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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 박사의 예수 경배 서사에 내포된 이방인 수용의 신학적 의도-2


둘째, 동방 박사를 이방인이라고 믿는 대부분의 학자들은 마태가 동방 박사를 베들레헴을 기준으로 동쪽에서 왔다고 묘사한 것을 근거로 그들이 이방인이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주장한다.


하지만 당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유대 동쪽에서부터 유럽 지역까지 폭넓게 흩어져 살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참고, Jewish War 2:398; 7:43). 이것은 동방 박사가 유대 땅 밖 동쪽에서 왔다고 해서 그들을 인종학적으로 반드시 이방인으로 볼 수는 없다는 주장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마태는 동방으로부터’(avpo. avnatolw/n)라는 방향을 제시한 전치사 구를 사용했지만, 동방 박사가 온 곳을 알 수 있는 명확한 지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학자들은 마태가 언급한 동쪽을 바벨론, 아라비아, 이집트일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구약 성경에서 말하는 동쪽은 아랍 유목민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됐는데, 그들은 그두라와 하갈의 후손으로서 팔레스타인 동쪽에 살고 있었다.


따라서 구약 시대 동쪽은 시리아-아라비아 지역을 지칭한다. 초대 교부들의 증언에 따르면, 신약 시대 역시 동쪽을 시리아-아라비아 지역으로 지칭했다. 이것은 마태가 사용한 동쪽이라는 단어는 정확한 지리적 방향을 의미하기 보다는 이방인을 지칭하는 기술적인 용어일 가능성이 높음을 함의한다. 마태는 동방 박사가 인종학적으로 유대인이었다면 유대인이라고 분명히 밝혔을 것이다.


그러나 마태는 예수의 탄생 사건을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를 포함한 구원사적 관점에서 묘사하려고 했기 때문에 동방 박사를 이방인으로 설정했다는 견해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증거들은 동방 박사가 동쪽에서 왔다는 이유가 그들의 이방인 정체성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견해는 사려 깊지 못한 판단임을 확인시켜 준다.


셋째, 동방 박사가 유대인의 왕’(the King of the Jews)을 찾아 경배하기 위해서 왔다는 문구에 대한 기존 해석에 반론이 제기됐다(2:2). 마태복음에서 이방인은 예수를 유대인의 왕이란 명칭으로 불렀고,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의 왕’(the King of Israel)으로 호칭하고 있다(27:11, 29, 37, 42).


마태가 두 문구를 서로 다르게 사용한 것은 유대인과 이방인을 구분하려는 분명한 신학적 목적이 있다고 보았는데, 이는 특별히 예수가 메시아임을 부각시키려는 목적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견해에 대한 상반된 주장에 따르면, 마태는 마가복음을 자료로 사용하여 그의 복음서를 구성하면서 유대인의 왕이스라엘의 왕이란 용어를 아무른 의미 없이 혼용해서 사용했다고 보았다.


이것은 두 용어가 마가복음 수난 사화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것은 마태가 수난 사화를 구성하는 과정에 마가복음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즉 마태는 단순히 마가의 자료를 인용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의미 없이 유대인의 왕이란 용어를 사용했을 뿐이지, 신학적인 의도를 목적으로 이방인들만 예수를 유대인의 왕으로 호칭하도록 설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동방 박사 경배 서사에는 태어날 아기 예수를 새로 난 유대인의 왕으로 불렸다고 묘사되어 있다. 마태는 마가복음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의미 없이 유대인의 왕이스라엘의 왕이라는 용어를 그의 복음서에 적용했을까? 이미 앞에서 주지한 바와 같이, 마태복음에 나타난 유대인의 왕은 모두 이방인에 의해서(2:2; 27:11, 29, 37) ‘이스라엘의 왕은 유대인에 의해서 불린 것은 사실이다(27:42).


이스라엘 백성을 구분하는 용어로 유대인이란 용어는 인종적 분류를 위해, 이스라엘이란 용어는 민족적 분류를 위해 사용된다. 대제사장, 서기관, 장로들도 예수를 이스라엘의 왕이라고 불렀다. 당시 기득권을 잡고 있던 종교 지도자들의 입장은 예수를 유대인의 왕으로 인정할 수 없었다.


이것은 당시 유대인들이 유대인의 왕이라는 명칭을 메시아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기 때문이다. 종교 지도자들이 예수가 메시아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려고 한 것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다(26:63).


반면에 이방인들은 예수를 지상에 임할 정치적인 왕으로 이해했다. 빌라도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수를 로마 황제가 가진 정치적 권한을 행하는 왕으로 불림 받지나 않을까를 주목했다. 그러나 동방 박사가 언급한 새로 난 유대인의 왕은 예수를 구원자로 보려는 신학적 의미가 함의되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마태에게 있어서 예수는 유대인의 왕인 헤롯 왕과 비교되는 새로운 천상의 왕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메시아적 왕이었다(1:21). 마태의 족보에 예수를 다윗의 자손으로 묘사한 것은 단순히 강력한 왕의 자손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그가 메시아적 왕임을 더욱 극대화 시킨 것이다.


더욱이 예수는 지상에서 사탄에 대항해서 승리한 메시아이지 이 세상을 통치할 왕은 아니다(4:8). 따라서 이러한 논쟁은 마태가 이스라엘의 왕유대인의 왕이란 용어를 신학적 목적에 따라 구분해 사용했음을 확연히 보여주는 증거다.


마지막으로 동방 박사가 구약 성경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유로, 그들이 이방인이었다는 견해가 있는데, Sim은 사도행전 8:9~24에 언급된 마술사 시몬을 예로 제시하며, 당시 사회에서 동방 박사 같은 점술가들은 모든 종교적 경전에 능통했다는 주장을 통해 그들이 이방인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리고 동방 박사는 정확하게 메시아 출생지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미 동방 박사 서사의 시작 부분에서 동방 박사가 메시아 출생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출생 지역도 알고 있었을 것임을 암시하는데(2:1), 마태는 동방 박사가 예수의 탄생 지역을 모르는 것처럼 문장의 흐름을 변경시켰다고 보았다.


더욱이 예수 출생 당시 팔레스타인에는 스불론 지역에도 베들레헴이라는 마을이 있었지만(19:15), 동방 박사는 별의 도움을 받아 그곳을 방문하지 않고 바로 유대 베들레헴을 방문한 것도 그들이 이방인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보려고 했다.


그러나 이 견해는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문제점이 야기된다. 동방 박사 경배 서사는 헤롯왕과 대화하는 동방 박사가 메시아 출생에 대한 구약의 예언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2:1). 더욱이 마태는 헤롯왕이 메시아 출생에 대한 비밀을 동방 박사에게 묻지 않고 유대 종교 지도자들에게 물었다고 묘사된 부분 역시 그들이 유대교와 구약 성서에 대한 지식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와 같은 상황은 동방 박사가 유대인이었는지 이방인이었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인종적 정체성을 명확하게 확정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동방 박사의 예수 경배 서사에 가미된 마태의 신학적 의도는 그들이 구약 성경에 예언된 메시아 출생 장소를 알지 못했음으로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으로 보여 진다.


신인철 교수

침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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