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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거나 잘못 쓰이는 교회 언어, 함께 풀어나가야

과거 CCC에서 활동하던 시기, 순원과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역사서 중 한 부분을 읽고 이 내용을 토대로 순모임을 진행하기 위해 지금 읽은 내용이 무슨 내용인지 요약해 볼 것을 순원에게 지시했다.


“잘 모르겠어요.”


내가 알기론 아버지가 장로님인 모태신앙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슨 비유가 있는 것도 아닌 역사서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 대체 뭐가 어렵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의 개역개정판이 현대에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로 가득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가 되고 나서 교회에서 사용하는 말의 벽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처음에 ‘희년’이 뭔지 알지 못해 인터뷰 기사를 작성하다 혼나기도 했고 증경총회장이란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 지 알지 못했지만 괜히 누구에게 물어봤다가 웃음거리가 될 까봐 대충 전직 총회장을 그렇게 부르는가보다 하고 넘어가기도 했다.


사실 ‘증경’(曾經)이란 단어는 국어사전에도 없고 일반 사회에서는 쓰이지 않는 옛말이다. 교단에 공헌한 경력을 가진 분들을 예우하는 마음에서 그분의 전직을 계속 호칭으로 사용하다 보니 증경총회장, 증경지방회장 등의 호칭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증(曾)은 ‘일찍이’라는 뜻을 경(經)은 ‘지내다’ ‘겪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니 ‘증경’이라는 말은 ‘일찍이 겪은’ ‘이전에 지낸 분’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제 쓰이지 않는 고어이기에 교계 안에서도 점차 ‘전 총회장’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추세이다.


사실 교회 내에서 사용하는 말 가운데 문제가 있는 단어들을 우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회 내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말이라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서경대 이복규 교수의 저서 “교회에서 쓰는 말 바로잡기”(새물결플러스)에 따르면 생각지 못했던 여러 언어들이 잘못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교회창립’이란 표현은 각 교회가 맨 처음 세워진 사실을 회고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개교회를 두고 창립이라고 말할 수 없다. 창립이란 조직 따위를 처음으로 세움을 의미한다. 즉 초기 교회 시기에 세워진 첫 교회의 시작은 창립이 맞지만, 그 이후 모든 교회는 창립이 아니라 설립일 뿐인 것이다.


목회자들에게 자존심과도 같은 단어인 ‘제사장’도 마찬가지이다. 이복규 교수는 “자칫 신약 시대의 종교인 기독교의 특징을 희석하거나 왜곡할 염려가 없지 않다”며 “더 이상 동물을 바치는 희생제사가 필요 없는 신약시대 곧 은혜의 시대에 구약의 용어를 그대로 쓰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조한다. 


‘사모’라는 표현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모는 스승의 부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러러 존경하는 스승을 아버지에 비겨 사부라 하고 스승의 부인을 어머니에 비겨 사모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목사나 전도사의 부인을 사모님이라고 부른다. 목사나 전도사는 신앙적으로 스승 격이니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그분의 부인을 사모님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사모’라는 말이 ‘목사의 부인’을 가리키는 말이라도 된 양 잘못 쓰이고 있다. 지금도 이런 말을 하는 자매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나는 나중에 사모가 될 거예요”라고 하거나 목회자가 “제 사모입니다”라며 자신의 아내를 소개하는 것, “나는 OOO 사모입니다”라고 스스로 말하는 것 모두 잘못된 언어사용인 것이다. 종종 이 문제를 지적하는 목회자들이 있긴 하지만 교회의 전통처럼 굳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잘못 사용되고 있는 말들이 많긴 하지만 일방적으로 고치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교회 내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언어들이니 만큼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단어 하나하나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범영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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