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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앞에서 보이는 눈물의 의미

김종훈 목사의 목회이야기-97

김종훈 목사
오산교회

요즘 들어 왜 그리도 내 앞에서 눈물 보이는 성도가 많은지 모르겠다. 최근 몇 주간, 전화 또는 대면으로, 남녀를 불문하고, 그 소중한 눈물을 여과 없이 흘려 보이셨다. 이에 그 눈물들의 결을 따라 내 눈물도 함께 흘렸다. 그렇다면 대체 그 의미는 뭘까? 문득 내 지난 과거의 두 장면이 떠오른다. 한 번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날짜는 6월 6일 현충일. 그날은 고등부 야외예배가 있던 날, 난 총무로서 그 행사의 기획과 진행을 다 도맡았다. 게다가 다음날 7일은 시험까지 있어 5일 밤은 공부하느라 완전히 꼬박 새웠다.


그래서인지 행사를 끝내고 부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청학동 집으로 오는 길은 완전히 녹초 그 자체. 그러더니 갑자기 주르륵 코피가 흘렀다. 처음엔 대수롭잖게 여겼지만, 곧 쌍코피로까지 심각해지자, 손수건으로 겨우 틀어막으며 어서 집에 도착하기만을 바랐다. 그렇게 난 정류장에 내렸고, 쏜살같이 집을 향해 달렸다. 대문 앞에 도착해서는 초인종을 있는대로 누르며 어머니를 불렀다. 그러자 놀라 뛰어나온 어머니. 그렇게 난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고, 참았던 눈물이 터지면서 곧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나중에 깨어보니 부산 침례병원 응급실. 그제야 정신이 차려져 몇 시간 전 우리 집 대문 앞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잘 참고 달려갔던 내가 왜 어머니를 보고서는 왈칵 눈물에 기절까지 했을까? 그제야 비로소 마음을 놨기 때문 아닐까? 이제는 쓰러져도 맡길 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 아닐까? 또 한 번은 고등학교 3학년, 대입학력고사를 치른 뒤 합격자 발표가 있던 날, 조마조마한 마음 누르고 찾아간 학교 벽보에 결국 내 이름 없음이 확인되자, 갈 바를 알지 못하고 헤매다 찾아 들어간 교회 지하기도실. “하나님, 나 이제 어떡해요?”하며 눈물조차 말라버린 기도를 드리던 중, 우연히 지나다 날 발견하신 전도사님이 들어오셨다.


“종훈아, 무슨 일 있니?” 그 말씀 한마디에 와락 참았던 눈물 터트리며 사정을 다 말해버렸던 일. 그렇게 털어놓으니 차라리 속 시원했고, 그 때 따뜻한 위로는 참으로 큰 힘이 되었다. 그렇다면 최근 우리 성도들이 보인 눈물도 그 의미가 아닐까? 눈물을 보여도 부끄러울 게 없음, 차라리 안전한 곳에서 토설함으로 얻는 평안함. 그들에게 내가 그런 존재됐음이 감사하다. 사실 우리 사회는 눈물이 많이 억압되어온 사회다. 눈물을 흘리면 지는 자라고만 배웠고, 사내답지 못하다고까지 교육받았다. 눈물은 약한 자와 여성의 전유물이었다.


과연 성경도 그럴까? 단연코 아니다. 오히려 히스기야는 눈물로 치료도 받았다.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너를 낫게 하리니”(왕하 20:5). 욥 역시 눈물로 고난을 이겼다. “나의 친구는 나를 조롱하고 내 눈은 하나님을 향해 눈물을 흘리니”(욥 16:20). 다윗 역시 눈물로 주의 위로를 경험했다.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시 56:8). 예수님 역시 눈물로 아픈 자를 만났다.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요 11:35).


그렇다. 눈물은 치료의 시작이다. 은혜의 증거이다. 교회에서조차 눈물 흘려본 일이 없는 사람, 그건 자랑이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까지 그 눈물 감추면 큰 병 된다. 교만이 된다.
작년 이스라엘 성지순례 중,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 가봤다. 로마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된 그 오랜 세월 동안 여전히 유대인들은 그 벽에 눈물을 쏟고 있었다. 그 서러움을 눈물로 토하면서, 그들은 더 강해져 가고 있었다.


그렇다. 우리에게도 통곡의 벽이 필요하다. 울 곳이 필요하다. 목회자 앞이 싫으면 하나님 앞에서는 울어라. 그 눈물이 씨가 되어 기쁨의 단을 거둔다. 그 눈물이 호흡돼 당신 영혼을 살린다. 눈물은 약한 자의 것이 아니라 겸손한 자의 것,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진실한 자의 것이다. 남자보다 여자가 더 오래 사는 이유도 눈물이 많아서이다. 그러니 남자들이여, 우리도 울자!! 목회자들이여, 우리도 울자!! 울어야 우리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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