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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민족의 암흑시대

도한호 목사의 목회와 상식-150

세상만사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융성할 때가 있으면 쇠퇴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역사는 기원 4세기 콘스탄틴 대제가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한 때로부터 종교개혁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바로 전 세기인 14세기 말까지의 천년을 암흑시대라고 말한다. 서양 역사는 세속사와 교회사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교회의 암흑시대는 곧 서양역사의 암흑시대이다.


인류역사에는 대부분 좋은 일 다음에는 궂은 일이 기록됐다. 이스라엘의 역사도 이와 같은 전철을 따랐다. 모세와 여호수아의 영웅적 활약을 앞세워 가나안땅을 되찾은 이스라엘은 여호수아와 갈렙이 죽은 후에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강한 지도자가 없어 사람마다 자기 생각에 옳은 대로 행하니 배교와 퇴폐, 무질서와 부도덕이 난무하는 시대를 불러오고 말았다. 역사는 히브리민족이 약속의 땅에 들어간 기원전 1,200년경부터 국가로 발돋움한 1,100년까지의 백여 년을 히브리민족의 암흑시대라고 말한다.


가나안 입성 때 추방하지 못한 이방 족속들이 처음에는 이스라엘 백성을 섬겼지만 자기 종족의 수가 많아지고 히브리민족의 결속력이 떨어지자 곧 태도를 바꾸어 적으로 돌변했다. 그들의 반란과 침탈이 잦아지자 백성 중에 믿음과 용기를 가진 장수들이 일어나서 침략자들과 맞서 싸웠으니 성경은 그들을 사사(士師)라고 하며 역사는 이 시대를 사사시대라고 말한다.


알려진 사사들로는 메소포타미아를 정복한 유다와 옷니엘, 모압 왕 에글론을 물리친 베냐민 지파의 왼손잡이 에훗, 군사를 재조직해서 가나안 족속을 물리친 여선지 드보라와 바락, 미디안 족속을 물리친 기드온, 기드온의 아들 아비멜렉, 길르앗 사람 야일, 잇사갈 사람 돌라, 암몬 족속을 물리친 입다, 베들레헴의 입산, 엘론, 압돈, 블레셋 족속을 물리친 단 사람 삼손 등이다. 이들은 예언자도 아니고 고관도 아니었으나 동족의 위기 앞에 분연이 일어나 여호와의 이름으로 횃불을 밝힌 진정한 애국자요 용사들이었다.


이 시대를 밝힌 또 하나의 횃불은 모압 여성 룻과 보아스가 이룬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이다. 시대가 부패하고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타락한 만큼 그들이 보여준 인간애와 헌신적 사랑은 더욱 밝게 타오르는 횃불이 됐다. 우리는 하나님께서는 배교의 시대에도 모압 여인 룻과 보아스를 통해서 다윗이 태어나고 다윗의 후손으로 메시야가 탄생하도록 섭리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기독교는, 로마 황제들로부터 받아오던 피의 박해가 그치고 오히려 박해하던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으면서부터 하나님보다 성례(聖禮)를, 예수 그리스도보다 복자(福者)를 흠모하면서 타락하기 시작했고, 히브리 민족은 가나안땅을 정복할 때 원주민과 그들의 우상들을 청산하지 못한 것이 타락과 혼돈의 원인이 됐다. 예배에도, 선교에도 ‘먼저 하나님’을 잊지 말아야 하리라. 다윗이 만고의 진리를 외쳤다.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은 나라는…복이 있도다”(시33:12,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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