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이사장 서유진)은 8월 5일부터 9월 21일까지 서울미술관 개관 2주년 기념 소장품전 《황소걸음 : 천천히 강하게 그리고 멀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2년 개관한 서울미술관의 대표소장품을 선보이는 특별 전시로 한국 미술의 현장에서 느리지만 강하게 그리고 멀리 전진할 서울미술관의 전망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환기 겨울밤 07-Ⅱ-66, 1966, 캔버스에 유채, 178x127cm
지난 2012년 8월 28일 개관한 서울미술관은 “모든 것은 예술이다”라는 이념아래 우리의 삶 속에 녹아있는 다양한 가치들을 다각적으로 조망하고 한국 미술과 세계미술의 다양한 조류를 선보이며 동시대의 문화와 예술을 선도하는 역동적인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이중섭 길, 1953, 종이에 유채, 41x29cm, 개인소장
전시뿐 아니라 연구교육 등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 한국의 문화 예술 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한다. 한 서울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작품을 중심으로 예술성과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국내외의 다양한 미술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개관 2주년 기념 소장품전 《황소걸음 : 천천히 강하게 그리고 멀리》에서 한국 근현대미술의 저력과 성취를 보여주는 서울미술관의 소장품들로 구성된 전시를 선보였다.
박수근 우물가, 1953, 캔버스에 유채, 78.5 x 99cm
전시회 제목인 ‘황소걸음’은 고난과 역경의 시대를 지나온 우리 근현대 미술대가들의 발자취를 의미하며 후대로 이어질 그들의 예술혼과 한국미술의 비전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전시에 소개되는 60여점의 작품들은 한국 근현대 미술대가들의 중요한 유산으로 굳건히 지켜온 전통양식과 새로운 서구의 양식이 서로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에서 우리 고유의 근현대 미술을 태동시키고 한국 미술의 근간을 이룬 거장들의 노고와 열정은 후대에 이르기까지 고스란히 이어져 내려왔다.
이는 과거를 면밀히 돌아보아 풍부한 자산으로 삼고 우리 미술의 새롭고 진취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서울미술관의 비전과 닮아있다. 흥선대원군의 별서로 사용됐던 근대유적 석파정과 어우러져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풍요로운 문화 예술환경을 조성하고자하는 서울미술관의 의지는 이렇게 전시에 오롯이 담기게 되었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는 네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는 돌아온 이중섭의 <황소>이다. <황소>는 이중섭의 외로운 투쟁을 잘 보여주는 대표작 중 하나로 2010년 서울 옥션 경매에 나와 일반에 널리 알려졌다. 지금껏 경매에서 거래된 이중섭의 작품 중 최고가의 작품이다. 경매 이후 서울미술관 개관전에서 첫선을 보였던 이 작품은 최근 한국인이 좋아하는 작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순위 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10월부터 최근 서울미술관품으로 돌아오기까지 72만명의 관람객에게 선보인 <황소>는 개관 당시 황소의 외양간이라 불리던 서울미술관의 품으로 다시금 돌아와 개관 2주년 기념소장품전 《황소걸음 : 천천히 강하게 그리고 멀리》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두 번째 이번 전시에서는 이중섭의 <황소> 작품을 비롯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이중섭을 조명하게 한 <싸우는 소>, 대표 풍경화 <길> 등 다수의 회화작품들과 은지화, 드로잉, 엽서화 등 이중섭의 미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이중섭의 대표 작품들을 통해 그가 ‘이중섭만의 조형언어’를 정립하기까지의 끊임없는 실험정신과 이를 가능하게 한 작가의 열정을 볼 수 있다.
세 번째 2014년은 박수근의 탄생 100주년의 해이다. 서울미술관의 대표소장품 중 하나인<우물가(집)>는 1953년 제2회 국전 서양화부 특선을 수상함으로써 박수근이 화가로서의 자존감을 확인하게 한 작품이자 향후 작업의 원동력이 된 작품이다.
빨래가 널린 초가집 그 앞 우물에 모인 시골아낙과 아이의 모습이 평화롭게 묘사 되었다. 어린 시절과 고향에 대한 향수가 읽히는 작품으로 허름한 초가집의 모습과 특유의 색감, 질감이 어우러져 박수근만의 독창적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네 번째 관전 포인트는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대표작가 수화(樹話) 김환기의 작품이 대거 선보인다는 점이다. 구상회화 작품인 <산>부터 추상회화 작품인 <겨울밤>에 이르기까지 김환기의 작업철학이 반영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김환기는 자연적인 소재와 추상 이미지의 절충을 통해 우리 민족만이 갖는 특수한 미감을 드러내는 한편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예술관과 독창적 표현방식을 정립하고 있다.
서울미술관 관게자는 “이번 전시는 황소의 걸음처럼 착실하고 굳건하게 걸어온 한국 근현대 미술의 저력과 가능성을 살펴보는 장이 되는 한편 지난 2년간 서울미술관이 걸어왔고 또 앞으로 계속해서 걸어갈 길을 보여 주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