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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비전 묵상-7

한재욱 목사
강남비전교회

“흔들리는 풀잎이 / 내게 시 한 구절을 준다 / 하늘이 안 무너지는 건 / 우리들 때문이에요, 하고 / 풀잎들은 / 그 푸른 빛을 다해 흔들림을 다해 / 광채나는 목소리를 뿜어 올린다 / 내 눈을 두 방울 큰 이슬로 만든다.”
정현종 님의 시 ‘광채나는 목소리로 풀잎은’입니다.


하늘이 안 무너지는 건 철인(哲人)들의 고매함 때문이 아니라, 여린 풀잎들이 그 푸른 빛을 다하고, 흔들림을 다하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질서 있게 유영하는 것은, 지구를 떠받치고 있다는 거인(巨人) 아틀라스의 땀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고 여린 풀잎같은 당신이 이름 없고 빛도 없는 곳에서 쏟고 있는 사랑의 섬김 때문입니다.


시인 안도현님의 시 ‘외로울 땐 외로워하자’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여름날 산과 들이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차게 되는 까닭은 아주 작은 풀잎 하나,아주 작은 나뭇잎 한 장이 푸르름을 손 안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날 눈 덮인 들판이 따뜻한 이불처럼 보이는 것은, 아주 작은 눈송이들이 서로서로 손을 잡고, 어깨를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세상을 조화롭게 이루고 있는 것은 거창하게 큰 것들이 아니라, 한 포기 풀,한 그루 나무,한 마리 새같이 작은 것들입니다. 이 작은 것들은 고요한 듯 뜨겁고, 머문 듯 흐르고, 곧은 듯 부드러우며 여린 듯 강합니다. 바울 사도가 위대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었던 큰 힘은, 바울 곁에 있었던 작은 동역자들 때문입니다. “너희를 위하여 많이 수고한 마리아에게 문안하라. 내 친척이요 나와 함께 갇혔던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에게 문안하라. 그들은 사도들에게 존중히 여겨지고, 또한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 또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에게 문안하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동역자인 우르바노와 나의 사랑하는 스다구에게 문안하라”(롬16:6~9).


이 들 중에는 단 한 줄만, 아니 한 번만 나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이 누구인지 잘 알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작은 풀잎 같은 이들이 곁에 있었기에, 하나님의 나라는 확장되어 갔습니다. 흔들리는 풀잎이 시 한 구절을 줍니다. 하늘이 안 무너지는 건 우리들 때문이에요, 풀잎들은 그 푸른 빛을 다해, 흔들림을 다해, 오늘도 하늘과 땅을 받치고 있습니다. 오늘도 이름도 빛도 없는 곳에서 묵묵히 작은 일에 충성하며, 주어진 사명을 다하는 당신께 감사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진정한 영웅이 여러분입니다.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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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다시 사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그의 많으신 긍휼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벧전 1:3) 2024년 부활절을 맞이하여 3500침례교회와 목회 동역자. 성도들 위에 그리스도의 부활의 생명과 기쁨과 회복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가 죄인으로 영원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에서 예수님의 죽으심과 다시 살아나심으로 영원한 생명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이 부활의 기쁨과 감격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입니다. 이 땅의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직접 주관하시고 인도하시며 이제는 구원의 완성으로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을 몸소 가르치시고 보여주시기 위해 그의 아들을 보내주신 사실을 믿고 기억해야 합니다. 그 분은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고 가르치셨으며 가난한 자, 병든 자, 소외된 자, 고난 받는 자를 치유하시고 회복시키셨습니다. 그 회복을 통해 우리는 이 땅에 믿음의 공동체를 세웠습니다. 그 공동체의 핵심은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과 부활의 놀라운 소식입니다. 이 소식이 복음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