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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의 목회이야기-57

‘니콜라푸케’의 ‘보르비콩트’


일찍이 중국 송나라 시인 양만리(楊萬里)는 야생장미 월계’(月桂)에 대하여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읊었다. “제 아무리 화려한 꽃이어도 열흘 붉은 꽃은 없다는 말인데, 지금도 자주 권력의 무상함을 말할 때 쓰인다.

16618, 프랑스에선 이런 일이 있었다. 루이 14세가 다스리던 시절, 재무장관이었던 니콜라 푸케(Nicolas Fouquet)가 자기 살려고 보르비콩트’(Chateau de Vaux-le-Vicomte)라는 어마어마한 대저택을 지었는데, 그는 그 집 하나를 지으려고 마을을 세 개나 사들였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워낙 많아 자랑하고파서였단다. 그렇게 해서 그는 4년간이나 집을 지었는데 동원된 인원만도 18,000명이란다. 정원의 넓이만 해도 무려 10만평이란다.

이번에 내가 가보고 정말 놀라 자빠질 뻔했던 건 마굿간이다. 웬만한 우리나라 박물관보다도 더 컸다. 정말 최고급의 마차와 말들까지도 다 구비해놓았다. 놀라움은 집 크기만이 아니다. 당대 최고의 설계사, 당대 최고의 조경예술가, 당대 최고의 실내 장식가를 동원하여 꾸민 그 화려함의 극치는 혀를 내두른다. 그렇다면 정말 이 사람은 물려받은 유산으로만 그렇게 한 걸까? 아니다. 공금횡령, 부정축재가 있었다. 재무장관으로서 나랏돈 주무르며 왕실의 재산을 빼돌리는 겁 없는 짓을 감행했다. 그 소문은 이미 왕실에 파다했다. 하지만 루이 14세는 설마했다. 그러다 그의 화려한 집들이에 초대받아 눈으로 확인해보고선 소문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확신한다. 그 크기와 화려함이 자신이 사는 퐁텐블로 왕궁마저 초라하게 만들 정도였음에 루이 14세의 자존심도 몹시 상한다.

결국 루이 14세는 하룻밤 묵기로 한 약속마저 취소한 채 궁으로 돌아와 바로 푸케의 뒷조사를 시킨다. 그렇게 그의 비리를 낱낱이 파헤친 뒤, 푸케는 종신형에 처하고, 그 집은 국고로 귀속시킨다. 이는 푸케가 그 화려한 집들이를 치른 지 불과 3주 만의 일이다. 그렇게 그는 집도 뺏기고 자신도 옥에 갇혀 철가면까지 두른 채 18년을 복역하다 옥에서 죽는다. 하지만 루이 14세는 그러고도 분이 안 풀렸나보다. 그 후 그는 보르비콩트 성을 설계한 세 사람을 불러다 그 설계도 그대로, 더 크고 더 화려한 성 하나를 파리 근처에 더 짓게 한다. 그게 바로 베르사이유 궁전이다. 그 후 궁전도 퐁텐블로에서 베르사이유로 옮겨버린다. 그러니 이 일은 루이 14세에게도 어지간히 충격이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니콜라 푸케는 참 어리석었다. 아무리 돈이 많은들 어찌 신하 주제에 왕궁보다 더 크고 화려한 집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 그것도 왕궁 가까이에. 게다가 어떻게 왕실 재산까지도 맘대로 손댄 걸까? 그렇게 왕의 심기를 신하가 건드려 뭐가 좋다고?

아니나 다를까 그 푸케 집안의 문장(紋章)다람쥐였단다. 그 문장엔 이런 글도 적혀 있다. “다람쥐가 못 올라갈 나무가 어디 있으랴”. 결국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그의 오만함이 그 화를 부른 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수학을 못해도 자기 분수는 알아야 한다. 아무리 국어를 못해도 주제파악은 하고 살아야 한다 했다. 자기 자리를 지키지 못함은 인간의 가장 큰 교만과 무지다.

그런 점에서 목회자도 주의해야 한다. 내 목회의 절대주권은 하나님께만 있지, 목회자가 교회의 주인이 아니다. 교회돈도 하나님 돈이다. 어떤 경우에도 그 돈을 탐내선 안된다. 목회자가 하나님 자리를 넘봐서도 안된다. 목회자의 자리는 종의 자리다. 먹음직하고 보암직하고 탐스러운 선악과도 멀리해야 한다. 십자가외에 그 무엇도 자랑해서도 안된다. 태도의 오만함이 선포하는 진리를 가려서도 안된다. 끝까지 겸손히 주와 성도를 섬기는 게 목회자의 본분이다.

네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 2500년이나 된 그 해묵은 말이 지금도 명언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우리 목회자는 알아야 한다. 우리 목회자가 너무 자신을 모른다.


김종훈 목사 / 오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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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차 정기총회 목사 인준 대상자 교육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 목사)는 지난 6월 30일과 7월 1일 양일간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피영민) 페트라홀에서 각 지방회가 목사 청원한 124명의 예비 목회자가 참석한 가운데 115차 정기총회 목사인준대상자 교육을 진행했다. 개회예배는 총회 교육부장 김성렬 목사(만남의)의 사회로 한국침신대 피영민 총장이 대표로 기도한 뒤, 이욥 총회장이 “베드로가 스카웃 받은 비결”(눅 5:3~11)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욥 목사는 설교를 통해, “베드로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 중 하나였지만 예수님께서 사용하셨던 크신 뜻이 있었기에 귀한 일꾼으로 사용받았다”며 “하나님은 외모나 성격, 학력과는 무관하게 하나님께서 택하신 뜻대로 사용하셨다. 이번 인준 교육을 받는 이들에게도 하나님의 부르심의 귀한 여정을 감당하며 놀라운 인도하심을 경험하기를 원한다”고 전한 뒤, 축도로 개회예배를 마쳤다. 이어 총회 총무 김일엽 목사가 이번 교육 일정에 대해 설명하며 “목사 인준자 교육은 우리 교단 목회자로 인증을 받는 첫걸음이기에 침례교회의 사명감을 품으며 1박 2일 동안 다시금 사명을 재점검하고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하며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첫 강의는 해외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