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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영 목사의 군선교 이야기-12

병영 체험 수기

유지영 목사의 군선교 이야기-12

병영 체험 수기

6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병영 체험 수기> 당선자들 중에서 잊혀 지지 않는 감동적인 병사가 있어 소개할까 한다. 당시의 넘치는 은혜의 흔적이 아직도 진한 감동으로 남아 있다.

어느 날 군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한 병사의 눈에는 피가 많이 흐르고 있었다. 작업 중에 드라이버가 한 쪽 눈에 박히는 끔찍한 중상을 입은 채였다.

큰 병원을 오가며 여러 차례의 수술과 장기 입원 치료를 받는 가운데 본 교회에서 신앙의 힘으로 위기와 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 속에서 주님의 심정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병사의 입장에서는 군에서 갑자기 당한 사고에 평생 장애가 될 만한 처지를 두고 비관하며 원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사고와 믿음으로 승리하여 바라보는 이들에게 큰 은혜와 도전을 주었다. 해당 병사의 체험 수기문 중 일부를 여기에 소개하기로 하겠다.

군에 입대하여 훈련소에서 두려움과 간식 때문에 처음으로 교회에 나왔고, 자대배치 후에 군생활의 고달픔 때문에 위로를 얻기 위해 군인 교회에 나와 그럭저럭 적응해 나가는 어느 날 그의 고난은 시작되었다.

자대생활이 이제 무르익을 즈음 난 교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중에 악기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선임에게 피아노를 배우면서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가 있었고, 내 피아노 선율에 따라 성가대원들이 합창을 하는 경험을 해보니 그 기쁨은 배가되고 신앙에 대한 자긍심이 생겼다. 그렇게 교회를 다닌 지 1년이 되었고, 자대생활도 이제 고난이 다 지나가고 즐겁다고 느껴질 때 또 한 번의 고난이 고개를 내밀었다. 바로 내 눈을 심하게 다친 것이다. 월하작업의 일환으로 방충망의 피스를 긴 일자 드라이버로 뜨고 있었는데 과도하게 힘을 준 탓에 드라이버가 내 눈으로 튕겨 오른 쪽 눈알을 찌르면서 푹 꽂혀버린 것이다. 불안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한 상황, 그리고 끔찍한 상황의 주인공이 나라는 것이 살까지 뚫고 들어온지라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흡사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처럼. 순간 나는 내 눈에 박혀진 드라이버를 자신도 모르게 확 뽑아 버렸다. 아마 그 당시에는 눈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공포감에 몸서리를 치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 와중에서도 이 장애를 안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런 눈으로 결혼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란 별의별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바로 군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상태가 심해서 더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하였으며,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고 앞이 캄캄해 지는 절망 속에 처하게 되었다. 수술하기 전에 실명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다. ‘하나님! 지금 당하고 있는 이 고난에는 하나님의 귀한 뜻이 있는 줄로 믿습니다. 전화위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간증거리가 되게 하시고 극복할 수 있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소서!’ 기도하면서 수술대에 오르니 말씀 한 구절이 떠올랐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46: 1). 아멘 아멘 하면서 피난처 되시는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기었다. 마취로 인한 몽롱한 의식 속에서도 하나님이 날 건져 주시고 구원해 주실 것이란 확신이 생기었다.

수술 후에 드라이버 7가량이 눈에 박혔고, 그로인해 8가량이 찢어졌으며, 망막에는 구멍이 크게 나서 회복되긴 힘들 것 같다.’란 의사의 소리를 듣게 되었는데도 내 마음엔 실망감보다는 감사의 기도가 올려지고 있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의사는 회복되기 힘들다고 하지만, 부활의 하나님은 꼭 회복시켜 주실 줄로 믿습니다.

설사 회복이 힘들다 해도 남은 한쪽 눈이 살아 있으니 그 눈으로 하나님을 위해 살겠습니다.’

그렇게 수술을 마치고 민간병원에서 국군춘천병원으로 옮겨진 후 회복을 위한 본격적인 병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병실을 돌며 반갑게 대해주는 군종병의 안내로 교회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서 내 인생에 닥친 고난과 환란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예배시간 시간마다 선포되는 말씀은 내게 큰 위로와 용기와 희망을 갖게 하였고, 하나님을 향한 신앙과 믿음이 더욱 깊어져갔다.

말씀과 기도로, 사랑으로 돌봐주시는 목사님 자체가 내게 있어서 축복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 주셨다고.. 그 이후로 제단에서 매일같이 기도의 단을 쌓으며 예배와 성경공부를 통해서 내 자신이 정말 놀랍게 변화되어 갔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의 터널에서 작은 등불이 되시어 그 칠흑 같은 어둠속의 희망이 되어 주셨기에 지금의 제가 존재합니다. 이 가치를 넘어서 제 삶을 더 의미있게 가꾸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저와 같이 예기치 못한 불행을 당하여 고통해하는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주님의 사랑으로 찾아가겠습니다. 할렐루야!”

군생활 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하는 환경 속에서 갑작스런 사고로 실명의 위기를 맞이한 형제가 신앙의 힘으로 엄청난 시련을 극복하고 승리한 간증 수기이다.

그런 위기에서도 군교회에서 배운 피아노로 예배 반주를 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이 형제를 하나님이 기억하시고 온전한 치유와 회복을 허락하셨다. 전역 후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직장의 팀장이 되어 멋진 애인과 함께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온전해진 그 형제의 모습을 보니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민간교회에서는 할 수 없는 이러한 사역을 군교회가 감당함으로써 고난을 당한 장병들을 회복시켜 국방의 의무에 전념케 하는 헌신이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군인 교회이다.

유지영 목사 / 국군춘천병원 새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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