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목회를 갓 시작하는 젊은 목회자가 작은 교회로부터 출발하는 것은 순리일 것이다. 그런데, 큰 교회 목회를 꿈꾸다가 작은 교회를 담임하게 되는 이들 가운데는 좌절하고 무력감에 빠지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목회자는 먼저 스스로 준비된 일꾼이 된 후에 부르심을 기다려야 한다.
필자는 기관사역을 하면서 구직자는 많으나 준비된 일꾼을 찾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많이 경험했다. 취업이 어려웠던 시절, 교단 안팎에서 자녀나 신자를 우리 부서에 추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원장 선교사의 지시로 막상 구직자를 만나(면접)보면 타자치는 법도, 회계(會計)도 배우지 못했고, 교정 경험도 없어서 사무실이나 출판 관련 부서 등 어느 곳에서도 쓸 수 없는 사람일 경우가 많았다.
대학에서 구직이나 추천을 요청하는 학생들에게 필자는 언제나 1) 출석교회와 봉사분야(믿음), 2) 전공에 대한 전문지식과 자격증(성취), 3) 영어와 워드 프로세서 사용 수준(능력), 이 세 가지 질문을 한다. 준비된 일꾼이라야 채용하거나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같은 교육환경에서 교수가 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대학 몇 학과에서 본 교단에 인재가 없어 다른 교단에서 교수를 초빙한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준비된 일꾼은 언제든지 쓰임 받는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진다. 작은 교회에서 목회한다고 하릴없이 소일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준비된 일꾼“으로 자신을 단련할 기회로 생각하고 분발해야 한다. 그러한 준비로는:
첫째, 시간을 정해서 성경을 읽으라. 듣기 통독을 하면서 정확하게 듣는 훈련을 하고, 소리 내어 낭독하면서 발음을 교정하라. 목사나 선생은 남의 말(발음)을 잘 듣고 똑똑하게 말(발음) 할 줄 알아야 한다. 신자가 말 할 때 잘 못 듣고 두 번 세 번 묻거나 불분명한 발음을 해서 듣는 이가 당황하게 해서는 안 된다.
둘째, 컴퓨터와 전산 관련 전문지식을 익혀두라.
셋째, 자신의 설교를 다듬으라. 원고 설교를 해서 기록을 남기고 내용을 스스로 점검하면서 중복, 과오, 부적절한 표현을 가려내어 정리하라. 목회자에게, 언제 어떤 곳에 가서도 바른 어법(語法)으로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담력과 영력이 생긴다면 그는 준비된 일꾼일 것이다.
넷째, 문학과 사회과학 등에 관한 책을 읽어서 교양과 지식이 영성과 균형을 이루도록 힘쓰라. 어떤 지식인의 말처럼, 책을 읽고 내용을 기억하면 지식이 되거니와 잊어버린다 해도 교양이 된다. 그러므로 꾸준히 책을 읽어야 만이 지성과 영성을 갖춘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선배와 친구 목회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목회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배우라. 혹 큰 교회에 가게 되면 이런 기회는 다시 가질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