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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병이 되게 해주소서

묵상의 하루-1

김원남 목사
(양광교회)

남자들의 친교 모임에선 가끔 각자 군대 생활 했던 것을 대화로 나눌 때가 있다. 대부분 자기 경험이나 소속됐던 부대를 자랑하기 일쑤다. 누구보다도 강한 훈련을 받았다거나 뭘 잘해서 상사에게 인정을 받았다거나 자기 부대는 특별했음을 내세운다. 많은 얘기들을 들어봤지만 그 중에 나의 선배인 김 목사님의 간증은 두 세 번 들었어도 늘 감동을 주었기에 적어본다.


1960년 신학교 재학 중에 입대한 김 목사님은 신병 때부터 기도 제목이 있었다.
첫째는 군종병으로 복무하게 해달라는 것이요. 둘째는 군종병이지만 설교까지 할 수 있도록 구했다. 하지만 그는 통신학교를 거쳐서 통신병으로 강원도 인제군 북면 원통리에 있는 어느 전방 보병 대대에 배치됐다. 그리고 대대장 무전병이 되는 바람에 병과를 바꿀 수 없었다.


그 당시엔 통신병은 특수 병과 이다보니 신병 때부터 기도했던 군종병은 되기 어려웠다. 물론 군대에서 설교를 하거나 주의 일을 하기도 힘들어졌다. 그렇지만 김 목사님은 신병 때부터 해온 기도를 중단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군부대 안에 있는 어느 바위 밑에 토굴을 파고는 가마니를 깐 뒤 거의 매일 한 시간씩 그 곳에서 기도를 계속하였다. 인내하면서 끈질기게 기도했던 것이다.


그가 상병 계급을 달았을 때였다. 국방부에선 파월 장병들을 모집한 적이 있었다. 자원해서 신청한 그는 화천이란 곳에서 공수 특전 훈련까지 받고는 맹호 부대원으로 월남전에 참여하게 됐다. 월남에선 포병 대대에 소속됐는데 거기에선 한국에서의 병과가 무시됐다. 시시각각으로 생사의 문제가 달린 치열한 싸움이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 군인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그 무렵 천주교 신자요, 중령인 대대장은 웬일인지 신학교를 다닌 사람으로 설교를 할 수 있는 병사를 찾다가 김 목사님을 알게 됐다.


그는 당장 김 목사님을 군종병으로 임명하고는 주일이면 설교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주일이면 대대장부터 예배에 참여하니 참모들과 다른 장교들뿐만 아니라 사병들까지 예배를 드리러 오게 됐다. 안수를 받지 않아 군목은 될 수 없었지만 장교들까지 ‘상병님’으로 호칭하며 군목처럼 존대해주는 가운데 매 주일마다 설교를 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기도 응답은 즉시 해주시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인내하면서 기다릴 때 이루어주시는 것들이 많다.
군대 생활을 하면서 바위 밑 토굴에서 2년 동안이나 끈질기게 기도해온 것들, 인간적으로 볼 때 불가능한 일인 “군종병이 되게 해주소서”란 기도제목을 하나님은 응답해주시고 이뤄주셨다.


에베소서 6장 18절엔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고 했다. 또 히브리서 11장 6절에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하나님이 계신 것과 또한 하나님을 찾는 자들에게 상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한다고 했는데 말씀대로 김 목사님의 기도를 이뤄주신 하나님은 찬양과 영광을 받으실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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