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한호 교수의 목회와 상식’- 58
자살(自殺)에 대하여
-바울과 요한의 반증-
이원론에 대한 바울의 반증
그리스 철학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을 받아, 실재(實在)에는 등급이 있는데, 최고 등급은 영(sprit)이며 최하 등급은 물질(matter) 또는 진료(material)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가르침은 동양철학에서의 공부자(孔夫子)의 가르침처럼 서양의 지식인을 지배하는 사상이 되었다.
물질을 경시하는 이와 같은 사상에 대해 바울은 골로새 교회에 보낸 서신에서, “누가 철학과 헛된 속임수로 너희를 사로잡을까 주의하라 이것은 사람의 전통과 세상의 초등학문을 따름이요 그리스도를 따름이 아니니라”하고 분명하게 경고했다(골2:8). 바울은 이어서, 물질을, “한 때 쓰이고는 없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붙잡지도 말고 맛보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는 가르침이 곧 “사람의 가르침과 명령”이요 세상의 초등학문이라고 지적했다(골2:20~22).
신학과 철학이 분리되지 않았던 어거스틴 이전 시대(5BC)의 지식인들이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면서부터 바울이 경고한 “이 철학과 헛된 속임수”가 심각한 신학적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여러 번 언급한 바와 같이, 물질은 악신의 피조물이라는 초등학문에 물든 개종 철학자들은 온전한 로고스이신 예수께서 어떻게 물질인 육체를 입고 인간이 되실 수 있겠느냐 하는 근본적 문제에 봉착했다.
성육신 부정에 대한 요한의 반증
이와 같은 사상에 물든 개종한 지식인들은 성육신(成肉身) 교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구 끝에, 그들이 찾은 해결책은 가현설(假現說)과 양자설(養子說)로 알려진 사이비 그리스도론이었다. 가현설은 예수께서는 온전한 신인(神人)이 아니라, 단지 육체라는 가면을 쓰고 인간 세상에 나타나셨다는 주장이며; 양자설은 하나님께서 인간 예수를 양자로 삼아서 그에게 능력과 사명을 주어 인간구원의 대 역사를 수행하게 하셨다는 주장이다. 가현설은 예수의 인성을 부정하고 양자설은 예수의 신성을 부정한다.
물질을 경시하는 이 사상은 하나님의 창조와 물질세계에 대한 섭리를 부정해서 금욕주의와 염세주의를 불러와 자살의 직접적 촉매가 되더니 마침내 예수의 성육신까지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이 주장에 대하여 사도 요한은, “미혹하는 자가 세상에 많이 나왔나니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심을 부인하는 자라 이런 자가 미혹하는 자요 적그리스도니” 하고 단호하게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