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교도소에 근무할 때 일이다. 이곳은 소년 수용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들은 죄를 짓고 들어온 젊은이들이지만 어떤 수용자는 탤런트처럼 외모가 준수하고 예의도 바른 젊은이도 있었고 어떤 이는 아들처럼 정감이 가는 이도 있었다.
그런데 한번은 상담 요청이 들어와 한 수용자를 만난 적이 있다. 이유를 알아보니 다른 수용자가 왕따를 시킨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 수용자는 자기밖에 모르는 극히 이기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밥을 먹을때도, 잠을 잘 때도, 청소를 할 때도, 항상 자기 위주로 살아가는 그래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아이였다.
나는 이미 그런 그가 기독교신자이며 기독교 집회도 나오는 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너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야단을 쳐보기도 하고 때론 잘 권면하기도 해 보고 두손을 잡고 기도도 해주곤 했다.
그럼에도 막무가내다. 나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꽉 막혀있는 이 수용자에게 성가대에 들어와 하나님을 찬양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의외로 고개를 끄덕인다.
성가대가 조직된 지 불과 몇 달도 채, 되지 않았고 성가대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성가대원이 됐다. 마침 이 아이가 처음 성가대로 영광을 돌리는 날, 외부교회에서 성가대를 위해 가운을 보내주셨던 날이다.
가운을 입고 찬양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천사가 따로 없었다.
“괴로움과 죄만 있는 곳, 나 비록 여기 살아도 빛나고 높은 저 곳을 날마다 바라봅니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죄 많은 나를 사랑하시고 예수 믿게 하신 것도 감사하고 성가대로 세워주심에 감사하다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던 그 형제를 잊을 수가 없다. 누가 이렇게 그를 변화시켜 주신 것일까?
그 날, 그 후로 그는 왕따가 아닌 먼저 빗자루를 들고 무더운 여름날 뺑기통이라 부르는 거실 옆, 화장실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잠을 청하며 자리를 양보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주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훗날 “우리 아이가 변했어요”라는 TV프로그램에 나가야 된다며 함께 호탕하게 웃었던 그 날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주님! 감사합니다.
한 젊은 꼴통 친구가 비록 세상에서 죄짓고 이곳에 와 있지만 새롭게 세워지는 아름다운 모습에 주님도 미소 지었으리라 생각하니 할렐루야 아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