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교회의 목회자 상은 가톨릭이나 일부 개신교회처럼 성직자 개념으로 여기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무교회주의자나 성별된 목회자를 부인하는 일부 회중교회의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목회자는 철저히 섬기는 봉사자이다. 그런데 어떻게 무엇을 섬기느냐 하는 것이 문제다.
목회자는 자신이 먼저 행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행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으로 행하게 하기 위해서 목회자는 훈련자가 돼야 한다. 이러한 목회자 상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성경말씀이 에베소서 4장이다.
에베소서 4장은 먼저 교회가 한 공동체로 뭉칠 수 있는 신앙적 기초에 대하여 언급하고(1~6), 그런 공동체가 되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은사를 따라 봉사해야 함을 강조하고(7~8), 구성원들이 그렇게 하도록 챙겨주는 일군들로 사도, 선지자, 복음전하는 자, 목사와 교사 등으로 소개했다. 여기에 언급된 일군들을 요즈음 말로 하면 목회자라고 할 수 있다.
목회자의 역할에 대하여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성도를 온전케 하여”이다. 목회자의 주요한 역할은 성도들(교인들)을 온전케 하는 것이다. 그러면 온전케 된 성도들이 봉사의 일을 하고, 그 결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지는 것이다(엡 4;11~12).
목회자들이 이러한 성경의 기본 원리를 알고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교회 사역은 평신도들(교인들)의 사역과 목회자의 목회로 나눠 생각할 수 있는데, 목회자의 목회는 교인들을 온전케 하여 그들의 사역(봉사의 일)을 잘 하도록 해주는 훈련자의 역할인 것이다.
여기서 “온전케 한다”는 말의 의미는 “준비시킨다” 또는 “무장시킨다”는 말로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것과 연관되어 사용됐다. 마태복음 4장 21절에서 “그물 깁는 것”으로 번역이 됐는데, 어부가 그물질을 한 후 다시 그물을 던지기 위하여 손질하는 행위로서 그물을 다시 던져 고기를 잡기 위해 준비되도록 하는 것이다.
목회자의 훈련 활동은 평신도들로 하여금 그들의 거룩한 봉사를 이행하도록 준비시키는 자(equipper)로서 봉사하는 것이다. 성별된 목회자들의 직무는 성도들이 교회 안에서와 교회 밖에서 거룩한 봉사의 활동하도록 필요한 준비를 갖추도록 훈련시켜 준비시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온전케 하기 위해 목회자는 교인들에게 어떤 훈련을 해야 할까? 디모데후서 3장 16~17절은 두 가지 면에서의 훈련을 교훈한다. 먼저 인격적인 면이다. 성경말씀을 통해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함을 제공하여 하나님의 사람 된 성도들을 온전케 하고(perfecting), 하나님께서 부여해주시는 모든 일을 행할 수 있도록 온전히 준비시키는 (equipping) 일이다. 이 말씀과 에베소서 4장의 말씀을 연결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훈련 내용을 제시할 수 있다.
1) 공동체 훈련 : 모든 성도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들에게 속했는지를 알아야 한고, 실제적으로 소속됨을 인식하고 소속감 속에서 살아야 한다. 교회 공동체라는 한 몸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하나님의 가족인 교회 공동체에 실제적으로 소속되어 유대감 속에서 삶을 살아야 한다. 정기적인 모임과 수시 모임을 통하여 삶을 나누고 천국 생명력을 나눠야 한다.
이를 위해 “부르심을 받은 일”이 무엇인지를 함께 이해하고, 겸손, 온유, 오래 참음, 사랑, 용납, 평안 등을 통하여 성령님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게 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 되게 하신 기초에 대하여 자주 확인해야 한다.
2) 말씀 훈련 : 성경말씀은 모든 인간을 위한, 특히 성도들을 위한 영의 양식이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신앙과 실천의 원리를 붙잡을 수 있다. 기독교 신앙행습의 모든 것이 성경에 기초해 우러난다. 그러므로 성도의 신앙실천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성경 말씀 훈련이 필수적이다.
성경을 읽고, 공부하고, 적용하여 실천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성경을 잘 풀어 설명해줘 잘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성도들이 스스로 성경을 연구하여 자신의 삶의 지표로 삼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은사 훈련 : 하나님께서는 공동체적인 생명력과 역동성을 위해 성도 각 사람에게 은사를 주셨다. 은사에 대해서는 고린도전서나 로마서 들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우리는 구원 받고 성령님을 모신 모든 성도에게 은사가 주어졌다고 믿는다. 목회자는 각 성도가 어떤 은사를 받았는지 발견하고 개발해 사용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4) 사역 훈련 : 교인들이 자신의 은사를 따라 하나님의 나라 확장과 교회의 건강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사역이다. 목회자는 성도 각 사람에게 어떤 사역이 적합하고, 어떤 사역을 담당하기에 준비됐는지를 잘 살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사역하도록 힘을 불어 넣어줘야(empowering)한다.
교사에게는 교사 사역을 위한 사역 훈련이 필요하고, 목자에게는 목자 사역을 위한 사역 훈련이 필요하다. 많은 경우 신앙 연조나 사회적 직업 또는 교육 정도에 따라 적당하게 교회 직분을 배분하는데 위험하다. 사역 훈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절대 사역을 맡겨서는 안 된다.
5) 팀웍 훈련 : 교회는 공동체다. 교회일은 함께 하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있고 잘 난 사람이라도 혼자 할 수는 없고 혼자 해서도 안 된다. 그러므로 교인들이 어울려 일 하는 법을 체득하도록 해야 한다. 갈등과 실패를 통해 배우게 하지 말고 미리 함께 일하는 방법을 훈련시키라.
목회자의 기본 임무는 “하면서 하게 하는 자”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모범을 보이고 성도들을 훈련하라. 잘 하게 하라. 성도들과 함께 건강한 교회를 세우도록 하라. 아니 성도들을 잘 훈련하면 건강한 교회가 세워질 것이다.
이명희 교수
침신대 신학과(실천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