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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이끄는 설교와 청중 분석-2

한국 침례교 설교자를 위한 6단계 청중 분석 방법

임도균 교수
침신대 신학과(설교학)

그렇다면 바람직한 설교는 무엇일까? 좋은 설교는 성경 본문과 오늘날의 청중을 견고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설교이다. 성경 본문이 처음 쓰일 당시의 역사적 배경에서 말씀의 의미를 찾고 하나님께서 성경 저자를 통해 의도하신 뜻을 오늘날의 청중에게도 전달해야 한다.


남침례신학대학원에서 설교학을 가르치는 헤셜 요크(Hershael W. York) 박사는 “자유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청중들과 교감을 강조하지만, 보수주의자들은 청중들에게 성경적 정보를 주는 것으로 충분하고 믿는다”라고 비판한다. 이와 같이 편향된 설교 접근은 하나님의 변치 않는 진리의 말씀을 효과적으로 청중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지양되어야 하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침례교회 설교는 어떠한가? 한국침례교회는 대체적으로 복음주의적이고 보수적인 신학노선을 지향했다.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교단에서는 성경본문의 계시를 강조하고 연구하지만 실제로 청중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많지 않은 경향이 있다.
한진환 박사의 설명처럼 “청중을 그저 메시지를 전달받는 수동적인 대상으로 여길 뿐 그들을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한 변수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 침례교 설교도 본문과 청중 간에 균형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 침례교 설교자는 왜 청중을 더욱 고려하여야 하는가? 두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다.


첫째, 예수께서 청중에 관심을 가지고 선포사역을 하셨기 때문이다. 박현신 박사는 예수께서는 청중들의 영적인 상태를 분석하고 말씀을 전하셨음을 주장한다. 대표적인 예가 ‘씨 뿌리는 비유’(막 4:1~20)이다. “즉 길가 밭, 돌밭, 가시 떨기 밭, 좋은 밭과 같이 청중은 하나님의 말씀에 다르게 반응하기에 설교자는 모든 종류의 청중과 장소에 씨를 뿌려야 하며, 긴 안목과 지속성과 겸손함을 가지고 설교해야 한다.


예수님이 비유로 말씀하신 이유도 목표로 하신 청중을 분석하시고 그들의 필요를 하나님 나라 방식으로 채워주신 차원으로 볼 수 있다”(마 13:10). 따라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신약교회의 재현을 위해 힘쓰는 침례교 설교자는 예수 그리스도와 같이 청중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침례교회는 신학적으로 ‘회중 중심적 교회’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만인제사장의 신학적 기반을 두고 회중을 존중하고 회중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기대하는 교단이다. 남병두 박사는 신자들이 모인 교회는 원칙적으로 ‘회중 중심적 교회’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스도로부터 신자의 특권을 얻는 회중들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특권과 의무가 있다. 따라서 침례교 설교자는 회중을 설교 작성과 전달 중에도 더욱 고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침례교의 이상을 실현하는 설교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미남침례교단(SBC)를 중심으로 활발히 발전 중인 ‘본문이 이끄는 설교’(Text-driven Preaching)이 있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라는 신학적인 기반 가운데 보다 체계적으로 본문의 메시지와 본문의 움직임을 현대에 설교로 재현하려 한다.


본문이 이끈다고 하여 청중을 무시한 채 본문 설명만 하는 설교가 아니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는 성경본문과 청중 간에 건전한 만남을 주선하는 설교이다. 그리스도를 존중하기에 그분에 관하여 기록된 성경을 중요시하고, 그리스도의 몸 된 회중(청중)도 중요하게 강조하려는 설교운동이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는 침례교회의 성경중심과 회중 존중의 가치를 실현할 설교방법이다. 특별히 본 논문에서는 본문이 이끄는 설교와 청중과의 관계성에 대해 논의하려 한다.


최근 한국 설교학계에서는 설교에서 청중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이 되고 있다. 한국 복음주의 강단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바람직한 연구라 생각이 된다. 한국 침례교 설교에서도 이러한 연구와 실천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본문을 주해하는 방법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비교적 체계적으로 정립이 되었지만 목회현장의 청중을 분석할 수 있는 실제적이고 총체적인 잣대를 제시하는 연구는 충분하지 않다.


지금 막 발전이 되고 있는 본문이 이끄는 설교도 청중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청중을 파악하는 체계화된 잣대와 기준이 아직 정립 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소논문은 본문이 이끄는 설교의 포괄적 청중 분석 방법을 제시하려 한다. 청중 분석은 대중연설학에서도 체계적으로 연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사회나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청중 분석을 비판 없이 받아들일 수는 없다. 이러한 방법론을 기독교 세계관과 실제 현장 교회에서의 적합성을 고려하여 검토해야 한다.


필자는 먼저 본문이 이끄는 설교에서 청중 분석의 의미를 고찰한 후, 6단계 청중 분석 방법(영적 성장도 분석, 인구 통계적 분석, 심리적 분석, 문화적 분석, 설교 상황적 관점, 의사소통 방법 관점)을 제시하려 한다. 하지만 본 연구는 청중 분석을 설교에 적용하는 부분은 지면상의 한계로 간략하게 언급하고 청중 분석을 위한 틀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도록 하겠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와 청중 분석

강해설교와 본문이 이끄는 설교는 동의어이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의 기록이고 성경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믿음의 여정을 안내하는 데 충분하다는 확신을 기반으로 한다. 그렇다면 본문이 이끄는 설교에서 성경과 청중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가? 청중의 역할은 무엇인가? 필자는 본문이 이끄는 설교에서의 청중과 적용과 청중 분석에 관하여 논하겠다.


1. 본문이 이끄는 설교와 청중(audience)
설교 신학의 핵심은 하나님께서 계시의 말씀을 주셨다는 것이다. 하지만 달라스 신학교의 설교학 교수인 라메쉬 리차드(Ramesh Richard)는 설교가 성도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신학적으로 정교한 설교를 한다 해도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는 성경 본문의 의미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러한 원리를 설교에 보존하려 한다.


또한 설교 중 청중들이 본문의 메시지와 본문의 역동성을 경험하게 하려 한다. 특히 설교 중 본문의 감성적인 효과를 살려내서 청중들에게 본문의 감성적인 효과를 경험하게 하여 청중들이 본문을 이해하고 느끼고 따르게 한다. 따라서 설교는 성경의 말씀을 청중에게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현장에 있는 청중과의 전인격적인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다. 이러한 만남은 이성적이고 감성적이고 또한 의지적인 것이다. 설교에서 이러한 만남에 있어서 청중은 주요한 대상이다.


2. 본문이 이끄는 설교와 적용
복음주의 성경해석학자인 그랜트 오스본(Grant Osborne)은 말씀선포는 본문의 ‘then’(그 때)에서 본문의 ‘now’(현재)로 움직이는 것으로 설명한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는 3단계 과정을 통하여 본문과 현대 청중을 연결한다.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