 교회 성장에 대한 간절함은 정말 눈물겹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남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고, 나답게 목회하는 것이었음을 나중에 깨닫게 됐다.


나답게 목회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사대로 목회하는 것이다. 목회 현장은 창업 현장만큼이나 치열하고 삭막하다. 목회는 또한 100미터 경주가 아니고 장거리 마라톤이다. 전쟁과도 같이 치열한 목회현장에서 인내하며 싸우는 과정에서 남의 것을 가지고 따라하는 것으로는 절대로 끝까지 완주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사를 가지고 일할 때, 완주할 수 있다. 


(2) 열정
병원에서 심전도 검사를 해 보면, 검사 결과가 그래프처럼 그려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프를 통해서 나의 심장이 어느 부분에서 올라가고, 낮아지고, 빨라지고, 느려지는지 알 수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의 열정(passion)이 어디에 있는지, 내가 무슨 일을 할 때 나의 가슴이 뛰는지, 어떤 일을 할 때 시간도 돈도 아깝지 않고 일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오히려 나의 모든 것을 다 쏟아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블레셋이 하나님을 모욕하고, 이스라엘을 모욕하는 소리를 들었을 때,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 뜨거운 마음이 솟아올라, 골리앗을 향해 분연히 일어서는 다윗의 열정을 생각해 보자.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하나님의 비전을 세우는 일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요인이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정작 하고 싶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돌봄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 갈 곳 없는 미혼모, 낯선 땅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방황하는 청년들,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 여건이 안되어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들, 갈등을 겪는 부부 등 당신의 발걸음을 멈추고 그들을 돕겠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들을 찾아보자.


지금 당장 능력이 없고, 실력이 없고, 가진 것이 없어도, 어찌하든 먹여야겠다는 마음, 어찌하든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가를 조용히 찾아보자. 필자는 미국에서 이민 목회를 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한 적이 있었다. 언젠가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신다면 서울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역해 보리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선교사로 부르셔서 C국으로 가게 됐을 때, 이 마음도 내려놓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나를 서울에 와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5년이 지난 지금, 서울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맡겨 주셨다. 내 모든 것을 다 내어 주고라도 해보고 싶은 일이었다. 물론 지금도 힘들어 발버둥치고 있지만, 그들만 보면 내 속에서는 새로운 피처럼, 다시 솟구치는 열정을 느끼고 있다.


(3) 스토리
하나님은 지나온 나의 인생과 무관하게 일하시지 않으신다. 내 마음도 바빠, 미처 정리하지 못한 일들마저 하나님은 그것들을 다 사용하신다. 그것이 나의 삶의 이야기들이다. 


나를 찾을 때, 또 하나 중요한 요인은 나의 삶의 이야기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건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 줬고,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반추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를 미래의 삶을 위해 적용하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하이라이트가 되는 것들을 골라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자. 나의 삶의 이야기들을 돌이켜 보면, 청년들과 함께 한 교회 개척의 이야기들이 의미가 있었다. 대전에서 청소년들, 대학생들과 함께 전도하며 제자들을 양육했던 일, 대학교 3학년 때, 대학부 회장을 맡으면서 만들었던 대학부의 표어는 “전 회원의 목자화”였다. 캘리포니아의 팔로알토에서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교회를 개척했을 때, 교회의 표어는 “목자 양성소”였다. 내몽골에서 청년들을 제자 훈련하며 그들을 교회 지도자로 세우며, 한국에서 청년들을 훈련하여 선교지에서 전도와 제자 훈련 사역을 하면서 정리한 이 책의 이름은 “제자 재생산, 교회 재생산”이다. 


지금은 신촌에서 청년들과 더불어 작은 교회를 개척하게 됐고, 한국 청년들 뿐 아니라, 외국에서 서울에 온 유학생들, 근로자들, 다문화 가정들을 위한 제자 훈련은 나의 인생 마디마디 담겨 있는 나의 스토리였다. 


그 기억들은 나의 삶의 중요한 지점마다 중요한 의미로 자리매김한 아름다운 이야기들이다. 그 이야기들은 이제 또다른 10년을 위한 나의 사역에 중요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필자는 부동산 중개회사 직방의 비전문을 좋아한다. “어디서 살든 나 답게 살자.” 교회 개척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의 개척 현장은 더 힘들어졌다. 교회 개척이라는 광야에서 그래도 즐겁게, 신나게,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사역할 수 있기 위해서는 나 다운 비전이 무엇인지 찾아, 나답게 개척의 길을 걸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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