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21세기 모세들을 말씀으로 축복하자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12

석종준 목사
서울대 캠퍼스 선교사
상대원교회 협동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 도산 안창호의 말이다. 안창호는 서슬 퍼런 일제 강점기에 청년을 이 땅 마지막 보루로 생각한 대표적 독립운동가요, 기독교인 민족 지도자였다. 기독 청년은 세상이 아무리 암울하고 절망적일 때조차 낙망이 아닌 희망, 죽음이 아닌 생명으로 살아남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그 명제의 당위성이 어떻게 실현 가능하냐 하는 것이다.


새 학기 캠퍼스에서 한 그룹의 대학원 학생들과 성경통독을 시작했다. 매우 바쁘고 벅찬 일과 와 중에 예외 없이 각자 매주 시간을 쪼개서 꾸준히 성경을 읽어 오고, 모여 함께 나누는 형제, 자매들을 볼 때마다 은혜가 된다. 지난 3주 동안은 특별히 모세 오경을 함께 나누며 은혜를 받았다. 물론 이 시대 많은 기독 청년들 역시 광야의 한복판에서, 또 아낙 자손 같은 세상의 암울한 전망과 권세 앞에 낙망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현실을 지옥에 빗대며 자조하고, 스스로 계급을 나누며, 삶의 의미를 포기하고 있다. 일자리, 주거, 노동, 학자금 등 수많은 문제들이 청년들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든 현실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찾거나, 꿈을 꾸거나, 미래를 기대하는 청년의 삶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고 부르짖고 있다. 따라서 교회 내의 청년들조차 이러한 시대 광풍 앞에 많이 요동하고 있다. 이 땅의 기성세대 누구도 이러한 청년들의 모습을 무작정 꾸짖거나 나무랄 명분은 없다.


“우리가 어디로 가랴 우리의 형제들이 우리를 낙심하게 하여 말하기를 그 백성은 우리보다 장대하며 그 성읍들은 크고 성곽은 하늘에 닿았으며 우리가 또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노라 하는도다”(신 1:28)   
기독 청년들이라고 해서 실제 삶의 현장에서 똑똑히 직접 목격되는 수많은 부조리와 사건들, 어두운 경제지표, 암울한 진로 전망 등을 누가 자연스럽게 외면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한한 일을 매주 경험한다. 동일한 삶의 자리 위에서 각자 묵상한 말씀을 나누고, 그 말씀으로 각자의 삶이 해석당한 내용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기적이 일어난다.


자신들이 광야의 한복판에 있다는 것을 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조차 동행하시는 여호와의 선물을 보게 된다. 각자의 구름 기둥과 불기둥을 주목하게 되고, 당연하게 누리고 있던 만나와 메추라기의 은혜를 새삼 깨닫게 된다. 기독 청년의 세상 과업은 결코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 수 주 동안 캠퍼스에서 그룹 성경공부 시간에, 또 개별적으로 섬기는 영혼들과의 만남 시간에 가장 빈번히 나눈 것은 3.1운동 100주년이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3.1 운동 100주년의 의미, 그 정신을 기리는 행사들이 나라 곳곳에서 줄을 잇고 있다. 가장 암울한 시대에 꽃 피운 위대한 3.1운동에 기독 청년들이 앞장 선 많은 증거들이 있다. 1919년 당시 한국인 인구가 1,600만 명 정도일 때, 약 1.5%에 해당하는 21만 명 내외가 기독교인이었고,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3.1운동을 이끈 민족 대표 33인 가운데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


그리고 3.1운동의 핵심 동력은 기독 청년들이었다. 무엇이 그들에게 용기를 주었을까? 말씀의 신비와 능력은 같은 세상에서 다른 세상을 보게 한다. 그렇다면 이 땅의 기독 청년들이 일제강점기라는 암흑의 시대에도 저항했듯이, 절망의 세상에서조차 희망의 불씨, 생명의 불씨를 다시 한번 당기게 하는 능력의 원천은 말씀을 통해서 임을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때다.


한 명, 한 명 품고 기도하며 함께 말씀으로 스스로와 세상을 해석하며 다시 귀를 기울이고 일어서게 돕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여전히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가나안 입성을 목전에 두고 떨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약속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기를 그들을 무서워하지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보다 먼저 가시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애굽에서 너희를 위하여 너희 목전에서 모든 일을 행하신 것 같이 이제도 너희를 위하여 싸우실 것이고, 광야에서도 너희가 당하였거니와 사람이 자기의 아들을 안는 것 같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가 걸어온 길에서 너희를 안으사 이곳까지 이르게 하셨느니라”(신 1:29~31)


다시 한번 이 땅의 청년들이 모두 꿈꾸는 청년 요셉, 기도의 용사 야곱, 민족의 구원자 모세로 세움 받기를 축복하자. 각자의 주변을 돌아보고 눈에 들어오는 청년들을 품고 기도하며 말씀으로 격려하자. 어제는 특별히 민수기와 신명기를 함께 읽으며 여호수아와 갈렙의 비전을 통해 도전받았다. 정녕 기독 청년이란 무엇인가? 동일한 세상에서 다른 세상을 목격하는 영혼, 다수가 절망하는 같은 문제 앞에서조차 다른 해석으로 희망의 마중물이 되는 사람이다. 약속의 땅 가나안을 마침내 상급으로 누린 것은 여호수아와 갈렙 뿐이었다.



총회

더보기
“위기를 믿음과 은혜로 이겨내는 한 해 되겠다”
우리교단 총회(총회장 이종성 목사)는 지난 1월 4일 여의도 총회 13층 대예배실에서 2024년 신년감사예배를 드리고 새 출발의 한 해를 다짐했다. 1부 감사예배는 1부총회장 홍석훈 목사(신탄진)의 사회로 국내선교회 이사장 김창락 목사(수원동부)가 기도하고 교회진흥원(이사장 박대선 목사, 원장 김용성 목사) 직원들이 특송한 뒤, 71대 교단 총회장을 역임한 유영식 목사(동대구)가 “때가 차매”(갈 4:4~)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유영식 목사는 “갈라디아교회는 바울을 통해 복음을 들으며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일어났지만 시간이 지나며 율법으로 변질되고 왜곡되면서 복음을 잃어버렸다. 오늘의 한국교회, 오늘의 침례교회도 이런 모습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우리가 다시 말씀 앞에 서서 성령의 역사하심을 경험하기 원하며 무엇보다 성령의 감동으로 새로운 한 해를 은혜로 보내는 기쁨이 충만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설교 후 이대식 목사(원주가현)의 축도로 예배를 마치고 하례식을 진행했다. 총회 전도부장 최성일 목사(주신)의 사회로 이종성 총회장이 신년사를 전했다. 이 총회장은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교단적으로 위기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시대를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