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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되지 못한 비

황영찬

겨울비인지
봄비인지 알 수 없게
비가 내린다
겨울이 끝나기 전
눈이 되지 못한 비가
서둘러 내린다

지난 겨울
눈으로도
씻어내지 못해
더께로 앉은 먼지
바람까지 불어가며
말끔히 씻어낸다

그 틈에 겨우내
숨죽이고 지내던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얼었던 땅도
풀리고 있다

비를 맞지 않아도
사람들 마음까지
풀리지 시작했다
얼음처럼 굳었던 마음이
녹고 있다

눈이 되지 못한 비가
정말 큰일을 하고 있다

시인은 한국무인협회 강원지부장을 역임했으며 춘천교회 원로목사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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