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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말하는 출산과 양육, 그리고 교회가 도울 수 있는 방안

결혼예비학교에서 “결혼의 사명”을 강의하다 보면 출산 문제가 등장한다. 가정사역자로서, 목사로서 다산(多産)이 하나님의 뜻임을 강조하다 보면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때가 종종 있다. 자녀를 키우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자녀를 출산해 양육하는 일에는 부모가 개인적으로, 경제적으로 희생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항변한다. 그러면서 국가가 아이를 낳아서 양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주면 자녀를 둘도, 셋도 낳아 양육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젊은이들이 이제는 사회적 상황이 자녀를 양육하기에 벅찬 시대가 됐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그것은 우리들의 또 다른 욕심과 허영의 목소리가 아닐까?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


불과 반세기 전의 우리 부모 세대는 개인적 여건이나 사회적 상황이 지금보다 결코 낫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부모 세대는 하루 한 끼 먹기도 힘든 가난과 역경 속에서도, 자녀를 많이 낳았다. 필자 역시 7남매 중의 막내로 태어나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그 당시 많은 자녀들이 비록 배고프고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그 자녀들이 자라서 현재의 대한민국을 건설해 놓았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류가 시작하는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은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에게 “생육하고 번성해 땅에 충만하라”(창1:26)고 명령하셨음을 기억해야 한다.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 그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최초의 문화 명령이었고 인류가 지켜야 할 보편적 절대 가치이다. 그리고 이 명령은 시대를 초월해서 교회가 순종해야 할 하나님의 명령이다. 바로 인류 보존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 때문이다.


만일 국가가 자녀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면 자녀를 낳고 그렇지 못할 경우 자녀 출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또 하나의 불순종임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국가가 시스템화해 주면 순종하고 국가가 시스템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말씀에 순종하지 않겠다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가야 할 성도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상황이나 여건에 관계없이 순종해야만 한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태도이다.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코란을 정경으로 하는 이슬람은 국가를 초월해서 거의 모든 가정들마다 지금도 10명 안팎으로 자녀를 낳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아마도 지구촌은 얼마가지 않아 이슬람화 될 공산이 크다.


성경은 부모가 되면 자녀의 출산과 양육에 메이고 구속되어 불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녀는 부모의 큰 축복으로 말씀한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이것이 그의 화살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그들이 성문에서 그들의 원수와 담판할 때에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로다”(시편127:3~5)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네 집 안방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 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시편128:1~3)
 
그러나 이러한 성경의 축복과는 달리 그간 역대 정부는 출산 휴가 제도와 출산 장려 정책에 지난 10년간 108조 원에 이르는 예산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이 기간 출생아 수는 오히려 10만명이나 줄면서 실효성 없이 구호에만 그친 대표적 실패 정책이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 6300명으로, 100만명 이하로 한 번도 내려오지 않았던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했다. 저출산과 혼인율 저하로 인한 인구 절벽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출산율 1.19명으로 OECD 국가에서 꼴찌일뿐 아니라 전 세계 225개국 중 220위로 최하위에 속한다. 이 출산율 저하는 교회 성장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 숫자만 해도 10년 전보다 40% 가량 줄었다고 한다. 인구 절벽 문제가 교회의 미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예배당과 성도 수 감소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대한민국 청년들은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에 이어,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 세대’란 말이 등장하더니, 이제는 ‘꿈과 희망’까지 포기해 버린 ‘7포 세대’까지, 현 세대를 반영하는 슬픈 신조어들이 등장했다. 저출산 문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결혼 시기가 점차 늦어지고, 심지어 결혼 후에도 육아 비용 부담과 자녀의 교육 문제 등의 이유로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저출산 문제에 대하여 한국교회는 어떠한 역할을 감당해야 할까?


