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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호밥의 산책-2


정길조 목사
천안참사랑교회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18:3~4)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2가지 이상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첫째, 아무리 세상에서 잘 나가고, 출세하고, 잘 먹고, 잘 살아도 죽어서 지옥에 가면 사실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반대로 거지 나사로처럼 걸인으로 살아도 천국에 간다면 그는 복을 받은 자입니다. 

둘째는 우리가 이 세상에 벌거벗고 태어나도 어떤 사람은 대통령이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노숙자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빌 게이츠처럼 수십조 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마이너스 통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천국에서도 큰 자가 있고 또한 작은 자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천국에 들어가는 자”와 “천국에서 큰 자”가 되는 모든 비결이 “어린아이”처럼 자기를 낮추는 데 있다고 하시니 어린아이에 관한 연구는 반드시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1) 아주 먼 옛날,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 반에서 도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저희 반 담임 선생님이 범인을 잡기 위해서 저희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내가 누구를 시장에 보내서 닭발을 사 오라고 했는데 만약 사 오면 그 닭발을 이 봉지 안에 넣을 거다. 그리고 너희들을 한 줄로 세워서 한 명씩 이 봉지 안에 손을 넣게 할 건데 만약 도둑질한 사람은 봉지에 손을 넣어 뺄 때 닭발처럼 손이 꼬부라져 병신 손이 되어 나올 거다. 그러니 닭발 사 오기 전에 훔친 물건을 돌려놔야지 만약 돌려놓지 않으면 오늘 너희 중의 한 명은 반드시 병신이 될 거다.”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를 포함한 모든 친구는 선생님의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이 이미 공포의 분위기로 닭발처럼 쪼그라들어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훔치지는 않았지만, 그놈의 닭발이 오진해서 내 손을 혹시 병신으로 만들까 봐 무척 무서웠습니다. 그때 얼마나 무서웠던지 지금 60이 넘는 이 나이에도 그 선생님의 얼굴은 생각이 안 나도 그분의 입에서 나온 말씀은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나니 말입니다. 

그때 닭발 메시지는 순수한 우리들 마음에 대단한 충격으로 역사했습니다. 다행히도 그날 범인이 자수해서 물건을 도로 찾았지만, 우리 학급에 감돌았던 무서운 닭발 사건은 믿음에 비례해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순진무구한 어린아이들이 선생님 말씀을 그대로 믿었던 것처럼 우리는 그보다 몇 천 배, 몇 만 배 크신 하나님 말씀은 더 잘 믿어야 되겠습니다.

(2) 저희 교회에 “효정”이라는 어린아이가 있습니다. 효정이 부모님은 맞벌이 부부로 일하기 때문에 할머니가 대신해서 이 아이를 돌봐줍니다. 효정이가 할머니 곁을 떠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할머니 또한 효정이를 지극 정성으로 잘 챙깁니다. 두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마치 포도나무와 가지처럼 온전히 연합된 관계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할머니가 머무는 곳에 효정이도 머물고, 할머니가 가는 곳에 효정이도 가고, 할머니가 식사할 때 효정이도 옆에서 밥을 먹습니다. 그리고 효정이에겐 자기 의견이 없습니다. 

마음과 생각을 비운 상태에서 전적으로 할머니 뜻대로만 살아가고 있습니다. 간혹 교회 식구 중에 누가 효정이를 안아 보려고 하면 그때는 더 적극적으로 할머니에게 달라붙어서 안 떨어지려고 합니다.
우리 또한 예수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됐으면 인격적으로 늘 연합된 상태에서 주님이 어디로 인도하시든,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늘 하나 된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나아만 장군”처럼 사람의 행동에 따라 기분에 좌우되는 삶을 살지 말고, 또한 자신의 생각으로 판단하지 말고,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 입에서 나오는 말씀에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어린아이 같은 자세로 늘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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