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적 방송인들에게
근래 우리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방송인들은 모두 오른 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볼[포인트] 펜을 끼워들고 나온다. 한참 전에 NBC와 CNN의 몇 앵커들이 펜을 들고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우리나라 방송인들도 모두 펜을 들고 나온다. 펜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으나 필요하다면 테이블 위에 준비해두고 사용한 후에 다시 제자리에 놓는 것이 바른 사용법일 것이다.
뉴스나 대담 프로그램을 보면서 전문 출연자들의 손놀림이 너무 많아서 손 유희나 수화(手話)를 보는 것 같이 생각될 때도 있다.
우리말에는 형용사와 의성어(擬聲語)가 풍부해서 몸짓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저 높은”이라 할 때 하늘을 가리키거나, “얼굴”을 말 할 때 얼굴 모양을 만들거나,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하면서 오른 팔을 벌릴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제스처(몸짓)는 의사 전달을 돕기 위해 꼭 필요할 때 잠시 사용하는 것일진대 어떤 출연자는 처음부터 층계를 쌓듯 두 손을 다 사용해버려서 다음 단계를 묘사할 때는 팔을 한껏 들어 올려야 하고 그래도 모자라서 엉거주춤 일어서는 것 까지 본 일이 있다.
제스처는 분명한 의사 전달을 위해 언어 보조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지, 광범위한 시청자를 앞에 두고 무절제하게 사용 할 동작이 아니다. 방송인들이 펜을 낀 손으로 지적하고 묘사하면서 흔드는 것은 식탁에서 나이프나 포크(수저)를 휘저으며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무례한 동작임을 알아야 한다. 우선 손에 낀 펜부터 탁자에 내려놓고 팔을 붙들어 매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늘 당장 자신의 방송을 스스로 모니터링 해보기 바란다.
젊은 설교자들에게
방송인의 제스처를 지적했거나와 청중이 제한되었다고는 하지만 설교자의 제스처도 사람에 따라 시정해야 할 점이 많아 보인다. 설교를 시작하면서부터 마칠 때까지 마늘을 으께 듯 주먹으로 강대상을 두드리는 동작, 말할 때마다 손을 움찔움찔 하는 동작 등이 반복되면 신자들은 메시지보다 설교자의 몸짓에 정신을 빼앗기게 된다.
자주 손을 움직여서 작은 동작을 반복하거나 손을 입언저리로 가져가는 것은 화자(설교자)를 자신감이 없어 보이게 한다. 설교자는 보도자와는 달라서 때로는 힘 있는 제스처를 필요로 하지만 제스처를 쓰려면 분명한 동작으로 해야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동작을 보여서는 안 된다.
방송인은 자신의 방송을 다시 보면서 자평(自評)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며, 젊은 설교자는 가족이나 신자 중에 모니터를 두어서 매 번 언어와 동작에 대해서 조언 받으면서 개선해 나가기를 권면하는 바이다(목회서신, 94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