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교학 이후에 나타난 현대설교의 동향과 과제-끝
(A Study of the Trends and the Tasks of Contemporary Preaching After the New Homiletics )
예수의 본을 따라 이 시대의 강해 설교자는 심오한 신학을 감동적인 이야기에 담아 참 이야기에 굶주려 있는 이 세상에 풀어놓아야 한다. 설교자가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로 이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 포스트모더니티의 청중은 그 이야기가 실어나르는 성서적 메시지와 직면하게 될 것이다.
3) 센스어필을 활용한 그림언어 사용
센스어필이란 구두적 메시지를 전함에 있어 청중의 감각 기능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청중으로 하여금 전달되는 메시지를 느끼고, 체감하며, 나아가 시각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통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제이 아담스(Jay Adams)는 센스어필을 설교 전달에서 외적인 자극 없이 오직 언어로 청중의 오관을 활용시키는 기교라고 설명하였다. 아담스는 탁월한 설교자 찰스 스펄전(Charles Spurgeon) 설교의 가장 큰 특징이 곧 센스어필 이었음을 밝히면서 현대 설교에서도 센스어필을 활용한 전달이 요청된다고 강조하였다.
센스어필은 원래 인간의 감각적 체험을 설명하는 데 쓰이는 심리학적 용어를 문학 용어로 전용한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의식 속에 떠오르는 감각적 지각의 대상을 센스어필이라 일컫는다. 그러나 문학에서 말하는 센스어필은 이런 심리적 현상과 구분된다. 문학적인 용어로서의 센스어필은 의식 속에 떠오르는 감각적 지각의 대상 그 자체가 아니라 감각적 대상을 환기시키는 언어인 것이다. 이렇게 감각적 대상을 환기시키는 언어는 비유적 언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센스어필 활용에서 설교자는 직접적인 호소, 질문, 시어 사용, 상상력 발휘, 서술적 묘사 등의 생동감 있는 언어의 표현 기법을 통하여 청중의 감각에 호소하여 자신의 설교에 청중을 참여시킨다. 이와 연관하여 설교학자 브라이언 채플(Bryan Chapell)은 청중에게 지평을 보여주고, 그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며, 의지를 불러일으키라고 설교자들을 도전한다.
센스어필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말은 “그림언어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설교자가 여전히 구두적으로 말씀을 선포하면서 직유, 은유, 비유, 그 외 시적이며 풍부한 형용사적 표현 등을 통하여 청중의 머릿속에 설교의 개념을 형상화, 곧 그림을 그리도록 이끌어가는 것이다. 스펄전은 그의 탁월한 언어 구사력과 함께 의식적으로 청중을 향하여 그림 언어를 활용하여 설교하였다. 스펄전은 사람이 마음의 눈을 가지고 언어의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실제로 스펄전은 청중이 모든 감각을 다 사용하도록 감각 호소적 설교를 시도했다. 다음은 그 한 예이다: “그러나 여기를 보십시오…십자가에 달려 있는 저 분을 당신은 보는가요? 그의 가슴 위로 고요히 떨어지는 그의 고통스러운 머리를 바라봅니까? 죄인이여! 당신은 그의 머리가 죽음 속에 매달려 숙여져 있는 것을 목격합니까? 창으로 꿰뚫린 부분과 십자가에서 내려진 시체를 봅니까? 오! 그대여, 이곳으로 오십시오!”
센스어필은 멀티미디어시대의 문화에 젖어 영상을 선호하는 이 시대의 청중에게 진리의 말씀을 실어나르는 도구로서 설교자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과제이다. 센스어필은 이 방면에서 설교자가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함으로 주어지는 결과이다.
센스어필을 형성하는 인지력, 상상력, 묘사력은 풍부한 독서가 뒷받침될 때, 얻을 수 있다. 특히 설교자의 풍부한 문학적 표현은 다양한 독서와, 그것을 종합하여 하나의 메시지화 하는 상상력, 그리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구사력에 의해 나타난다. 센스어필을 통한 설교사역이 좋은 결실을 거두려면 무엇보다도 설교자의 의식적인 연습과 훈련이 요청된다.
나가는 말
2013년 4월 27일에 있었던 한국복음주의신학회 분과 설교학회의 주제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설교의 위기”였다.
주제 강연 연사로 나선 이동원 목사는, 한국교회는 오늘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흔들리고 있음과 그 위기 속에서 한국교회가 놓치지 말 것은 강단의 위기임을 먼저 기억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주제 발표에 나선 합신대의 정창균 교수는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교회가 어두워진 것이고, 교회가 어두워진 가장 심각한 원인은 강단에 있다고 말하면서 강단의 변질된 책임의 핵심에는 설교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진단은 한국교회의 변화를 요청하는 이 시대 복음주의 설교학자들의 자성의 외침이었으며 그 변화의 시작은 강단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다.
설교의 모든 문제는 설교자에게서 기인한다. 설교의 인본주의화는 지고한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없이 선포하기보다는 청중의 체감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설교자가 소위 “은혜스러운 설교”를 표방함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한국교회 설교는 석의가 약하다”는 지적은 결국 설교가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의 정확한 의미와 뜻을 전하기보다는 본문을 이탈하는 한이 있더라도 “은혜”를 주어야 한다는 설교자의 목적이 앞서기 때문이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이다. 신학적으로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구두적으로 선포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관점은 이미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이 동일한 뜻과 의미를 잃지 않고 이 시대에 다시금 선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진정한 말씀의 의미가 왜곡되는 곳에서 훌륭한 전달 방식은 논의할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설교자는 말씀의 전령자이다. 전령자는 부여 받은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사명이다. 설교자의 정체성은 주어진 설교 본문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말씀 안에 녹아있는 하나님의 마음을 찾아서 이 시대의 청중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에 있다. 설교자는 먼저 정확한 메시지를 확보하고 나아가 그것을 전달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추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 시대의 가장 효율적인 설교전달법은 어는 특정한 방식이나 주장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방식이 요청된다.
문상기 교수 / 침신대 신학과(설교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