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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설교하던 날 충고

하늘붓 가는대로 -115

권혁봉 목사
한우리교회 원로

내가 여러 해 동안 어떤 그리스도인의 특별한 모임에 말씀 전하는 강사로 지내다가 이젠 물러나야 하겠다고 생각해 사의를 표하고 마지막 설교를 하는 날을 맞았다. 아침 집회를 마친 뒤에는 조반을 같이 하는 모임을 가졌다.


늘 앉던 그 자리에 앉는 습관이 있는지라 오늘도 내 앞에는 그 형제가 좌정했다. 그 형제는 식사를 마친 뒤에는 자기가 사용했던 젓가락으로 잇몸 청소를 하는 것이었다. 흔히 말하는 이쑤시개로 하지 않고 매번 언제나 자기가 사용하던 젓가락을 입에 넣고 이빨 청소를 하는데 이것을 보자 하면 아주 혐오스럽고 역겹게 보였다. 언젠가 그러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었지만 미루고 미루다가 이젠 내가 떠나는 날이 됐으니 충고하지 않으면 영영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용단을 내렸다.


식사가 끝난 후 그 형제를 따로 한 구석으로 모시고 가서 이실직고했다. “젓가락으로 이빨 청소하는 것이 보기 흉하네요.” 그 형제님은 나의 손을 붙잡고 연신 감사하다고 했다. “목사님은 설교도 은혜를 주셨는데 이것까지 가르쳐주시니 만만 감사합니다.” 이것이 그 모임을 떠나면서 평상시 잘 대해 주던 그 형제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로 여겼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The last lesson)’이 엄숙하고 진지했듯이 나도 마지막 설교하던 날 그의 고쳐야 할 버릇을 지적하는 것을 선물했다. 사실 충고란 하는 자도 선뜻 하기엔 그렇고 듣는 자도 그리 쾌활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충고를 할 때는 꼭 해야 하고 들어야 할 때는 꼭 들어야 하는 것이겠다.


지금 그리스도인의 모임에 사랑의 충고가 없어졌다. 충고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오래 전부터 착각하고 있다. 빌립보 교인에게 바울이 보낸 편지를 보자.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
마음을 같이 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2:1~3)
르호보암이 노년의 충고를 무시하고 자기 또래의 청년들의 충고를 받아들였다가 고통을 받았다.(왕상12장)


“왕이 노인들이 자문하는 것을 버리고 자기 앞에 모셔 있는 자기와 함께 자라난 어린 사람들과 의논하여 왕이 포학한 말로 백성에게 대답할새 노인의 자문을 버리고 어린 사람들의 자문을 따라 그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는 너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나는 너희의 멍에를 더욱 무겁게 할지라 내 아버지는 채찍으로 너희를 징계하였으나 나는 전갈 채찍으로 너희를 징치하리라 하니라”(왕상12:8,13,14)


잠언서도 아들은 아비의 훈계를 들으라고 당부한다.
“아들들아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명철을 얻기에 주의하라 내가 선한 도리를 너희에게 전하노니 내 법을 떠나지 말라 나도 내 아버지에게 아들이었으며 내 어머니 보기에 유약한 외아들이었노라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 이르기를 내 말을 네 마음에 두라 내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살리라”(잠4:1~4)
“내 아들아 여호와의 징계를 경히 여기지 말라 그 꾸지람을 싫어하지 말라 대저 여호와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를 징계하시기를 마치 아비가 그 기뻐하는 아들을 징계함 같이 하시느니라”(잠3:11~12)
“내 아들아 나의 법을 잊어버리지 말고 네 마음으로 나의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그것이 네가 장수하여 많은 해를 누리게 하며 평강을 더하게 하리라”(잠3:1~2)


사람은 누구나 피차간에 충고를 들려주고 충고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성숙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겠다. 나는 아주 값진 충고를 선물하고 떠나는구나라고 가슴이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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