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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감의 미학(美學)

비전 묵상-3

한재욱 목사
강남비전교회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의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중략)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칼릴 지브란의 ‘사랑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간격’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사랑은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고린도전서 13장 5절의 말씀입니다. 무례히 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름다운 거리감’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마구 말하지 않고 마구 행동하지 않는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제주도에 가보면 엉성해 보이는 구멍 숭숭한 돌담들이 있습니다. 이 돌담은 거센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바로 구멍의 간격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좋은 간격이 있어야 합니다. 아름다운 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지구가 태양을 사랑한다고 하여 뛰어든다면, 달이 지구가 좋다고 달려와 안긴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별빛이 고운 것은 그 빛이 아주 멀리서,아주 오래 전에 출발해 지금의 우리 눈에 닿았기 때문입니다. 별이 지척에 있었다면 우리는 그것이 한갓 돌멩이에 불과하다고 업신여겼을 것입니다.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거리가 있을 때 보게 됩니다. 건축물의 기둥들도 서로 좋은 거리를 두며 세워져 벽과 지붕을 받치고 있습니다. 별과 별 사이에도, 꽃과 꽃 사이에도, 나무와 나무 사이에도 간격이 있어 서로 자라듯이 당신과 나 사이의 ‘아름다운 거리’가 아름다움을 만듭니다. 죄성이 가득한 우리 인간들은 고슴도치 같습니다. 가시가 있습니다. 가까이하되 좋은 거리를 두면 외롭지도 않고 가시에 찔리지도 않습니다.
함께 가까이 있으되 마구 대하지 않는 예의의 공간, 예의의 거리. 그래서 하늘, 바람이 이 사이에서 춤을 추며 늘 신선하게 됩니다. 사랑은 무례히 행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여 노래하는 거리의 미학(美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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