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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때문이었지

묵상의 하루 -16

김원남 목사
양광교회

선배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그분에겐 절친한 친구가 있었다고 한다. 신학대학교 동기로 졸업한 뒤 서울에서 이웃 지역에 각각 교회를 개척해 목회를 시작했다.
그런데 몇 년이 안되어서 선배 목사님의 친구가 갑자기 미국으로 이민목회를 떠나버렸다. 그럴 사정이나 이유를 한마디도 해주지 않았기에 그땐 궁금하기도 했고 몹시 섭섭함도 있었다고 말해 줬다.


세월이 지난 후 선배 목사님은 미국에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늦게나마 왜 이민목회를 떠났는지 물어봤다. 친구는 잠시 망설이더니 “자네 때문이었지”라고 충격적인 대답을 주더라는 것이다. 동시에 개척교회를 시작했지만 친구가 섬기는 교회는 별로 부흥이 없는 반면에 선배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에선 계속 좋은 소식만 들려왔었다.


이에 친구끼리 자꾸 비교가 되고 열등감이 깊어지고 스트레스를 받음으로 선택한 것이 이민목회였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많지 않은 교인이지만 다른 목회자와 비교할 것 없이 목회를 하니 평안하고 행복하다고 알려주더란다.

목회를 하면서 선배 목사님의 친구처럼 다른 목회자나 다른 교회를 상대로 비교하다가 시험에 들거나 실망에 빠진 경험은 없는가? 특히 목회를 좀 더 잘해보겠다고 어떤 세미나 모임에 참여했다가 강사들의 수천 명 모이는 교회에서 목회한다는 은근한 자랑 때문에 자신은 목회 실패자라고 여겨본 적은 없는가? 보람되고 행복해야 할 목회가 비교의식 때문에 오히려 열정은 식고 힘을 잃어버린 채 불행에 빠질 수 있다.


사무엘상 18장에 보면 사울왕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의 일들이 기록되어있다. 그 때 여인들이 환영하면서 춤추고 노래하는데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라고만 칭송했더라면 사울은 심히 기뻐하고 만족했으리라. 문제가 생긴 것은 여인들이 다윗을 칭송하면서 “다윗은 만만이로다”고 했다. 이에 사울은 사위인 다윗에 대해서 시기, 질투, 미움이 가득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됐고 사울은 다윗을 계속 죽이려고 악전고투하다가 비참하게 생애를 마쳤다.


목회는 기쁘고 행복해야 한다. 주님을 사랑하고 친밀한 관계 속에서 그래야 하고, 몇 명 안 되는 성도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즐겁게 섬김으로 행복한 목회가 될 수 있다. 바울의 옥중 서신인 빌립보서 4장 1절엔 이런 말씀이 있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고 사모하는 형제들 나의 기쁨이요 면류관인 사랑하는 자들아 이와 같이 주 안에서 서라”고 했다.


빌립보교회의 교인 수는 얼마나 됐는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바울은 그들을 사랑했고, 귀하게 여겼기에 그들이 바울의 기쁨이고 자랑이었다.
목회자도 한 번 뿐인 인생을 사는데 교인수가 많고 적음에 열등감을 가지고, 실패자가 되고, 고통받는다면 그야말로 불행한 자가 되고 말 것이다. 이 시대의 목회자들이여! 기쁘고 행복한 목회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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