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세미나
케냐의 토착교회는 아직 성경적 교리와 목회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적 원인은 정상적 신학교육과 목회훈련과정을 거치지 않은 목회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비정상적이거나 신비적 방법으로 세속적 가치와 성공을 추구하는 목회를 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안에 여러 가지 문제와 분쟁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도울까 고심하던 차에, ‘지역교회 사역준칙’(MP: Ministry Principle)을 만들었습니다. 교회사역의 최소한의 규범을 정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성경의 권위, 복음의 기초내용, 교회의 기본, 목회자의 삶, 교회의 직분, 교회의 재정원칙, 세속화, 거짓교리 등등입니다. 목회자와 교회사역이 잘못되지 않도록 실제적인 경계선을 정하는 목적입니다.
지난 4~6월, 타나강 지역과 말린디 등 두 곳에서 연인원 약 300여명의 목회자 및 교회지도자를 대상으로 MP 세미나를 실시하였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목회자들의 반응이 진지했습니다.
이 지역 목회자들은 소위 ‘선견자’(Foreseer)로 불리는 신비하고 비정상적인 성령의 사역을 매우 좋아합니다. 이러한 풍조를 고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성경의 계시만이 최종적 진리이며 사역의 기준이라는 사실에 동의하며 그 동안의 잘못된 사역을 회개하고, 바른 진리와 사역을 배우고자 하는 목회자들이 있었습니다. 세미나를 주관했던 ‘월터’라는 평신도 지도자는 자신의 사비로 필요한 세미나 경비를 전액 충당하는 귀한 일도 있었습니다.
타나지역보다 말린디지역 목회자들의 반응이 더욱 진지했었습니다. 7월 말에도 다시 이틀간 연장해 MP세미나를 하기로 했습니다. 한 두 차례 다음 주제로 세미나를 한 후 올 연말 쯤, 자원하는 목회자를 중심으로 일주일간 복음캠프를 하는 것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임과 과정을 통하여 참 목자와 참 교회 운동이 일어나고, 지역내 진정한 부흥이 있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아스 목사의 말린디교회 등을 모범적인 교회로 세워나가는 노력도 열심을 내야 할 것입니다. 참 목자와 참 교회를 향한 우리의 노력이 하나님의 때에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호산나 줄다리기
호산나 초등학교가 개교한지 벌써 2년 반이 됐습니다. 제법 좋은 학교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업료 납부 실적은 아직도 미미합니다. 첫째, 학부형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낮고, 공립학교는 학비를 내지 않습니다. 더욱이 선교사가 운영하는 크리스천학교이므로 학비를 낼 생각을 안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2년간 1년 학비를 약 20만원으로 책정하였는데 납부율은 40%를 넘지 못했습니다. 학교건축공사에 학부형들에게 먼저 일자를 제공하기도 하고, 곡물 또는 땔감 등의 헌물로 수업료를 내도록 하고, 노동으로 대신하게 하는 등의 여러 방법으로 도움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학부모를 제외하고 학비는 그들의 지출항목의 맨 마지막 순위였습니다.
밀린 수업료를 그냥 방치하면 계속 쌓여서 결국 납부할 엄두를 아예 포기해 버릴 것이고, 그렇다고 그냥 탕감하여 줄 수도 없고, 그나마 납부하던 학부형들의 의욕마자 떨어져 갔습니다. 고심하던 끝에 지난 3월 결단을 내렸습니다.
첫째, 학비를 연 10만원 선으로 대폭 인하했습니다.
둘째, 수업료 미납액도 약 50% 삭감해주고, 충실하게 납부한 학부모에게는 상응하는 혜택을 줬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납액을 수확철에 따라 3회 분납하도록 했습니다. 학부형들은 크게 기뻐했고, 수업료 및 미납액 납부를 굳게 약속했습니다. 우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약정한 기일을 기다렸습니다. 불길한 예감대로 수업료를 납부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는 과감하게 학생 절반을 약속대로 귀가 조치했습니다. 깜짝 놀란 학부형들은 그제야 황급히 찾아와 하소연하기 시작했습니다.
농사에 실패 등 여러 이유를 댔지만 우리는 확고부동했습니다. 집에 있는 아이들 중 몇은 학교 펜스 밖에서 물끄러미 친구들을 바라보기도 하였고, 부모에게 학교에 보내달라고 졸라대기도 하였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챈 학부형들은 어떻게든 학비를 조달해 내기도 했고, 여러 차례 찾아와 탄원하기도 하였습니다. 최고한 절반이상을 납부하고 나머지에 대하여는 구체적으로 서약서를 쓰고 난후 학생들을 받아줬습니다. 꼬박 2주에 걸친 전쟁이었습니다. 수업료 전액을 받아도 학교운영비의 20%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수업료 납부를 강력히 추진하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운영진,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교육에 책임감을 공유해야 교육에 성공하다는 신념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임감이야말로 기독교신앙의 요체요, 인격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내년이면 학생수도 100명이 넘고, 선생님과 학급 교실 등의 시설도 늘려야하고, 여러 가지 고민과 고충도 많습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미래의 소망이 우리로 하여금 다시 마음을 다짐하게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진리를 사랑하는 학교의 교훈이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날로 깊이 새겨지고 열매 맺기를 기원합니다.
안정규 선교사 지정 후원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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