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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나무 막대기

한명국 목사의 회상록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1:18)

해방이 되고 요사이는 야소교라는 서양종교가 극성을 부린다고 하는데 너희들 지붕 모서리나 종각대 꼭대기에 십자가 막대기 달아놓은 교회당에 가지말라!”고 배 선생은 성난 목소리로 크게 말했다. 배 선생은 지금 명선교회 배성태 목사의 할아버지로 생각된다. 듣고 있던 국민학생들은 소곤소곤 거렸는데 누군가가 예배당에 나가는 학생이 있었던 것이다.


당시 나는 부친의 가르침 따라 공자를 제일 높은 분으로 믿었다가 어머니를 따라 절간에 가서 큰 부처상외에 칠성단에까지 28번의 절을 하고 절에 팔린 불자가 됐다고 으스대는 때였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친구들이 여기에 예수쟁이가 있으니 그냥 둘 수 없다고 나뭇가지를 찍어서 두들겨 패니 박만규 학생은 산 숲으로 뛰어올라 사라졌다. 그런데 그 때 처음으로 야소교와 십자가 나무 막대기란 말을 들었고 그 후 다른 동리를 지나다 보면 나무 막대기 십자가를 달아놓은 집을 보게 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 10세쯤 되었을 때까지 공부에 취미를 못 붙이고 있었다. 여름에는 수영과 다이빙, 우럭잡이, 봄과 가을에는 산에 올라 과일, 뽈두, 딸기, 머루, 다래, 마구막 등 따먹기로, 겨울에는 스키를 타느라 공부를 멀리해서 1학년 통지표는 2등이었는데, 그것은 꼴찌에서 2등을 한 것이었다. 그래도 공부는 안하고 만화책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하루는 사촌이 만화책을 갖다 주었다. 제목이 예수 그리스도였다. 나는 엄마 따라 절에 나가는 불자인데 만화책이니깐 공자, 석가모니의 만화책에 이어 상관없이 재미있게 보았다.


그런데 이 예수님께서 그렇게 좋은 말씀도 하고, 병자도 고쳐주시고, 귀신도 쫓아내시고, 음식도 먹여주시고, 심지어 죽은 사람까지도 살려내신 죄없고 선한 예수님께서 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는가? 십자가에 달려 고개를 떨어뜨리고 피를 흘리며 죽는 그 그림이 너무도 애처롭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그때를 생각해 보면, 나의 마음과 영혼 깊숙이 신비로운 인침으로 다가왔음을 느꼈다. 지금도 그 모습이 가끔 선명하게 떠오른다. 아마도 십자가의 은총이 닿았던 것 같았다. 신앙생활 62년 목회 50년을 돌아보니 어느 하나라도 십자가의 은혜가 아닌 것이 없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떠한 시련과 연단과 징계로서의 고난과 고통과 견디기 어려운 십자가에 직면하더라도, 태산과 같은 믿음으로 오히려 도전하고 극복하도록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시고 영광으로 인도하심을 믿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갓 털 깎인 양에게 바람을 조절하신다. 할렐루야!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2:20)


예수님께서는 자기를 따르는 제자로서 십자가를 지는 의무를 말씀하셨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16:24, 8:34, 9:23) 베드로 사도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십자가 고난의 발자취를 따르도록 권면했다.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입었으니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벧전2:21)


바울사도도 십자가를 알고 자랑하고 승리할 것을 말씀했다.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전2:2) “정사와 권세를 벗어 버려 밝히 드러내시고 십자가로 승리하셨느니라”(2:15) 바울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구속외에는 속죄와 구원이 없는 것을 아는 고로 우리도 어떠한 치욕, 멸시, 고난과 고통이 오도라도 십자가의 수난에 참여하므로 그리스도의 고귀한 형상을 이루기 위해 인고하여 내 몫에 태인 십자가를 잘 지므로 승리와 정복과 영광을 그리스도의 부활과 함께 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십자가를 제쳐두고 부활만을 강조하는가 하면 잘못 비약해서 하나님의 부활이라는 말을 들었다. 내평생 중학교 1학년 195483일 교회에 나간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62년간 신앙생활을 하면서 처음 들어본 말이다. 구원에는 앞면이 회개이면 뒷면이 믿음으로 회개와 믿음으로 구원의 양면이 있듯이 복음은 예수님의 탄생예연, 동정녀 탄생, 사역과 교훈, 십자가의 죽으심, 부활, 승천, 재림 및 영원한 통치로 들어왔고 읽고 깨달았는데 복음의 핵심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로 이것도 어느 하나를 빼거나 지나친 강조는 양면성과 평형성을 잃는 것이라 본다.


예수님은 일찍 섬기러 오시되 목숨까지 주려 오심을 말씀하셨고(20:28, 10:45, 12:24) 많은 고난을 받아 죽임을 당하시고 살아나실 것을 예언하신대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삼일만에 다시 살아나셨다(16:21, 8:31, 9:22).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과 그가 세우신(16:18)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셨다”(5:25) 교회는 또한 십자가 아래에서 그리스도의 고난을 지고 감수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로 사신 교회이고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시는 유기체인 이상(1:18, 고전12:27) 그리스도의 고난에 함께 참여하고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성장해야 하고, 성도의 교제 역시 그리스도안에서 교제인데 (요일1:3) 서로 함께 나누며 십자가의 고난을 나눠 짊어지고 그리스도의 뜻을 이루며 교회의 참된 사귐인 십자가를 통해서 함께 감수해야 한다.(10:38, 16:24)


종각대 꼭대기의 십자가, 나무 막대기 십자가를 생각하며 골고다 동산에 십자가에서 나의 죄와 허물을 대신 짊어지고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할 때 십자가 배지만 달고 십자가를 안지는 기복신앙에서 일깨워 기쁨으로 함께 십자가를 지는 구레네 시몬을 닮아가야 하리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8:28)


/ 한명국 목사 BWA전 부총재 예사랑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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