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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의 목회 이야기(54)

일상의 위대함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 듯 늘 새로울 것도 없이 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뻔한 일상들. 과연 그 일상들은 얼마나 위대할까?

오늘 아침도 역시 스스로 일어나기는커녕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5분만 더를 외치며 여전히 이불쟁탈을 벌이는 엄마와 딸의 일상. “오늘도 늦었다면서도 머리는 꼭 감아야 하고 고데기는 꼭 대야하는 사춘기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일상. 둘러앉아 아침밥 먹는 일은 꿈도 못 꾸고 토스트 하나조차도 겨우 한입만 베어 먹은 채 다녀오겠습니다라고만 외치며 뒤도 안돌아보고 뛰쳐나가는 딸의 일상. 과연 등교차라도 잘 탔는지 걱정되어 베란다로 내다보며 한 번 더 잘 다녀와인사를 건네는 엄마를 그제야 보고는 , 엄마라며 살인미소 한방과 손 한 번 흔드는 것으로 미안함을 때우는 딸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 아침의 분주함을 일단락 짓는 엄마의 일상. 이렇게 아침마다 반복되는 이 일상들은 과연 얼마나 위대하고 소중할까?

역시 오늘 밤에도 학원 두 개를 들러 집으로 돌아온 아들, “다녀왔습니다라는 인사조차 힘없어 보여 등에 맨 가방 받아주는 것으로 하루의 고단함을 덜어보려는 엄마와 아들의 일상. 그래도 엄마 마음엔 얼른 씻고 방에 들어가 조금만 더 공부했으면 좋으련만, 통닭 한 마리를 시키더니 그 통닭 먹는 걸 핑계로 TV앞에 앉아 아빠랑 정도전이나 다시보기로 보고앉아 있는 뻔뻔한 아들과 그것을 묵과하는 개념 없는 아빠의 일상. 그러면서도 주말엔 친구들과 놀러가기로 했다돈 좀 달라며 평소에 안하던 안마공세까지 날리며 징그러운 애교로 졸라대는 그 아들의 당당함에 못내 그 하루의 고단함을 일단락 짓는 엄마의 일상. 과연 이 일상들은 정말 위대할까?

새삼 작금에 일어난 아까운 생명들의 희생을 보며 문득 그 생각이 진하게 다가온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익숙한 일상이 얼마나 위대하고 소중한지를 다시 깨닫는다. 일상에선 혹 짜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일순간 사라져 버렸을 때에는 그 짜증도 사치였음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 짜증조차 그리워지는 것이다.

~ 사람은 참으로 어리석은 것 같다. 있을 땐 몰랐다가도 사라지고 나면 비로소 알게 되는 이 어리석음. 이 어리석음이 참으로 부끄럽다. 그 익숙함이 무섭다. 익숙함에 묻혀버린 소중함이 우리의 행복을 막는 적()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도 나는 익숙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익숙한 아내, 익숙한 두 딸은 말할 것도 없고, 익숙한 동역자들과 익숙한 성도들을 만나고 있다. 과연 이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가? 새삼 그들의 소중함과 존귀함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강단에 오르면 늘 익숙한 얼굴, ‘오늘도 저 자리에 저분이 앉으셨네이렇게 확인하는 순간 설교자로서 마음이 얼마나 편하던가? 집에 들어가면 늘 익숙한 얼굴, 그 아내가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 남편으로서 얼마나 마음이 든든하던가? 요 며칠 지방에 일이 있어 내려갔다 온 아내의 빈자리는 그래서 더 커보였는지 모른다.

그러고 보니 내 주변의 익숙한 그들은 지금 내 마음의 공간을 채워주고 있다. 허전하지 않도록 메꿔주고 있다. 그들이 너무 고맙다. 그들의 존재론적 가치(Ontological Value)가 너무 귀하다.

그러니 이따금 잘해주는 이보다 늘 곁에 있는 이들에게 분명 더 잘해야 한다. 가까이 있다고 덜 소중한 것이 아니다. 가까이 있으니까 더 귀하다. 익숙하니까 더 고맙다. 그러니 떠난 뒤에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하자.


김종훈 목사 / 오산교회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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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차 정기총회 목사 인준 대상자 교육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 목사)는 지난 6월 30일과 7월 1일 양일간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피영민) 페트라홀에서 각 지방회가 목사 청원한 124명의 예비 목회자가 참석한 가운데 115차 정기총회 목사인준대상자 교육을 진행했다. 개회예배는 총회 교육부장 김성렬 목사(만남의)의 사회로 한국침신대 피영민 총장이 대표로 기도한 뒤, 이욥 총회장이 “베드로가 스카웃 받은 비결”(눅 5:3~11)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욥 목사는 설교를 통해, “베드로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 중 하나였지만 예수님께서 사용하셨던 크신 뜻이 있었기에 귀한 일꾼으로 사용받았다”며 “하나님은 외모나 성격, 학력과는 무관하게 하나님께서 택하신 뜻대로 사용하셨다. 이번 인준 교육을 받는 이들에게도 하나님의 부르심의 귀한 여정을 감당하며 놀라운 인도하심을 경험하기를 원한다”고 전한 뒤, 축도로 개회예배를 마쳤다. 이어 총회 총무 김일엽 목사가 이번 교육 일정에 대해 설명하며 “목사 인준자 교육은 우리 교단 목회자로 인증을 받는 첫걸음이기에 침례교회의 사명감을 품으며 1박 2일 동안 다시금 사명을 재점검하고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하며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첫 강의는 해외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