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목회매뉴얼 있습니까?-3

김형철 목사
하나엘교회

하나엘교회가 목회매뉴얼을 만든 이유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극적으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3학년 때 주의 종으로 부름을 받았다. 신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 논현동에 있는 강남중앙교회에서 8년 동안 부교역자 사역을 했다. 교구 사역에서 결실을 보며 사역하던 중 교회개척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어서 순종을 하고 강남중앙교회의 개척 후원으로 2001년 11월 18일 용인시 상갈동 그린빌 프라자 상가 5층에서 교회개척 첫 예배를 드렸다. 강남중앙교회의 사랑과 헌신으로 장소는 주어졌지만 준비된 개척 멤버가 없었기에 아내와 둘이 시작해야만 했다.


대형교회의 부목사로 사역을 하다가 개척교회 담임목사 사역은 그야말로 상황이 많이 달랐다. 개척목회자의 업무는 정기적인 교회청소 및 관리까지 책임져야 한다. 50평의 교회당이었지만 교회당을 관리한다는 것도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3개월이 지나니깐 그동안 부교역자 때 준비한 설교의 총알이 다 없어졌다. 일주일에 5번의 새벽예배 설교와 수요예배, 금요철야 설교, 주일대예배 설교를 준비하고 전해야 했는데 그 당시 나의 심정은 한마디로 설교 준비에 치여 죽을 것 같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개척교회 목사는 설교 사역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새벽기도 차량운행은 물론이고 수요, 금요, 주일예배 모든 시간 차량운행을 해야 한다. 물론 이 러한 부분에 아내가 도와주긴 했지만 역부족이다. 그것뿐인가? 학생회, 주일학교도 운영해야 한다. 교사도 없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1인 10역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던 중 작은 분식가게를 운영하는 집사님이 교회에 등록해 하나엘 멤버가 됐다. 그런데 그 당시 나는 내심 그분에게 못 마땅한 감정이 있었다. 이유는 너무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구역예배를 드리면서 제가 “찬송 몇 장을 부릅시다” 그러면, 이분은 “목사님, 그 찬송 싫어요 이 찬송 불러요.” 그리고 그 찬송을 부르고 나서 설교를 하려고 하면 “한 장 더 불러요”하곤 했다. 찬송을 한 장 더 부르자는 것은 괜찮았다. 그런데 그 말투가 마치 명령하는 것처럼 들려 매우 불쾌했다. 그날도 나의 마음은 이런 집사님의 행동에 민감해져 있었다. 나는 예배를 드리다가 그 자리에 일어나서 큰소리로 “당신 집사 맞아요? 왜 이렇게 무례 합니까? 예배는 목사가 인도하는 것인데 왜 이래라 저래라 합니까?”라고 소치치고 말았다.


3분 동안 그 동안의 감정이 말로서 쏟아져 나왔다.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니 아내는 옆에서 울고 있었다. 함께 예배에 참석한 집사님들은 ‘목사님이 갑자기 정신이 이상해졌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예배를 마치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그 자리를 나왔다. 아내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글썽거리고 있었다. 하루가 지나고 나서 집사님이 일하고 계신 분식점을 찾아가 사과를 드렸다. 그 집사님은 의외로 웃으면서 이해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그 다음 주부터 그 집사님을 교회에서 뵐 수 없었다.


지금은 목회 매뉴얼을 통해 계획된 목회를 하고 있기에 나름 이런 상황에도 대처를 잘 할 수 있는 지혜를 가졌지만 목회 초기에 준비없는 목회를 할 때는 참 쉽지 않았다. 그때그때마다 필요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도입해보고 나름 최선을 다해 목회를 했지만 바로 열매가 나타나지 않으면 중단하고 또 다른 프로그램을 도입해 목회를 하는 시행착오가 계속 되풀이됐다. 그때 어느 집사님으로부터 받은 별명이 “우리 목사님은 그때그때 달라요”였는데 이런 말을 들어도 달리 해명 할 도리가 없었다.


좌충우돌 시행착오 초보운전의 목회를 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은 담임목회를 하는 목사로서 목회에 대한 사전준비가 없었다는 것이다. 설계도 없이 집을 짓는다고 가정해보자. 그 집을 완공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겠는가? 이러한 뼈아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목회 매뉴얼을 설정해 교회와 성도에게 목회철학을 공유하며 나아갈 분명한 방향제시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이러한 초기 목회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주의 장막비전’이라는 목회 철학이 담긴 하나엘교회 목회매뉴얼이 만들어지게 됐다. 이 매뉴얼을 성도들과 공유했더니 점차 시행착오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지금은 매우 건강한 형태로 성장하게 됐다. 의사가 치료의 원리와 기술을 가지고 각 환자 처방을 다르게 하듯이 목회도 목회의 환경, 담임목사의 리더십과 기질에 따라서 다르게 처방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목회자는 목회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지혜롭게 처방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제공: 교회진흥원 요단출판사)



총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