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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아래서-5 자기 정체를 아는 지혜


()에 와서 처음 목회를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과연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에 대한 대답을 찾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군종장교로 임관해서 들어오기 전에도 나름 교회와 선교단체에서 인정받는 사역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역 영역이 불신자들인 군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예배에 참석하는 형제들도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은 군에 와서 처음 교회에 나와 본 것이었습니다.


예배 시간에 보면, 산고의 고통(?)을 느끼며 만들어낸 심혈을 기울인 설교에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눈앞에는 깜깜한 군인형제들의 머리만 보였습니다. 기가 막히게 단결된 모습으로 엎드러져 있었습니다. 간간이 섞여 있는 간부들과 가족들만이 고개를 들고 목사를 쳐다봐줬습니다. 그런데 그 가족들도 뭐 그렇게 은혜 받은 충만한 표정들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예의있게 목사를 대해줬습니다. 단지 아내만이 유일하게 당신 죽 쒔어요!”라고 모니터를 해줬습니다.


사실 저는 그 때 그 성도들에게 참 고마움을 지금도 느낍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어떤 때는 설교하고 있는 내가, 지금 무슨 설교를 하고 있는지를 모를 때가 있을 정도로 형편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그 성도들은 간혹 들을만한 설교를 하는 젊은 목사를 무던히도 기다려주고 격려해 줬던 것입니다.


다행한 것은 제가 예배 후 성도들과 인사나누기가 민망한 설교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어떻게든 성도들에게 뭔가 하나라도 은혜로 들려지는 설교를 하기 위해서 몸부림을 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세월이 지나 이제야 항상은 아니라 하더라도, 성령을 의지하면서 진솔한 묵상과 은혜를 나누는 안정적인 설교가 어느 정도 정착할 수가 있게 됐습니다.


간혹 보면, 자신의 수준을 눈치 채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마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적수를 만나보지 못했거나, 누군가 정직하게 평가해 준 적이 없었다거나, 천성적으로 유아독존적인 성격이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를 가졌든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발전이 없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지려도 하는 필요를 못느끼고, 더 나은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욕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떤 목사님께서 설교를 하고 나서, ‘이런 놀라운 설교를 하는 내가 너무 대견하다면서 흐뭇해하고 있는데, 설교를 들은 성도들은 도대체 목사님은 뭘 말씀하시는 거지?’ ‘좀 제대로 된 설교를 듣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아마도 좀 생각해볼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은혜 받을 놈은 다 받는다!” “은혜 받을 그릇이 안돼서 못받는 거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혹시 내가 성령님에 민감하지 못하고 성도들에게 들리는 설교를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주께서 맡기신 양떼를 먹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겸손한 돌아봄이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을 처음 믿을 때도, 자신이 죄인이라는 정체를 눈치 채고, 죄를 미워하고 슬퍼함으로 회개하지 않으면 구원에 이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2:17)라고 하신 것입니다. 30년쯤 전에 교회들에 막 복음성가가 확산되고 기타를 든 찬양인도자가 생겨나기 시작할 때 한 10년간 교회와 선교단체에서 찬양인도자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찬양인도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내심 지금도 안해서 그렇지 하기만 하면 누구보다도 잘할 자신이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1년쯤 전에 교회 찬양팀과 찬양인도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알았습니다.


저는 우수한 찬양인도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노래 부를 줄 아는 한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설교를 준비할 때 드는 부담과 시간의 배 이상을 투자해도 설교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없었습니다. 저의 정체는 설교자, 목회자입니다. 찬양인도자는 더 훌륭한 은사자들이 얼마든지 있음을 눈치 챘습니다.


이렇게 자기 정체를 알면, 내려놓음도 좀 쉬어지고, 교만한 자리에서도 좀 내려오기가 수월해지고, 또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도 보다 명확하게 볼 수가 있습니다. 이것도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가 아닐까요?


배동훈 목사

육본교회 신우담당 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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