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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교회 행복 바이러스-9

행복한 삶을 위한 실천 -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기


모두가 시간을 쪼개가며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느린 것이 아름답다며 느리게 살기 운동이 미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현대인들은 하루 종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해야 하고 같은 시간 내에 가급적 많은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생산라인에서는 설비 자동화 시스템으로 쉴 새 없이 내 앞에 주어지는 일을 처리해야만 하므로 사람이 하나의 부속 같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에 이상 신호가 켜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격월간 퓨처리스트 는 빨리빨리 증후군으로 공동체가 붕괴되고 가정불화가 심화되며 작업 능률과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고 있다 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요즘 우리사회에서도 느리게 살기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생겼다고 한다. 너무 바쁘게 일과 시간에 쫓기며 살다보니 삶에 피곤을 느끼고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다 싶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귀농 귀촌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복잡한 도시의 스피드 한 삶에 지친 사람들이 몸은 좀 힘들지만 자연 속에서 여유를 가지고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이 관광을 많이 가는 싱가포르에 갔을 때 관광지에서 물건을 파는 현지 상인들이 우리를 보고 한국 사람인줄 알고 빨리빨리” “빨리빨리라는 말을 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한국 사람들이 단체 관광을 하면서 인솔자들이 처지지 말고 빨리빨리 따라오라고 하는 말을 흉내 내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한국 사람들은 관광을 해도 스케줄을 빡빡하게 짜서 앞사람 뒷모습만 보고 따라다녀야 하듯이 대충 대충 보고 여러 곳을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일정을 단순하게 짜서 느긋하게 보고 느끼고 체험하면 더 즐거운 여행이 될 텐데 말이다.


한국 사람은 식당에 가서 음식을 시킬 때도 무엇이 맛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빨리되는 것이 뭐냐고 묻는다. 빨리 먹고 급하게 갈 곳이 없어도 식당에 가서 오랫동안 음식이 나오도록 기다리지를 못한다. 한국인의 조급함은 운전할 때 잘 나타난다. 신호를 기다리지 않으려고 급하게 통과하려는가 하면 조금만 차가 밀리면 경적을 울리고 유리창을 내리고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중국도 이제는 차량이 많아졌는데 우리나라처럼 차선과 신호등을 정확히 지키지 않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적당히 알아서 좌회전을 하고 뉴턴을 한다. 보행자들도 행단보도를 지키지 않고 아무데서나 건너간다. 그래도 창문을 내리고 소리치는 사람이 없다. 우리가 보기에는 무질서 한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매우 실용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 기다려주고 양보해주는 여유가 있다.


한국 공사장의 부실도 빨리 빨리 와 연관이 없지 않다. 빨리 빨리 공사를 끝내라고 재촉하고 공기를 맞추려고 빨리빨리 공사를 하다 보니 부실공사가 되고 나중에 보수비가 더 많이 더는 경우가 발생한다. 계획한 일이 빨리 되지 않으면 조급증이 나고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빨리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 나서고 그래서 편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마음에 행복을 누리기위해서는 조급증에서 벗어나서 모든 일을 서두르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옆집아이는 한글을 다 깨우쳤는데 우리 아이는 아직 한글을 깨우치지 못했다고 걱정하고 조급해 하는데 그때만 조금 차이가 나지 나중에 보면 먼저 깨우친 아이나 나중 깨우친 아이나 별 차이가 없다. 대학을 졸업하고 먼저 취직하는 친구도 있고 조금 늦게 취직할 수 도 있다.


직장에서 먼저 승진하기도 하고 조금 늦게 승진하기도 하며, 먼저 집을 마련하기도 하고 늦게 집을 마련하기도 한다. 교회가 빨리 부흥하는 교회도 있고 좀 더디 부흥하는 교회 수년을 미 자립 교회로 고생하는 교회도 있다. 필자도 목회를 하면서 교회가 빨리 빨리 부흥되지 않고 빨리 빨리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서 조급한 마음에 스스로 답답할 때가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모든 만사가 내가 원하는 대로 빨리빨리 착착 되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로는 묵묵히 기다리는 것이 복이 될 때도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은 빨리 가나안 땅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하나님은 불기둥 구름 기둥을 움직이지 않고 몇 달이고 몇 년이고 머물게 할 때도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있던지 그 상황을 즐기며 행복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우리는 매우 스피드 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도 광케이블을 타고 마우스를 클릭하는순간 화면이 금방 금방 바뀌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낸다. TV에서는 5분 카레, 3분 짜장, 등 금방 데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을 선전하고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 폰이 바로바로 정보를 검색하고 또 SNS를 통해 바로 바로 소식을 전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세상은 우리를 자꾸만 빠른 속도를 따라 살게 하므로 조금 느린 것을 못 기다린다. 관공서 휴게실에 있는 컴퓨터는 구형이라 속도가 느린 편인데 휴게실 컴퓨터로 게임을 하던 아이가 빨리 빨리 되지 않으니까 자판을 마구 두드리면서 AC하고 화를 낸다. 우리가 모든 일을 너무 서두르고 조급증을 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가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짜증으로 나타나므로 행복을 잃어버린다.


이런 말 하면 한가한 소리 한다하겠지만 우리의 마음만은 숯불에 뚝배기 올려놓고 된장을 끓이고 가마솥에 밥을 뜸 들이고 장작으로 군불을 때서 구들장이 데워지기를 기다리는 그런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천천히 기다리면서 생각하는 여유가 있어야 행복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빨리 못한다고 다그치지 말고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물이 흐르다가 막히면 기다렸다가 가득차면 넘어가고 그래도 막히며 돌아가듯이 가다가 막히면 기다리고 기다려도 안 되면 돌아갈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는 마음의 여유를 갖자.


유병곤 목사

새울산교회

울산CBS기독교방송 실행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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