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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때 그 교회의 교인이었기를!

권혁봉 목사의 “하늘 붓 가는대로”-60

6·25전쟁이 3년을 끌고 마침 휴전이 된 1950년도 중후반 시절, 나는 그때 중학생시절을 보냈다. 극심한 가난과 혼란스러운 정국이었다. 나의 용궁침례교 모교회만 해도 3개월간 인민군의 임시 지휘소로 징용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3년 전쟁을 치르고 휴전이 된 그땐 목회자가 귀했다. 한 목회자님이 두 교회를 담임할 수 밖에 없었다. 한 목회자님이 오전엔 이곳 교회에서 예배인도하고, 오후에는 저곳 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하는데 그때 교통수단은 자전거가 유일했다. 만약 비라도 와서 강물이 넘치면 교량이 없는 시절이라 목회자는 한곳 예배만 인도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모교회만 해도 목회자님이 못 올 때가 많았다. 그때 목회자님이라 해도 학문을 겸비한 것이 아니라 일찍 예수를 믿고 오직 성경과 믿음 그리고 사명 하나로 원시목회를 했었다. 그나마 목회자님이 못 오실 경우 대체 안은 무엇인가? 전화도 없는 시절이라 오고 못 오고 간에 통소식이 없다. 예배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목화지가 저곳에서 이곳에 도착 안하면 그냥 못 오시는 가 보다 하고 그때 나이 드신 집사님이 날 보고 혁봉아, 네가 오늘 말씀증참(證參)해라하신다. 즉 설교하라는 것인데 그땐 설교를 말씀증참이라고 했었다.

나는 즉각 강단에 서서 복음찬미 몇 장 부르고 말씀 증참하는데 탕자의 비유나 12년 혈루증 앓은 여인의 병 고침. 그리고 십자가의 보혈 피 이야기를 했다. 보혈에다가 피를 덧붙여 보혈 피라 통용했었다. 모두 말씀 증참이 좋았다고 칭찬. 나 외에 두 집사님이 고정적으로 말씀증참의 책임이 있었다. 두 교회 담임목사님이 여러 연고로 못 올 때가 비일비재하니까 그랬던 것 같다.


그 중 한 집사님의 설교를 소개해 본다. 이 집사의 18번 말씀증참은 일년내내 인지위덕(忍之爲德)이다. 참는 게 복이 있다는 것이다. 내용인즉 두 자매가 살다가 동생 여인이 10년 만에 중이 되어 집에 와서 언니와 함께 밤을 지냈다. 언니 신은 여자 고무신이고 중 동생 신은 남자 백고무신인데 이 신들이 나란히 문밖에 놓여 있었더라는 것. 마침 멀리 품팔이 갔다가 돌아온 언니의 남편, 그러니까 중 여인의 형부가 이 두 신발을 보니 자기부인이 외간 남자와 불륜행위를 하는 것이 틀림없구나 하고 부엌에 가서 칼을 가져다가 남녀를 찔러 죽이려 했는데 전에 배워두었던 忍之爲德이 생각이 났던 것이다. , 참는 것이 덕이 된다더라하고 칼을 버리고 문을 활짝 여니 외간 남자가 아니라 중 처제였더라는 것. 만약 무조건 찔러 죽였더라면 어쩔번 했느냐. 고로 참는 게 복이 된다고. 이게 이 집사의 설교였다


이 레파토리를 수없이 듣고 듣곤 했건만 교인들은 아멘 감사해요 은혜가 충만했다는 말을 남기며 예배당을 떠났던 그때 그 교회는 그러했었는데도 그래도 내가 그 교회를 마다하지 않고 교인으로 내가 그 시절을 보냈었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지 않았나 싶은 것이다. 만약 교회가 하는 것이 시들해서 내가 그 교회를 떠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청소년시절 교회생활 하다가 떠난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불신자로 전락한 경우 허다하다. 지금 나는 목사로 여생을 마치는 중인데 그래도 그때 그 교회의 교인이었기를 천만 다행한 하나님의 축복이 아니고 뭔가. 그러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출석 하자. 교회를 떠나지 말자고. 아무리 가물어도 뿌리를 옮기지 말고 견디다보면 단비를 맞을 때가 있겠고 그때 나무노릇을 당당히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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