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겠습니다” 하고 말해야 할 것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자신 없는 말이다. 우리말 사전에서 ‘하도록’을 찾으면, “하여금…하도록”이라는 관용구로 설명됐고, “그로 하여금 집을 설계케[하도록] 하라”는 예문이 붙어 있다. ‘하도록’은 원래 단독으로는 쓰이지 않고 ‘하여금’ 다음에 붙어서 누구에게 무엇을 시킨다는 사역의 의미로 사용되던 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앞의 ‘하여금’이 생략되고 뒤의 ‘하도록’만 남아서 우리말을 그르치고 있다.
주인이 하인을 불러서,
“이 서방, 오늘은 재 넘어 매밀 밭에 김을 매고 오게” 했다. 하인이, “예, 김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하고 대답했다. 하인의 말을 들은 주인이 성난 음성으로, “이 서방, 내가 자네한테 김매라고 했는데 누구한데 하도록 하겠다는 말인가?” 하고 역성을 낸다. 이 서방은 곧 주인의 뜻을 헤아리고 ‘하도록’을 빼고, “예, 어르신, 제가 매밀 밭에 김 매고 오겠습니다” 하고 대답한다.
그 집에서 주인의 말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주인의 지시를 받아서 일꾼들에게 전달하는[하도록 하는] 청지기 [뿐]이다. ‘하도록’은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키겠다는 말이지 자신이 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근래의 오용 사례:
“이제부터 먹이를 주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LG와 삼성의 경기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찬송가 1장을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성경봉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등등.
바른말은, ‘하도록’을 빼고,
“이제부터 먹이를 주겠습니다.”
“LG와 삼성의 경기를 관전하겠습니다.” (만난다는 말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므로 운동 경기나 동물, 산이나 강, 또는 물건을 만난다고 해서는 안 된다).
“찬송가 1장을 부르겠습니다. 성경을 봉독 합니다.” 하고 자신의 의지가 담긴 말, 즉 얼이 있는 말을 해야 한다.
목회자들은 대게 언어사용을 바르게 하는 편인데 유독, ‘했다라면, 한다라고’ 등의 따옴자리 토씨와 ‘하도록’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은혜로운 메시지에 바른말은 금상첨화일 것이다. 설교하도록 하지 말고 설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