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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2

“오늘도 부족한 인생이 한 영혼에게라도 축복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복음전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주 10~12차례의 주중 정기 미팅을 소화하기 위해 집을 나설 때마다 반복해서 읊조리는 말이다. 이 읊조림을 통해 나는 절박한 이 땅 청년 선교 현장의 작은 분깃을 감당하는 자로서 스스로의 정체성과 정당성을 확인한다. 현재 이 땅의 대학 캠퍼스는 전체 구성원 85%가 복음을 전혀 영접하지 않은 선교 대상지이다.


한국교회에 청년 선교 위기라는 말이 나온 지 20년이 다 되어 간다. 요즘 대학생들은 가급적 서로 종교이야기 안하는 것이 상식이다. 용기 내어 어쩌다 얘기를 꺼내면 “너 딴 세상 살아? 왠 종교질이야!”하는 따가운 눈총을 받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또 “프리 씽커즈”란 무신론 사상을 배경으로 한 동아리도 등장했다. 카이스트, 연세대, 고려대, 서울대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학습권 침해, 인권침해란 명분으로 이른바 “전도거부카드”란 것을 만들어서 배포한다. 이들은 이렇게 복음을 전하는 기독학생들에게도 적극 대응하고 있는데 호응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요즘 대학 캠퍼스에서 노방 전도를 하는 모습은 결코 보기가 쉽지 않다.


전에는 청년 선교와 관련해서 지역교회든 캠퍼스 선교단체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전도나 초청강연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의 여러 설명이 있다. 혹자는 요즘 학생들이 너무 바쁘고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보니 선교단체 뿐 아니라 동아리 활동 자체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혹자는 1990년대까지는 교회 중, 고등부 생활을 통해 신앙을 갖고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선교단체에 대다수 투신, 전도 동력원이 되어왔으나, 그 토대가 무너지면서 동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이는 “유일의 진리”(the truth) 추구를 정서적으로 거부하는 이 시대 포스트모던 문화와 가치 상대주의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모두 나름 근거 있는 해석일 것이다. 그러나 이유야 어떠하든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2015년 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20~34세 청년층의 기독교인 감소 비율은 전체 평균의 4배였다. 한국 교회가 급속히 늙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대로 한 세대가 흘러간다면 한국 교회는 치명적이다. 따라서 “타는 목마름으로” 한국 교회에 다시 한 번 호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국 교회는 다시 한 번 청년세대의 부흥을 가져올 것인가?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척박한 이 땅의 청년 선교 현장에 희망의 새싹들을 돋아나게 하셨다. 흥미롭게도 지난 10여 년 전부터 대학가에는 서울대를 비롯한 20여개의 비기독교재단 캠퍼스에 대학교회들을 세워주셨다. 이 대학교회들은 선교단체와는 별도로 소명 받은 목회자와 기독 교수, 직원들에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캠퍼스 내 선교의 진지를 제공함으로써 시너지를 내고 있다.


또 최근 여러 캠퍼스에서 자발적 학과별 기도모임과 성경공부도 새롭게 활성화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이 시대 청년 선교 현장은 동시에 포스트모던 가치 상대주의와 종교다원주의에 기댄 이단들의 범람, 소수자 인권을 명분삼은 동성애 논란 등으로 매우 혼탁하다. 이 대단히 혼탁하고 척박한 현장의 상황은 특정 공동체나 일단의 소명받은 사역자만이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캠퍼스의 경우, 기독교수와 직원, 기독학생, 전문목회자(캠퍼스 선교사나 지역교회 목사)가 삼각축을 이뤄야 한다. 서로 대등한 주체로서 협력이 절실하다. 교직원들은 캠퍼스에 오래 머무는 만큼 장기적인 전략을 고민하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사역을 주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전문 목회자들은 이단을 분별하는 등 신학적 안내를 도울 수 있어야 한다.


석종준 목사

서울대 캠퍼스 선교사

상대원교회 협동, 침신대 학부 신대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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