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도로 사용하는 고린도후서(13:13) 본문은, 알다시피 바울이 서신
을 끝맺으면서 고린도교회 신자들에게 복과 평안을 기원한 말이다.
이것은 동사가 사용되지 않은 기원문으로서 직역하면“함께 하시기
를”이다. 이 축도본문에서 바울은 아무에게 아무 것도 강권하거나 명
령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 본문으로 축도하는 목사들 중에는 마지막
을‘지어다’하고 명령(지시)조로 끝맺는 이들이 종종 있다.
그것은 아마 우리말성경에“있을 지어다”로 쓰여 있기 때문일 것이
다. 그러나 보는 바와 같이 성경에는‘있을 지어다’가 본문보다 작은
글자로 인쇄 되어있다. 이렇게 작은 글자로 인쇄된 낱말이나 짧은 구절
은 원문에 없는 것을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첨가한 것인데(창21:33
‘아브라함,’요6:62‘ 어떻게 하겠느냐,’고후13:11‘ 말하노니,’갈1:4
‘대속하기’등), ?개역한글판?성경을 개정하면서 고치지 않고 보존했
기 때문에‘있을 지어다’로 남아 있는 것이다.
축도는“, 예수그리스도의은혜와하나님의사랑과성령의교통하심
이”[고린도교회] 성도들과 함께 하시기를 구하는 것이므로 목사는 하
나님 편에 서서 명령조로“함께 하실 지어다”하며 선포하거나 지시할
것이 아니라; 인간 편에서“함께 하시기를 축원 합니다”하든지, 또는
우리 문법에 맞게 ”함께 있어(하실) 지이다”하고 빌어야 한다.
‘지이다’는‘아, 어’아래에 쓰여서“병이 나아지이다,”“편안히 쉬
어지이다”등 무엇이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는 동사나
형용사어미이다(이희승)“. 있어지이다”가문법으로맞는표현이라해
도 잘 사용하지 않아서 어색하게 느껴진다면“함께 계실 지이다”하든
지, 그마저 어색하게 느껴지면,“ 함께 계시기를 축원 합니다[하나이
다]”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구교에서는 미사제사(예배) 집전자가 인간인 사제가 아니라, 사제의
몸을 빌려 임하신 성자 예수이기 때문에 사제는 죄 사함과 강복(降福)
을 선포할 수 있다.
즉, 사제(예수)가 미사 집전을 위해 입당할 때 먼저 성물안치소(기도
실 위치)로 들어가는 것은 성령 잉태를 상징하며, 거기서 나오는 것은
탄생을, 그리고 강대상 앞에 서서 잠시 침묵하는 것은 30년 동안의 자
연인의 삶을 의미하며, 미사 중에 움직이는 동작 하나하나는 모두 탄생
부터 죽음까지 자신의 생애 중에 일어난 사건들을 스스로 재연하는 것
이다.
이와 같이 구교에서는 미사제사에 예수께서 직접 오셔서 자신의 대
속적 생애를 재연하시면서 죄 사함과 샬롬을 선포하신다고 믿는다. 그
러나 신교에서는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인 목사가, 제사가 아닌 예배를
인도하므로 목사는 겸손한 언어를 사용해야한다. 또한, 삼위(三位) 하
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교통하심을 구하면서‘지어다’하고 지시하는
것은 더욱 마땅치 않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