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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정길조 목사
천안참사랑교회

7년 전 저희 막내 딸 아이가 부천에서 대안학교를 다닐 때 있었던 일입니다. 딸은 매주 월요일 새벽이면 집을 떠나서 금요일 저녁에 전철을 타고 천안 집으로 왔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 시간 때에 맞춰서 전철역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늘 승강구로 마중 나갔습니다.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밀려 나오는 틈 새로 딸아이를 찾을 때면 언제나 우리 딸은 맨 마지막에 혼자 유유히 걸어 나오곤 했습니다. 빨리 보고 싶은 아버지 마음은 아랑곳없이 자기 편한 기준에서 행동하는 딸아이에게 어느 날 내 마음에 있던 속내를 털어 놓았습니다.


“좀 일찍 좀 나와라. 왜 너는 매번 사람들이 다 나오고 나면 항상 맨 나중에 나오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내 말을 듣던 딸아이의 말이 걸작이었습니다. “왜 아빠는 주차비 오백 원까지 내면서 이렇게 일찍 나와서 고생하는거냐”는 겁니다. “자기가 나와서 전화하면 차를 몰고 택시 승강장에 와서 자기를 싣고 가면 되는데”라고 말입니다.


두 사람의 말이 자기 입장에서 볼 때는 맞는 것 같은데 뜻이 일치하지 않으니 틀린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엄밀히 분석해보면 딸아이의 말 안에는 내가 아빠가 아닌 운전기사 같은 뉘앙스를 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해 한 여름이었습니다. 많은 비가 며칠 동안 쉬지 않고 계속 내렸습니다.


교회 지하실에 습기가 차면서 급기야 곰팡이 냄새까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빨리 제습기를 가동시키려고 했는데 작동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도사님께 A/S를 부탁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A/S가 워낙 밀려서 나흘 후에나 올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흘을 참고 기다렸습니다. 그 후 기술자가 수리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가보니 또 다시 작동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하실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전도사님께 전화를 다시해서 빨리 조치를 취하라고 했습니다.


시간이 얼마 지난 후 궁금해서 어떻게 됐는지 전도사님에게 물어보니 A/S가 밀려서 또다시 나흘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마음을 더욱 답답하게 했던 것은 나흘을 또 다시 기다리려는 전도사님의 그 여유로운 눈빛 속에 담겨져 있던 평안함 때문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와중에 4일을 또 기다릴 수 있단 말입니까? “빨리 전화해서 직접 본사로 갖고 가서 고쳐오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날로 고쳐 와서 오후부터 제습기를 풀로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에 있어서는 저나 전도사님이나 뜻은 같았지만 방법에 있어서 전도사의 마음이 담임 목사의 마음과 같지 않았기에 저가 힘들어 했던 것입니다. 저와 34년 동안 먹고 자면서 함께 살아왔던 제 아내는 또한 하나님 나라를 위해 26년 동안 함께 동역자의 삶을 걸어온 친한 벗이기도 합니다.


그는 저의 눈빛만 봐도 나의 생각과 마음을 읽으며, 조그마한 행동이나 몸짓하나만 봐도 다음 일을 예리하게 예측하는 즉, 이 세상에서 이 사람 만큼 나랑 가장 마음이 잘 내통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최근에 수 년 동안 세미나를 해오던 “호밥의 눈과 기도 세미나”를 영상 편집해 유튜브에 올려놓은 후 현재로서는 세미나를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명함을 만들어 이 세미나를 듣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한번은 어느 주일 새벽에, 저는 본당에서 기도 하고 제 아내는 1층 기도실에서 기도 했는데 그날 아침식사 시간에 제 아내가 저에게 이런 말을 전해줬습니다. 새벽에 어느 한 사람이 찾아와서 주일날 새벽예배를 드리는지 물어 보고 가더랍니다.
그래서 제가 “그 사람에게 내 명함을 한 장 줬냐?”고 물어보니 아내가 “안줬다”고 하기에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사람인데 챙겨 줬어야지!”라고 하며 무척 안타까워하고 있는 순간 한 생각이 제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아! 나도 하나님의 마음과 같지 않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입니다.


제 아내가 이 일을 나만큼 소중히 생각지 않음이 곧 “나 역시 주의 일을 하면서 하나님의 마음(심정)을 잘 헤아리지 못한다면 하나님과 한 마음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요한복음 17장 22절에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그 후로 제 마음에 믿음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하나님의 말씀묵상과 기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살아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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