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더하고
땅거미 내려앉을 때쯤이면
죽도록 안간힘 쓰던 욕심이랑
끝내 이루지도 못한
작은 꿈마저 다 내려놓고
나지막한 산자락에 작은 집 짓고
하얀 구름이나 머물다 가고
밤이면
초승달 둘러싸 속삭이는 강물 속
별들의 이야기나 들으며
가슴 깊은 곳 숨겨둔
미움도 사랑도 다 잊고
우리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실 때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초여름 고향집 처마 밑
담장에 기대어 함께 노래하던
서둘러 하늘나라 간
얼굴빛 하얀 누이를 그리며 살자 했지요
기운내린 소리면 누가 뭐라나요
우리에겐 여전히 감사의 노래가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는데
시인은 ‘한맥문학’으로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다.
시집으로는 ‘바다로 가지 못한 어부’외에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