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부모의 말, 자녀가 배운다

“아빠 혼자 맛있는 것 처먹으려고 교회 가는 거지?”
주일 아침 주일학교 교사 일로 교회로 출발하려는 아빠를 향하여 뒤에서 던져진 9살짜리 막내 아들의 한마디.
이 말은 필자가 인도하고 있는 어느 부부 워크숍 팀 모임에서 터져 나온 한 아빠의 울음 섞인 한(?)맺힌 고발이었다. 왜 그랬을까? 아들은 왜 아무렇지도 않게 그 못된 말을 서슴없이 아빠에게 내 뱉었을까?  자신이 하는 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아빠가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빠의 감정이 몹시 상하게 되고 화낼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그랬을까?


함께 했던 다른 부부들도 무엇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그 부부에게 주의를 집중했다. 사랑하는 아들로부터 들어서는 안될 말을 들었다는 사실 때문에 이 아빠의 얼굴은 잔뜩 분노에 차 있었고 옆에 앉아 있던 아내는 변명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의 고백에 의하면 남편은 일요일에도 집에 있는 날이 없는 남편이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교회에서 아예 살다시피 하는 남편이었다. 실제로 남편은 주일아침 7시쯤 일어나서 주일학교 공과를 준비하고 급히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서둘러 교회에 간다. 주일학교 예배와 공과를 마치면 바로 성가대 연습, 그리고 장년부 예배, 그리고 교회 식당에서의 식사 후 성가대 연습과 이어지는 오후 성경공부, 남전도회 임원으로 각종 회의 및 행사 참여, 그리고 교회에서 저녁식사 후 저녁예배.


목사인 필자가 생각해 봐도 이것은 아닌데 싶다. 결국 함께 교회에 출석하던 아내는 아예 교회에 발을 끊은 지 몇 년 되었고 아이들마저 교회에 보내지 않고 있었다.
교회 일에 열심인 남편과, 그 남편으로 인해 교회 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아내. 그 이후교회생활로 인한 부부 갈등은 참으로 치열했다.
그 동안 아내는 교회밖에 모르는 남편을 자녀들 앞에서 무자비하게 비판했다. 많은 험담과 불평으로 말미암아 가정에서의 남편의 권위는 이미 상실된 지 오래였다. 남편 역시 아내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험담을 듣고 무시당하고 있다는 감정 때문에 억제하지 못하고 아내를 구타하기도 했다.


이 날은 정해진 학습을 진행하지 못하고 이 부부 문제로 4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른 부부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며 문제해결을 위해 진행하던 중 서러움과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 아내는 그만 울면서 밖으로 뛰쳐나갔고 다른 아내가 따라 나갔지만 모임에 다시 데리고 들어오는 일에는 실패했다.(그 다음 모임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비록 아내는 모임을 이탈했지만 충분히 토의를 하고 난 후에 남편에게만 두 가지 과제를 주었다. 

 
첫째는 담임목사님과 의논하여 1인 1사역만 하도록 할 것. 
둘째는 주일에는 한 시간만이라도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꼭 가질 것(산책, 외식, 운동, 독서 등). 그리고 그 다음 주에는 아내에게 과제를 주었다.
첫째,  어떤 일이 있어도 자녀들 앞에서 남편 흉보지 말 것, 
둘째,  이틀에 한 번 자녀들 앞에서 남편을 칭찬할 것.
그리고 결과를 다음 모임에 보고할 것.(그 후 숙제를 성실하게 해 와서 자신들도 이렇게 금방 좋아질 줄 몰랐다고 하는 간증을 들을 수 있었다)
왜 남편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악착같이 최선을 다하면서 가정에 대해서는 그렇게 무심할까?  직장을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는 그렇게 열심히 헌신하고 애쓰면서 왜 가정을 위한 시간과 노력에는 그렇게 인색할까? 왜 일까?


원인이야 여러 가지이겠지만 그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가정에 대한 의무나 책임에 대한 사명감 결여 때문이다. 가정이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졌다는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다.
우리 모든 남편들이여! 제발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정의 가장으로, 보호자로, 울타리로 나를 세우셨음을 잊지 말자. 나의 아내와 자녀들의 안녕과 행복이 하나님께로부터 내게 주어졌다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말자. 내가 그들을 보호하고 사랑하고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졌다는 사실을 좀 믿자. 그래서 아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남편으로부터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에 관심 좀 갖자. 잘 모른다면 아내에게 물어서라도 알고 살자.


또한 자녀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아빠로부터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대화를 통해서 들어보자. 아내가 원하는 것은 남편의 자상한 배려임을 아는가?
심한 일 중독에 걸려있고,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에 메말라 있는 남자들이여!  제발 가족으로부터의 인정을 소중히 여기라! 나의 아내는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을 목말라 하고 있다.  밖에서 백 번 인정받아도 아내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 실패자요, 위선자요, 불 신앙자임을 알아야 한다.
목사든, 장로든, 집사든, 信, 不信에 관계없이 가정에서의 삶이 바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임을 알아야 한다. 교회에서는 가면이 통하지만 집에서는 가면이 통하지 않는다. 자신의 진짜 모습은 가정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고로 신앙의 첫 열매는 가정에서 맺어져야 하는 것이다.


또 아내들에게 말한다.
유대인 가정의 아내들은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결코 남편이 앉는 자리에 앉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하나님께서 남편을 우리 가정의 머리로 세우셨다는 사실과 남편의 권위를 아내가 자녀들에게 몸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참으로 지혜로운 아내들이다. 한 가정의 父權이 상실되면 그 가정의 자식농사는 망쳐지고 만다.


아무리 못났어도 남편은 아내하기 나름이다. 바보 온달도 지혜로운 아내(평강공주)를 만남으로 씩씩한 장군이 되지 않았는가? 역사를 보라. 인류에 공헌한 남자들 뒤에는 언제나 지혜로운 여인이 숨어있다. 
하나님은 아내를 남편의 돕는 배필로 지으셨다. 돕는 배필이 되어보자. 남편의 부족한 점을 말없이 묵묵히 아내가 채워드려 보자. 그리고 이제는 자녀들 앞에서 남편 비난하는 일을 스톱하자. 그것은 자살 행위와 다름없다. 오히려 남편을 인정하고 칭찬해 드리고 자녀들 앞에서 남편을 자랑해 보자. 남편은 죽을둥 살둥 아내만을 위해 사는 남자가 될 것이다.


어느 아내는 아들이 아빠의 불만을 털어놓으니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 왜 엄마 남편을 흉보니? 엄마는 엄마의 남자를 흉보는 사람 제일 싫어하니까 앞으로 내 앞에서는 내 남자 흉보지 말아라!”고 했다고 한다. 
얼마나 사랑스런 아내인가? 그런 아내를 사랑하지 않을 남자가 이 세상에 어디에 있겠는가?  있다면 실로 그 남자는 별종일 것이다. 본래 남자는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존재이기에 자존심을 먹고사는 존재이다. 아내들이여! 남편의 자존심을 충족시켜 드리라. 분명 믿건대 남편은 나밖에 모르는 남자가 되어질 것이다.


이희범 목사 / 지구촌가정훈련원



배너

총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