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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총회인가? 선거총회인가?

과거 우리 교단의 대화회는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그야말로 명절에 가까운 행사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치리의 개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침신대 허긴 전 총장의 저서 ‘한국침례교회사’에 따르면 교인들 가운데 성서의 교훈에서 일탈한 행위를 범한 자는 가차없이 책벌하는 데 매우 엄격했다. 당원과 일반 신자의 책벌은 당회에서 하고 교사, 감로, 목사의 책벌은 대화회에서 했다. 이 때 받는 책벌은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것으로 받아들였으며 성서적이며 사랑으로 하는 일로 알았다. 치리 뿐만이 아니다. 혼인을 못한 이가 있으면 중매를 서기도 하는 등 모든 것이 이뤄진 것이 바로 대화회였다.


하지만 지금의 정기총회는 어떠한 모습인가? 모두 알고 있겠지만 선거 총회라고 하는 것이 딱 들어맞을 것이다. 대의원들은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산과 들로 떠나버리고, 남아있는 사람들끼리 안건들을 처리한다. 원로목사 대의원 문제나 총회비 3만 원 문제, 여성 목회자 안수에 호칭장로 문제까지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아직까지 설왕설래를 하고 있다. 그런데 대의원권을 그렇게 가볍게 여겼던 자신들에 대한 반성이나 회개는 없다. 앞서 언급한 문제들이 정말 침례교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면 총회 석상에서 대의원권을 행사하지 않고 대체 어디에 있었단 말인가?


물론 그렇다고 대의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이번 정기총회는 단 3일에 불과하다. 그런데 어떤 안건이 총회에 올라왔는지 대의원들은 전혀 알 수가 없다. 기관들이 어떤 상황인지도 총회석상에서 자료집을 받아봐야 알 수 있다. 그런데 정기총회 자료집이 1~2페이지도 아니고 계속 회무는 진행되는데 그것을 다 속독하고 회무에 참여할 인원이 얼마나 되겠는가? 미리 자료집을 만들어서 대의원으로 신청한 이들에게 우편으로라도 미리 보내는 것이 올바르다고 할 수 있다. 그래야 대의원들도 현재 교단의 상황이 어떻고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기도하며 회의 장소로 이동할 것이지 않은가. 


일정이 촉박해서인가? 아니면 아무도 모르게 숨기고 싶은 것이 있는 것인가? 남들에게 비공개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옳다. 기관보고의 경우 취합하는 것이 어렵다면 매월 각 기관의 홈페이지를 미리 공개하며 대의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면 될 일이다. 현재 본보가 매월 수입지출 보고를 올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총회가 그저 대의원을 의장단 선거에 동원되는 표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문제에 대해 곰곰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범영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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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의 사랑인 십자가 사랑을 나타내는 교단 되자”
114차 교단 정기총회가 지난 9월 9~11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렸다. 의장단 선거는 1496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장 후보로 나선 이욥 목사가 1차 투표에서 착석대의원 2/3 유효 득표를 얻지 못했다. 결국 이욥 후보가 총회장 후보를 사퇴하며 총회장 선출이 무산됐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정기총회는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2박 3일 동안 주요 안건을 다뤘다. 개회예배는 113차 총회 전도부장 최성일 목사(주신)의 사회로 침례교강원도목회자협의회 회장 김오성 목사(문막)가 기도하고 총회 공보부장 편용범 목사(대리)가 성경을 봉독했다. 하유정 집사(춘천한마음)가 특송하고 직전 총회장 김인환 목사(함께하는)가 “공의의 사랑”(갈 2:19~20)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인환 목사는 말씀을 통해,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공의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공의의 사랑은 바로 십자가의 사랑임을 우리는 기억하며 교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 한 우리 모두가 성령님이 우리를 주도하시고 풀어가시는 은혜를 경험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찬송가 315장을 찬양하고 71대 총회장을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