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로, 안디옥에 있는 지역교회가 바울과 바나바를 예루살렘에 보냈고(행 15:2~3), 예루살렘에 있는 지역교회가 사도들과 다른 지도자들과 함께 그들을 영접하였다(행 15:4).
둘째로, 바울 및 바나바와 예루살렘교회의 지도자들 간에 이방인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기 위해서 안디옥교회가 회의를 개최하도록 주도한 것 같다. 다른 말로 하면 사도들이나 다른 지도자들이 아니라 (안디옥) 교회가 주도하여 회의를 개최하도록 한 것이다.
셋째로, 사도들과 장로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지만 전체 교회(“온 무리”)가 논쟁에 귀를 기울여 “들었다”(행 15:12).
넷째로, 사도들과 장로들과 함께 전체 교회(“온 교회”)가 예루살렘 회의의 결정사항을 전달하기 위하여 “그 중에서 사람들을 택하여 바울과 바나바와 함께 안디옥으로 보내기로 결정하였다”(행 15:22). 이 때 택함받은 사람들은 바사바라 하는 유다와 실라였다.
다섯째, 편지는 안디옥과 수리아와 길리기아에 있는 교회들에게 전달되었다(행 15:23).
여섯째, 안디옥 교회(“무리”)가 그 편지를 받아서 “읽고 그 위로한 말을 기뻐하였다”(행 15:31).
예루살렘 회의의 과정에서 “많은 변론이 있기는 했지만”(행 15:7), 참석자들은 발언자들의 말에 경청을 하였고, 어떠한 위압적인 말이나 독선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 또한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 간에 어떠한 상하의 위계질서가 존재하지도 않았다.
5. 교회를 향한 바울 사도의 책망 (고린도전서 5:1~5)
고린도전서는 고린도에 있는 지역교회에 보낸 바울 사도의 첫 번째 편지이다. 그는 고린도교회 회중을 “너희”라고 지칭하면서 글을 썼다(고전 5:1, 2, 4).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교인들 중에 불신자들도 범하지 않는 심각한 음행(성적인 범죄)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교회가 그 범죄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하여 책망을 하였다.
아버지의 아내 즉 계모와 육체적인 관계를 맺은 자에 대하여, “너희가 오히려 교만하여져서 어찌하여 통한히 여기지 아니하고 그 일 행한 자를 너희 중에서 쫓아내지 아니하였느냐?”(고전 5:2)라고 신랄하게 비난하였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의 목회자들이나 평신도 지도자들을 향해서가 아니라, “너희” 즉 고린도교회의 회중을 향해 직무유기의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맥고만(J. W. MacGorman)은 “그것은 단순히 팔의 문제도 아니고 다리의 문제도 아니고 몸의 문제였던 것이고, 교회 회중 전체가 합심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였던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6. 다수결에 의한 결정(고후 2:5-7)
본문은 고린도교회의 어떤 교인이 심각한 죄를 범했는데(고린도전서 5장에서 언급한 범법자일 수도 있겠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벌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고후 2:6, “이러한 사람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벌 받은 것이 족하도다”). 영어성경에 의하면, “The punishment inflicted on him by the majority is sufficient for him”(NIV)이라고 되어 있다. 그에 대한 책벌의 부과가 실제로 회중의 투표에 의한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린도교회 회중의 다수결(by the majority)에 의한 것이었음을 암시해 주고 있다.
동시에 이제 그가 근신과 회개의 기간을 충분히 가졌으니 그를 용서하고 위로하고 다시 교회 공동체로 회복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바램을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회중에게 토로하고 있다(고후 2:7). 심각한 죄를 범한 교회회원에 대한 징계와 회복에 대한 결정이 지역교회 회중의 다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IV. 침례교 신앙의 특징들과 회중주의
회중주의 교회행정은 침례교인들이 강조해서 믿고 있는 신앙과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침례교 신앙의 특징들로 인해 침례교인들은 그리스도 중심적인 민주적 회중정치를 실천하는 것이다. 본장에서는 회중주의 정치와 관련이 있는 침례교 신앙의 특징들에 대해서 살펴본다.
1. 개인적인 종교와 영혼의 유능성(역량)
침례교회는 자유교회(Free Church)의 전통에 속하는 대표적인 교회이다.
여기서 “자유”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먼저 세속국가나 종교기관의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침례교인들은 교회란 어디까지나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 죄사함과 구원을 체험한 신자들의 영적인 공동체라고 믿는다. 유아세례를 관습적으로 행하고 있는 국가교회(State Church)나 시교회(City Church) 그리고 영역교회(Landeskirche)나 민족교회(Volkskirche) 등의 교회개념을 배격한다.
그리고 예수를 믿은 신자는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자발적으로(voluntarily) 자신이 소속하고 섬길 교회를 결정한다. 침례교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각자가 하나님께 “개인적으로” 접근한다고 믿는다(individual access to God).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어느 누구의 간섭이나 개입 없이 “직접적으로” 하나님을 만난다고 믿는다(direct access to God). 또한 예수님을 못박은 십자가가 세워진 땅은 평평했다고 생각하는데, 예수 믿은 신자는 누구나 “평등하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equal access to God).
김승진 교수
침신대 역사신학(교회사)
신학연구소소장
예사교회 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