현재까지 국가가 하는 모든 출산 정책은 경제적 관점에만 머물러 있었다. 억제와 장려정책 모두에서 생명의 가치를 찾아볼 수 없다. 기업과 교회내 보육?교육 기관부터 출산과 직결되는 생명의 가치를 불어넣고, 국가 또한 생명 존중의 관점에서 피임과 낙태 문제를 짚어야 한다. 교회는 꾸준히 생명윤리 사상을 전하며 출산을 장려하고 낙태의 부도덕성을 알리고, 가정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전해야 한다. 또, 결혼과 출산을 어렵게 하는 사회구조와 문화적 요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결혼, 임신ㆍ출산, 양육 문화의 변화를 꾀하는 교육이나 캠페인도 먼저 교회 안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을 국가 체제를 유지하는 도구로 여기는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 존재의 존엄성을 바라보는 데서부터 저출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고 무조건 ‘아이를 한 명 더 낳으라’는 방식에서 벗어나 먼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룩하는 공동체로 만들어 가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먼저 대외적으로 교회시설을 활용한 어린이집 활성화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14년부터 새로 시행되는 출산 장려지원 제도에서 국·공립 어린이집 105곳을 신설하기로 결정됐고 연 평균 150개씩 늘려 올해 말까지 600곳을 확충한다고 한다. 전체 보육 아동 중 직장, 국공립, 공공형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의 비율을 작년 26%에서 2017년에 3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맞벌이 부부들이 생업과 가정을 더욱 잘 조화시킬 수 있도록 아이 돌보는 일을 할 수 있다.


교회들마다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지역의 부모와 가정들을 섬길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계속되는 보육사고 발생으로 인한 낮은 위탁 신뢰도를 극복해 양질의 보육을 위해 책임과 헌신, 그리고 신앙적 사명감으로 높은 위탁 신뢰도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비영리적 운영으로 육아에 대한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켜,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교회가 위탁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이 되면 불신 부모를 전도하는 일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되려면,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교회 내부의 유휴 공간을 활용하면 단기간 내 양질의 어린이집 개설 증대가 가능하고, 우수한 보육 환경과 낮은 보육료로 양질의 어린이집 증가를 높혀야 한다. 그러면 이를 통해 부모의 선택권 확대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지역 사회에 큰 공헌을 할 수 있게 된다.


둘째, 대내적으로 교회 안에서는 출산한 부부들이 자녀를 돌보느라 예배를 제대로 드리기 어려운 현실이 있다. 또한 교회 주차가 어렵거나 조금이라도 멀면 예배 한번 드리는 것이 고역이 된다. 별도의 모자실에서 소란한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일도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이제는 의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교회에서도 임산부나 유아기를 대동한 부모들을 위한 배려를 준비하고 실행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이들을 위해 영아반을 만들어서 부모가 예배를 드리는 동안 아이를 돌봐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일반적으로 교회들마다 예배실에 가장 가까운 주차 공간은 장애우나 노약자들 주차공간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어린 미취학 자녀를 동반한 젊은 부부들도 예배실과 가장 가까운 주차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주차장 먼 거리에 주차하고 기저귀 가방 들고, 어린 아이들을 안고, 업고, 걸리면서 예배당에 들어오면 이미 많이 지쳐 있게 되고 예배가 아니라 고배(?)가 된다.


 미취학 아동을 대동한 젊은 부부들에게 차량 스티커를 별도로 발급하여 가까운 곳에 주차할 수 있도록 돕는 작은 배려가 젊은 부부들에게는 큰 사랑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제는 임산부나 출산한 가정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갖고 교회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안심하고 유아에게 수유할 수 있는 공간도 설치해서 교회가 출산장려를 위해 세밀하게 일하고 있음도 보여 줘야 한다. 만일 이미 시작된 저출산 시대 속에서 한국교회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는 얼마가지 못하여 재앙을 만나게 될 것이다. 시대의 심각성을 알고 함께 저출산 문제에 대해 기도하며 고민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이희범 목사 / 지구촌가정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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